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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진희의 러시아 읽기
제목 화상 집무에 답답한 푸틴 대통령 - 수시로 감정 드러낸 이유가 있다 날짜 2020.06.05 17:30
글쓴이 이진희 조회 116

신종 코로나(COVID 19) 사태로 근 두달 이상 화상으로 국정을 논의 중인 푸틴 대통령이 최근 화상 회의중 손으로 책상을 두드리거나 펜을 집어던지는 등 다양한 감정을 표출한 것으로 전해졌다.

현지 언론에 따르면 푸틴 대통령은 3일 시베리아 크라스노야르스크주 북부의 한 발전소에서 발생한 기름 유출 사고에 대한 지방 정부의 늑장 대응을 강하게 질타하면서 격한 감정을 드러냈다. 기름 누출 사고는 지난달 29일 노릴스크니켈이 운영하는 화력발전소에서 경유 저장탱크를 받치는 콘크리트 설비가 무너지면서 발생했다. 

이 사고로 저장탱크에 든 경유 21만t 가량이 흘러나오면서 하천 등 주변 지역이 오염됐다. 특히 사고 현장에서 12㎞ 떨어진 암바르나야강을 붉게 물들인 오염 현장 사진은 상징적이다.

푸틴 대통령, 크라스노야르스크 주지사 보고후 격노/얀덱스 캡처
유출된 기름에 오염된 암바르나야강/사진출처:러시아 해양구조대

문제는 사고 발생 지역의 허술한 대응. 푸틴 대통령은 이날 화상회의에서 사고 발생 이틀 후에야 알았다는 알렉산드르 우스 크라스노야르스크 주지사의 보고를 들으면서 “우리가 소셜미디어(SNS)를 통해 사고 소식을 알아야 하느냐”며 역정을 냈다고 한다. 또 '2주일 내 사고 수습이 어렵다'는 취지의 보고에 "당신이 주지사"라며 조속한 대책 마련을 지시했다.

동시에 푸틴 대통령은 지방정부의 비상사태를 연방정부 차원으로 격상한 뒤 연방 정부의 지원을 지시했다. 예브게니 지니체프 비상사태부 장관이 즉시 현장으로 날아갔다. 러시아 법령에 따르면 비상사태가 선포되면 연방군의 투입이 가능하고, 해당 지역 수장은 사태 수습을 위한 재정(예비비) 지원을 요청할 수 있다.

푸틴 대통령, 미슈스틴 총리와 (화상) 회의에서 주먹으로 책상을 두드렸다/얀덱스 캡처 

푸틴 대통령의 감정 표현은 지난 2일 미하일 미슈스틴 총리와의 화상 회의에서도 나왔다. 

미슈스틴 총리는 이날 올해 3분기 이전에 경제 상황을 안정시키고, 내년(2021년) 6월까지 신종 코로나 위기 이전 상태로 되돌린 뒤 내년 연말까지 경제성장을 지속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하겠다는 '포스트 코로나' 대책을 보고했다. 이 보고를 받으면서 푸틴 대통령이 중간중간 손으로 책상위의 서류들을 가볍게 두드리며 웃었다고 한다. '만족스럽다'는 감정 표시로 전문가들은 해석했다.

푸틴 대통령, 회상 회의중 펜을 던졌다/현지 언론 캡처

제스추어를 동반한 푸틴 대통령의 감정 표출은 지난달 27일 러시아 언론에 처음 등장했다. 전문가들은 '화상회의'라는 제한된 공간에서 '소통의 답답함'을 이기지 못해 나온 것으로 본다. 특히 신종 코로나 사태에 매몰돼 다른 대형 사건사고를 등한시 하는 각 부처의 장과 지역 수장들에 대한 불만을 가장 직설적으로 드러낸 것으로 추정된다.

현지 언론에 따르면 푸틴 대통령은 지난달 26일 북부 지역의 동토가 녹으면서 발생하는 러시아 특유의 홍수및 화재 예방에 관한 화상회의에서 "자연 재해가 국민의 싱명과 안전한 삶을 위협한다"고 강조하며 쥐고 있던 펜을 한쪽으로 팽개쳤다. 상황이 심각한데도 제대로 보고조차 하지 않는다는 '질책성 제스추어'였다. 

이날 회의에는 지니체프 비상사태부 장관을 비롯해 천연자원부및 교통부 장관과 지역 수장들이 참석했다.

푸틴 대통령이 손에 든 펜을 던졌다(?)고 알린 리아노보스티 통신사의 크렘린 풀 기사 트윗. 내용은 "푸틴대통령이 펜을 내팽개치는 건 보기 드물다. 대통령은 홍수및 화재예방 대책 회의에서 지역 상황들에 대해 보고하도록 거칠게 요구했다"

그 후 연초부터 5천600건의 자연적인 화재가 발생했고, 일부에서는 주택지역까지 불이 번져 주택 48채 등 모두 251개 건물이 피해를 입었다는 상세한 보고가 이어졌다. 시베리아 지역의 '봄철 홍수'는 다행히 끝나가는 것으로 보고했다. 

푸틴 대통령이 보기 드문 제스추어로 감정을 드러낸 것은 '화상 집무'로 느슨해진 분위기를 다잡기 위한 것으로 분석된다. 비대면 회의에서 얼굴 표정만으로는 상대를 제압하기 힘들다. 행동 혹은 제스추어가 필요한 것이다. 

특히 그동안 정부나 지방 수장들에게 쌓인 불만도 적지 않았다. 대표적인 것이 지역 수장의 항명이다. '막말 논란'에 휩쓸려 지난 1월 해임된 미하일 이그나티예프 추바시 공화국 대통령이 푸틴 대통령의 해임 결정에 반발, 대법원에 '부당한 해임을 취소해달라'는 소송을 제기한 것이다.

러시아 법령에 따르면 연방 대통령은 연방을 구성하는 지역의 수장(지자체장)이 대통령의 신뢰를 저버리는 행위를 했다고 판단할 경우, 해임할 수 있다. 푸틴 집권 기간에 지자체장 해임은 종종 있었고, 이에 대한 불복 소송은 아예 없었다.

정치 평론가 비탈리 이바노프는 “지금까지 (해임된) 지자체장들은 감히 ‘짜르’에게 소송을 걸 생각을 못했다”며 “이그나티예프의 불복 소송은 이제 더 잃을 것이 없기 때문으로 보인다"고 해석했다.

이그나티예프가 지난달 20일 소장을 접수했다는 보고에 푸틴 대통령의 심기가 몹시 불편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러시아 대법원은 오는 30일 심리를 시작할 예정인데, 크렘린의 향후 대처도 주목된다.

신종 코로나와의 싸움에 앞장서고 있는 의료진들의 불만 폭발 소식도 그의 감정선을 자극했다. 의료진들은 대통령이 약속한 특별 보너스가 제대로 지급되지 않고, 개인 방호물 부족 등 열악한 의료 현장에 대한 불만을 잇따라 제기하자, 푸틴 대통령도 감정을 드러냈다. 그는 지역 수장들을 강하게 질책하면서, 일부 지역의 특별 보너스 전용에 대해서는 연방 수사위원회에 엄청한 조사를 지시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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