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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러시아 여행기
제목 '죄와 벌'의 배경이 된 상트페테르부르크, 그때는 지저분하고, 지금은 깨끗하고.. 날짜 2017.09.17 06:30
글쓴이 이진희 조회 112

여름 휴가 기간에 러시아 여행을 다녀온 사람들의 여행기가 인터넷에 오른다. 다 고만고만한 이야기들인데, 소설가 황은덕씨가 짧게 쓴 글이 눈에 잡힌다. 황 작가는 "러시아로 향하는 비행기 안에서 도스토옙스키의 소설 '죄와 벌'을 다시 읽었다. 첫 문장을 읽는데 가슴이 쿵쿵 뛰었다. 이제 곧 소설의 실제 배경이자 집필지에 당도할 거라고 생각하자 책 속의 모든 문장이 가슴에 새롭게 박혔다"고 했다.

그리고 상트페테르부르크에 도착하자, '죄와 벌'의 첫 문장을 되새기며 소설속 현실을 찾아간다. 소설 첫 문장은 이렇다. '7월 초 굉장히 무더울 때, 저녁 무렵에 한 청년이 S골목의 세입자에게 빌려 쓰고 있는 골방에서 거리로 나와 왠지 망설이듯 천천히 K다리 쪽으로 걸어갔다.' 

여기서 
S골목은 스톨랴르니거리이고, K다리는 고쿠시킨다리이다. 여행안내 책자에도 '죄와 벌'의 배경이 된 센나야 광장과 고쿠시킨다리, 라스콜니코프의 집, 소냐의 집, 전당포 노파의 집 등을 지도에 표시해 두었다. 

스토예프스키는 16살 무렵부터 수년 동안 상트페테르부르크에서 살았다. 이 도시에서 그는 첫 소설 '가난한 사람들'로 작가로 데뷔했고, 마지막 작품 '카라마조프가의 형제들'을 집필했다. 잘 알다시피 그는 가난했다. 비록 제정러시아의 수도인 상트페테르부르크를 떠나지 못했지만, 가난에 쫒겨 무려 스무 번 이상이나 이사를 다녀야 했다. 

더욱이
'죄와 벌'에 묘사된 1860년대의 상트페테르부르크는 음울하기 그지없다. "거리는 혼잡하고 갑갑하며, 빈민들이 넘쳐난다. 푹푹 찌는 무더위에 사방에서 참을 수 없는 악취가 풍겨오고, 평일 대낮인데도 술 취한 사람들을 심심찮게 만난다." 제정러시아 말기의 이같은 모습이야말로, 사회주의 혁명에 군중들이 빠져든 직접적인 원인이었을 것이다.

주인공인 라스콜니코프도 가난 때문에 학업을 중단한 후 끼니를 거른 상태로 몽상에 빠져 거리를 배회하지 않았던가? 그리고 살인을 아무런 죄책감없이 저지러지 않았던가? '죄와 벌'은 선량한 많은 사람들을 죽고 죽이는 혁명을 예고하고 있었는지 모른다. 

그러나 2017년의 상트페테르부르크는 다르다. 소설에서 보는 그런 모습은 완전히 사라졌다. 수많은 관광객들이 깨끗하게 단장된 네프스키 대로를 걷고 네바강변을 산책한다. 도스토예프스키 박물관이 있는 쿠즈네치니 5번가 집에도 
작가가 숨을 거두었던 1881년 1월 28일 8시 38분의 순간을 재현해 놓았다. 도스토예프스키는 그 시각 아내에게 성경 구절을 읽어 달라고 부탁한 후 서재의 소파에서 숨을 거두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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