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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진희의 러시아 읽기
제목 승자와 패자, 그 극명한 차이 - 아르메니아 내홍 중, 아제르바이잔 전과 챙겨 날짜 2020.11.15 18:22
글쓴이 이진희 조회 37

전쟁을 이기고 진 자의 차이는 천양지차다. 한달 보름여간의 격전끝에 평화협정을 체결한 아르메니아와 아제르바이잔. 사실상 항복한 아르메이나는 심각한 '전쟁 후폭풍'에 시달리고 있지만, 아제르바이잔은 승리의 기쁨을 만끽하면서 동맹국 터키와 전과물을 하나씩 챙기는 중이다.

러시아 언론에 따르면 아제르바이잔을 적극 지원한 튀르크계 터키는 이번 휴전협정을 중재한 러시아를 향해 평화유지군의 공동 운영을 계속 요구하고 있다. 러시아 측은 "공동휴전감시단(센터) 참여는 몰라도, 터키군의 평화유지군 참여는 안된다"고 선을 그었지만, 아직은 유동적이라고 한다. 평화유지군은 분쟁지역인 나고르노-카라바흐에, 공동휴전감시단은 아제르바이잔에 주둔한다.

모스크바-앙카라 나고르노-카라바흐 평화유지군 협상 쉽지 않았다/얀덱스 캡처 

러시아 일부 전문가들은 아제르바이잔이 나고르노-카라바흐 공화국은 이제 없어졌다고 주장하는 상황에서 아제르바이잔 주둔 터키 감시단이 언제든지 분쟁지역으로 들어갈 수 있을 것이라고 우려한다. 나고르노-카라바흐의 법적 지위에 따라 터키군의 주둔도 가능해질 것이라는 뜻이다. 러시아-아르메니아의 입지가 상대적으로 수세에 몰려있는 것은 분명해 보인다. 

더욱이 아르메니아 수도 예레반에 터키군의 드론이 출현했다는 보도도 나왔다. 아르메니아 국방부는 이를 부인했지만, 드론 목격설은 이미 현지 언론은 통해 알려진 상태다. 에르로안 터키 대통령은 터키군이 이미 나고르노-카라바흐에 주둔하고 있다고 주장하는 판이니 러시아측은 당혹스럽다.

드리트리 페스코프 크렘린 대변인은 "평화유지군은 양측의 접촉 지역에 주둔하는 군대이고, 감시단은 아제르바이잔 영토내에서 활동하는 것"이라고 설명하면서 "러시아군은 휴전공동감시센터에서 터키군과 협력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예레반 시위에서 러시아에 대한 믿음 표출/얀덱스 캡처
서로 팔짱을 끼고 반정부 시위에 나선 야권 지지자들/러시아 매체 동영상 캡처
아르메니아 보안국, 파쉬냔 총리에 대한 암살 사전 적발. 마이크를 든 이가 2018년반정부 시위를 주도한 파쉬냔 총리/얀덱스 캡처

전쟁에서 패한 아르메니아는 심각한 내홍에 시달리고 있다. 평화협정이 체결 사실이 알려진 10일 저녁부터 수도 예레반에는 연일 '평화협정 반대'와 '파쉬냔 총리의 사임'을 요구하는 시위가 벌어지고 있다. 불과 2년여전에 파쉬난 주도의 반정부 시위로 권력을 빼앗겼다고 여기는 야권은 다시 권력을 찾아올 기회로 보고 있다. 

파쉬냔 총리 집권세력은 2년 전과 마찬가지로 일단 야권 주요인사 10여명을 체포했다. 특히 전 정권하에서 국가안보국장을 지낸 아르투르 바네챤은 파쉬냔 총리 암살 계획 혐의로 14일 체포됐다. 그는 당초 평화협정 체결후 터져나온 불법 시위를 주도한 혐의로 12일 체포됐다가 당일 풀려났는데, 이번에는 아예 풀려나지 못할 혐의로 잡혀간 것이다. 

하지만 예레반 시위현장에는 유명인사들이 잇따라 등장해 반정부 시위를 부추기고 있다. 
아르메니아 출신의 유명 영화 제작자인 아르멘 그리고리얀은 14일 시위 현장에서 "아르메니아는 조국이고, 러시아에는 집이 있다"고 전제한 뒤 "거짓말하는 이들(현 정부)을 믿지 말라"며 "(2년 전에) 조국을 팔아남겼던 '소로스의 쓰레기'의 도발에 굴복하지 말 것"을 촉구했다. 파쉬냔 총리는 2018년 반정부 시위 과정에서 조지 소로스 재단의 지원을 받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바바얀과 시모냔이 파쉬냔 아르메니아 총리에게 질문을 던졌다/얀덱스 캡처
아르메니아, 아제르바이잔 전사자 상호 교환/얀덱스 캡처

'전쟁 불사'를 외쳤던 파쉬냔 총리의 전략적 실수에도 비판이 제기된다.
러시아 언론에 따르면 러시아 유명 언론인 로만 바바얀과 마르가리타 시모냔은 언론을 통해 파쉬냔 총리에게 도발적인 질문을 던졌다. 두 사람은 "아르메니아어와 아제르바이잔어로 대화가 가능하다"고 전제한 뒤 "솔직히 답변하기를 원한다"며 "전쟁 초기부터 러시아의 중재안(당시에는 불만스러웠지만, 지금은 아주 좋은)을 계속 거부했는지, 러시아로부터 군사지원을 받았는지, 당신이 이 전쟁에 대한 책임을 질 것인지"를 물었다.

이 질문들은 파쉬냔 총리에게 만만치 않는 앞날을 예고하는 듯하다.

아제르바이잔과 아르메니아는 평화협정의 취지에 따라 14일 전사자들의 시신을 서로 교환했다. 아제르바이잔 국방부는 이날 "슈샤 인근 전선에서 전사한 병사들의 시신을 수습해 아르메니아 측에 전달했다"며 "아제르바이잔 전사자 6명의 시신도 돌려받았다"고 밝혔다.

전쟁의 가장 큰 피해자는 역시 힘없는 백성이다. 전화를 피해 피난했던 주민들은 일부 집으로 돌아왔지만, 평화협정에 따라 살고 있던 땅을 내줘야 하는 주민들은 보따리를 싸고 있다.

떠나야 하는 아르메니아계 주민들이 살던 집을 불태우고 있다/ 러시아 매체 동영상 캡처

러시아 국방부는 나고르노-카라바흐의 수도격인 스테파나케르트 주민 250여명이 버스 9대로 무사히 집으로 돌아왔다고 밝혔다. 그러나 평화협정으로 15일까지 아제르바이잔에게 지배권이 넘어가는 칼바자르 주민들은 수십년간 살아온 정든 집과 상점, 건물들을 불태우고 마지막 (아르메니아 정교) 미사를 보는 등 떠날 채비에 분주하다. 이들이 갈 곳은 어디일까?

푸틴 대통령은 14일 알리예프 아제르바이잔 대통령과 전화통화를 갖고 나고르노-카라바흐 지역의 정교회 교회및 수도원을 안전하게 보호해 줄 것은 요청했다. 칼바자르 외곽에는 17~18세기의 다디반크 수도원 등 아르메니아 정교회 건물이 다수 존재하고 있다.

칼바자르 외곽에 있는 다디반크 수도원/사진출처:위키피디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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