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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 (도쿄올림픽) 아직도 올림픽 출전선수가 서방측에 망명이라니 - 벨라루스의 현실 날짜 2021.08.02 15:25
글쓴이 이진희 조회 80

2020 도쿄올림픽에 참가한 벨라루스 단거리 여자 육상선수 크리스티나 티마노프스카야가 오스트리아로 망명을 요청한 것으로 1일 전해졌다. 동서냉전이 끝난 지가 언제인데, 올림픽에 출전한 구 소련권(벨라루스) 스포츠 스타가 서방 측으로 망명을 요청하다니, 대단히 이례적이다.

하지만 지난해 여름 민스크(벨라루스의 수도)를 뜨겁게 달궜던 대규모 대선 불복 시위를 계기로, 알렉산드르 루카셴코 정권이 체제 불안 요인을 제거하기 위해 각 분야에 대한 통제를 강화해 왔다는 점을 감안하면, 티마노프스카야의 망명 신청은 벨라루스의 오늘을 짚어보는 척도가 될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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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이터, 벨라루스 여자 육상선수 티마노프스카야가 독일이나 오스트리아에 망명 신청/얀덱스 캡처



러시아 언론에 따르면 그녀의 망명 신청은 벨라루스올림픽위원회(Национальный олимпийский комитет Республики Беларусь, 영어로는 NOC)와의 소통 부족에서 비롯된 것으로 보인다.

티마노프스카야는 도쿄 도착 후 자신과는 어떤 상의도 없이 4x400m 계주에 참가하라는 일방적인 지시를 상부로부터 받았다고 불만을 터뜨렸다. 갑작스런 출전 지시는 신종 코로나(COVID 19)의 음성 확인서를 제대로 준비하지 못해 4x400m 계주에 나서지 못하는 선수의 땜방 조치였다. 100m와 200m 단거리를 전문으로 하는 그녀에게는 부당한 지시였다. 게다가 사전에 어떤 협의도 없었다.

그녀의 불만은 실시간으로 인스타그램을 통해 표출됐다.
“우리의 아주 멋진 상사들이 여느 때와 다름없이 우리의 모든 것을 일방적으로 결정한다. 생애 첫 올림픽 출전에 나선 어린 선수들이 코로나 검사를 제대로 받지 못해 올림픽 경기에 출전도 못하고 (완전히) 망했다. 상사들은 그럼에도 (4x400m) 계주에는 출전하기로 결정하고 일방적으로 나보고 뛰라고 했다. 왜 우리가 그들을 위해 희생해야 하느냐"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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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쿄올림픽에 참가한 티마노프스카야/인스타그램 캡처



발끈한 벨라루스 당국은 그녀를 당장 귀국시키기로 했다. 그녀에게 몇시간내 이스탄불행 비행기를 타라는 명령이 떨어졌다. 벨라루스올림픽위원회는 1일 "티마노프스카야의 정서적, 심리적인 (불안)상태를 감안해 그녀를 올림픽 게임에 내보내지 않기로 결정했다"며 "그녀의 200m 예선과 4x400m 계주 참가 신청은 취소됐다"고 공식 발표했다.

그녀는 이날 안전한 곳으로 몸을 숨긴 뒤 이를 반박했다.
"어제(7월 31일) 국가대표 감독이 찾아와 부상으로 200m 예선에 참가할 수 없다고 발표하라고 했다. 거부하면 국가 대표 자격이 박탈될 것이라고 협박했다. 오늘 점심후 육상팀 선배가 두 시간내에 공항으로 가야한다며 빨리 짐을 싸라고 했다. 나중에는 10분 간격으로 찾아와 출국 준비 상황을 체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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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마노프스카야의 200m 출발 준비 모습/인스타그램 캡처



그녀의 도피를 도운 것은 정치적으로 탄압받는 스포츠인들의 구제를 위해 만들어진 벨로루시스포츠연대기금 (Беларусский фонд спортивной солидарности, 이하 연대기금)이다. 이 연대기금은 지난해 8월 반정부 가두 시위에 나선 스포츠인들이 체포되거나 탄압을 받자, 스스로 자구책으로 만든 조직이다.

연대기금 측은 "벨라루스 NOC가 티마노프스카야의 200m 예선 출전을 막고 강제로 민스크로 돌려보내기로 했다"며 국제올림픽위원회(IOC)에 도움을 요청했다. 티마노프스카야는 벨라루스의 200m 부문 1인자다. 올림픽 출전 기준 기록도 쉽게 통과한 스프린터다.

일본 언론에 따르면 티마노프스카야는 항공기 탑승을 위해 도쿄공항으로 갔으나, 도쿄~이스탄불행 터키 항공에 탑승하지 않았다. 그녀는 "귀국을 위해 짐을 싸면서 남편 등 가족들과 상의했다"며 공항내 경찰서를 찾아갔다. IOC 측도 트위터를 통해 "그녀는 하네다 공항에서 당국의 보호를 받고 있으며, 안전하다"고 발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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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OC의 티마노프스카야 관련 트윗/캡처



티마노프스카야는 도피 결정에 대해 "감옥에 갈까봐 두려웠기 때문"이라고 정리했다. "대표팀에서 쫓겨나고 직업(군소속)을 잃는 것은 두렵지 않지만, 나의 신변 안전을 걱정하지 않을 수 없었다"고 설명했다.

연대기금 알렉산드르 오레이킨 사무국장의 설명은 보다 현실적이다. 오레이킨 사무국장은 “벨라루스 국영채널이 그녀에 대한 비판을 쏟아내기 시작했으며, 루카셴코 정권은 그녀를 결코 용서하지 않을 것"이라며 "그녀는 정치적 망명외에 다른 선택의 길이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수천 명이 감옥에 들어가 있는 조국으로 돌아갈 수는 없다는 사실을 그녀도 깨달았을 것"이라고 했다.

그의 결론은 이렇다. "스포츠를 포함한 모든 분야에서 언론의 자유가 없으며, 북한과 오랫동안 비교된 전체주의 국가(벨라루스)에서 당국을 향한 그녀의 SNS 비판이 문제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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