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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따 러시아
제목 푸틴 대통령의 5촌 조카 '로만', 지역 소상공인 정당 '일꾼들' 창당 날짜 2020.03.23 09:59
글쓴이 이진희 조회 241

헌법 개정을 통해 '집권 연장'을 노리고 있는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의 5촌 조카 로만 푸틴(42)이 지역 소상공인들을 위한 정당 창당에 나섰다. KGB 출신인 푸틴 대통령과 마찬가지로 러시아 정보기관 FSB(KGB의 후신)에서 근무한 뒤 로비스트를 겸한 기업 컨설팅 회사를 운영하고, 시베리아의 노보시비르스크주 주지사의 보좌관을 지내는 등 다양한 경력을 갖고 있다.

현지 언론에 따르면 로만 푸틴은 시베리아와 극동러시아 지역을 근거지로 하는 정당  '일꾼들'(Люди дела)을 창당한다고 20일 밝혔다. 이 단체의 지도부에는 모스크바 현대아카데미교육 연구소 소장 라리사 아스타니나와 러시아 태권도 연맹 (ITF, ИТФ) 라조스 찔피디스 총재도 들어 있다. 그는 창당과 관련해 (푸틴 대통령) 정부와 일체 접촉하지 않았다고 했다. 

로만 푸틴은 "새 정당 '일꾼들'은 푸틴 대통령의 정책을 지지하되, 현 정부가 소홀히 하는 지역 경제의 활성화에 앞장설 것"이라며 "소상공인들에 대한 세금 부담을 줄이고, 은행 대출을 보다 손쉽게 해 독점 대기업및 유통 체인에 맞설 것"이라고 했다. 

푸틴 대통령 5촌 조카 신당 창당/얀덱스 캡처

그는 또 "대중의 이익을 위한다는 명목으로 미래를 망치는 포퓰리즘과 싸울 것"이라며 "극동 하바로프스크 주 정부와 의회를 장악한 야당 세력"을 겨냥했다. 하바로프스크는 지난 2018년 9월 지방선거에서 극우성향의 자유민주당 소속 세르게이 푸갈 후보가 집권당 후보를 물리치고 승리한 바 있다.그는 "새 정당 '일꾼들'은 지역적으로 (러시아 중부의) 중앙연방지구와 시베리아연방지구, 극동 지역에서 세력을 구축하고 있다"며 "오는 9월과 내년 봄 지방선거에 후보를 낼 것"이라고 강조했다. 

하지만 '일꾼들'이 로만 푸틴의 주장처럼 '소상공인의 이익을 대변하는 정당'으로 운영될 것으로 보는 전문가들은 적다. 정당을 만든 로만 푸틴의 진정성에 의문을 표시한다. 인물 자체에 대한 신뢰도가 낮은 데다가 정치적 노림수가 '분명'하기 때문으로 보인다.

그가 걸어온 길을 되짚어보면, 스스로 자초한 측면이 강하다. 현지 온라인 매체 사베세드니크(Собеседник)는 지난 2015년 로만 푸틴의 '비즈니스 비밀'을 다룬 기사를 쓰기도 했다. 그의 나이 서른 일곱(37)일 때다.

이 매체는 푸틴 대통령의 가족은 비밀의 장막속에 들어가 있지만, 로만은 예외라고 했다. 푸틴 대통령의 (루드밀라와의) 이혼과 루드밀라의 사실상 재혼, 두 딸의 근황은 모두 '소문으로만' 나돌지만, 로만은 대놓고 '푸틴 대통령과의 연결'을 과시하는 중이라고 썼다. 

메드베데프 전 총리(오른쪽)와 함께 한 로만 푸틴
로만 푸틴/페이스북 캡처

그의 정치적 야심을 꽤나 오래된 것으로 보인다. (푸틴 아저씨의 뒤를 따라) 군사 아카데미를 졸업하고 FSB의 직원이 된 것도 그렇고, (푸틴 대통령이 2000년 취임한 뒤) 일찌감치 고향인 랴잔 지역 두마(지방 의회)에서 일하다 출마하기도 했다.

그 즈음, 표도르 프로보토로프 랴잔 시장과 연결됐는데, 시장을 위한 방패막이 혹은 로비스트 역할을 자임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는 그 경력을 바탕으로 2012년 시베리아 노보시비르스크 바실리 유르첸코 주지사의 사회경제 담당 고문을 맡기도 했다. 

'냄새를 풍기는' 그의 또다른 경력은 기업 콘설팅 회사 '푸틴 컨설팅' 운영이다. 푸틴 대통령의 성(자기의 성이기도 하지만)을 내세운 '푸틴 컨설팅'의 회사 로고는 '대통령 사무실'을 연상케했다. 회사 소개에도 '푸틴 대통령의 삼촌인 알렉산드르 스피리도노비치 (푸틴)의 손자'라고 소개했다. 푸틴 대통령의 5촌 조카라는 뜻이다.

업무 영역에도 "러시아에서 비즈니스 확대에는 자금 조달뿐만 아니라 커뮤니케이션, 보안, 명성 등 여러 분야에서 외부 지원이 필요하다"며 "푸틴 컨설팅의 서비스 중에는 법적 보호, 입찰 지원 및 자금 조달 조직이 있다"고 썼다. 

두 경력 모두 '최고 권력과의 줄'을 바탕에 깔고 있다. 실제로 이런 일도 있었다고 한다. 그를 고문을 발탁한 유르첸코 노보시비리스크 주지사는 2013년 말 '자동차 수리 공장(CARZ)의 개발 프로젝트를 맡겼더니 제대로 일을 못한다'는 이유로 로만 푸틴을 잘랐다.

이에 로만 푸틴은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나는 그 일을 맡은 적이 없다"고 반발하며 "유르첸코 주지사가 (주지사들이 주요 멤버가 되는 대통령 직속) 국가평의회에서 대통령으로부터 모욕을 당하자 화풀이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공교롭게도 푸틴 대통령은 3개월뒤 유르첸코를 주지사직에서 해임했다.

현지 정치분석가들은 '유르첸코 주지사가 그동안 대통령 전권대사와 사사건건 충돌하는 문제가 많았다'며 해임의 정당성은 인정했으나 시기적으로는 너무 미묘했다고 전했다. 문제의 자동차 수리 공장은 그후 누적된 재정적 문제로 어려움을 겪다가 2018년 파산했고, 경영진은 횡령 등의 혐의로 유죄 판결을 받았다. 

로만 푸틴은 여전히 몇개의 중소기업에 관여하고 있다. 대표적인 게 가스관 관련 '가스건설서비스'와 '하천 운송 현대화'그룹이다. '하천운송 현대화'그룹은 혁신기업으로 초경량 소형 항공기 '헤논' (Xenon) 생산을 추진중이다. '헤논'을 모스크바 강에서 '날으는 택시'로 활용하는 프로젝트를 추진하기 위해 푸틴 대통령과 안드레이 보로비요프 모스크바 주지사 앞에서 프리젠테이션을 하기도 했다. 이 프로젝트는 그런 '아직' 단계를 벗어나지 못했다. 

푸틴 대통령과의 친인척을 내세운 그의 실제 영향력을 얼마나 될까? 정치 분석가 알렉세이 마카르킨은 "중대한 결정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치지 못한다"고 평가했다. 하지만, 지역 중소기업은 그를 앞세워 관급 공사 수주 등에 도움을 받을 것이라고 했다. '푸틴'이라는 이름만으로도 지역 관료계를 움직일 수 있다는 것이다.

푸틴 정권은 '친인척 관리'에 로만 푸틴을 제외한 것은 아닐 것이다. 오히려 압박이 들어오니, 소상공인들을 위한 정당을 세워 기존의 네트워크를 통해 정재계에 영향력을 행사할 계획인 것으로 보인다. 로만 푸틴이 뜬금없이 신당 '일꾼들'을 세운 가장 큰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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