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 Feb 2026

한국인이 러시아에서 합법적으로 사업하는 방법 5가지

러시아에서 외국인(개인·기업)이 사업을 하는 것은 가능하다. 러시아 법체계는 원칙적으로 외국인에게도 러시아 내에서 경제활동을 할 수 있는 권리와 의무를 부여한다. 다만 “사업이 가능하냐”보다 더 중요한 질문은 따로 있다. 어떤 형태로 들어가야 세금·서류·리스크·확장성에서 가장 유리한가다. 한국인이 러시아에서 선택할 수 있는 합법적 경로는 크게 다섯 가지로 정리된다.

1) 가장 표준적인 선택, 러시아 ООО(법인) 설립

러시아 시장을 중장기적으로 운영하려면 가장 많이 선택되는 형태는 ООО(유한책임회사)다. 유통·수입·납품·B2B 계약처럼 거래 상대가 기업인 경우, ООО가 신뢰도와 실무 편의성에서 유리하다. 계약 체결, 은행 거래, 비용 처리, 세금 정산이 개인보다 “회사형”에 맞춰져 있기 때문이다. 다만 외국인이 ООО를 설립하면 서류 준비가 더 무거워진다. 외국어 서류는 러시아어 번역과 공증이 요구되는 경우가 많고, 대표자(директор)를 외국인이 맡는 구조라면 체류자격과 노동 관련 요건이 함께 검토돼야 한다. 또한 지분 구조에 따라 간편과세(УСН) 적용이 제한될 수 있는 포인트가 있어, 처음부터 세금 레짐까지 포함해 설계를 잡는 것이 안전하다.

2) ‘설립’보다 빠른 진입, 기존 ООО 지분 인수

시간이 가장 중요한 경우에는 새로 법인을 만드는 것보다 기존 ООО의 지분을 인수해 러시아 시장에 들어가는 방법이 있다. 이미 운영 중인 회사는 계좌, 거래선, 계약, 내부 운영 경험이 갖춰져 있을 수 있어 시장 진입 속도가 빠르다. 하지만 이 방식은 계약서만 쓰면 끝나는 단순 거래가 아니다. 정관(Устав)에 제3자에게 지분을 팔 수 없도록 제한이 걸려 있거나, 다른 주주들의 우선매수권이 설정돼 있으면 먼저 정관을 손봐야 한다. 업종에 따라 외국인 참여에 제한이 발생하는 경우도 있어, 사전에 대상 회사의 업종·허가·규제 이슈를 점검하는 것이 필수다.

3) 한국 법인의 러시아 거점, 지사·대표사무소(필리알·프레드스타비텔스트보)

한국 법인이 러시아에 들어오는 방식으로는 러시아에 별도 법인을 만들지 않고, 지사(филиал) 또는 대표사무소(представительство)를 두는 경로도 있다. 대표사무소는 대체로 시장조사, 영업지원, 홍보, 거래선 발굴처럼 “대표 기능” 중심으로 움직이고, 지사는 더 폭넓은 권한으로 본사의 활동을 수행하는 거점으로 운용되는 경우가 많다. 다만 이 방식은 단순한 법인 등록이 아니라 아크레디테이션(аккредитация, 인가/인증) 절차가 핵심이다. 준비 서류가 많고, 한국에서 발급된 문서가 러시아에서 효력을 갖추기 위해 아포스티유 또는 영사확인 등 “합법화” 절차가 필요한 경우도 생긴다. 초기 비용과 시간이 들어가지만, 본사의 통제 아래 러시아 거점을 두고 싶을 때 선택되는 구조다.

4) 1인 사업의 현실적인 선택, ИП(개인사업자) 등록

프리랜서·1인 서비스형(예: 번역, 콘텐츠 제작, 마케팅, 디자인, 개발, 컨설팅 등)이라면 러시아의 ИП(개인사업자)도 충분히 실용적인 선택지다. ООО보다 운영이 가볍고, 소규모로 시작해 수익을 만들기 좋다. 그러나 외국인이 ИП를 하려면 러시아에서 살고 있다는 사실을 증명할 수 있어야 한다. 실무적으로는 РВП(임시거주허가) 또는 ВНЖ(영주권), 그리고 러시아 내 주소등록 등 체류 기반이 필요해 단기 체류 상태라면 막히는 경우가 일반적이다. 즉, 한국인이 러시아에서 ИП를 고려한다면, 우선 체류 지위를 확보하는 순서가 앞선다.

5) 가장 가볍게 들어가는 길, 러시아 디스트리뷰터(딜러)로 운영

러시아에 법인이나 ИП를 만들지 않고도 시장을 테스트하려면 러시아 내 디스트리뷰터(딜러) 파트너를 통해 판매하는 방식이 있다. 러시아 파트너가 제품을 매입해 현지에서 유통·판매를 맡고, 한국 측은 공급과 브랜드 협업에 집중하는 구조다. 이 방식은 초기 고정비가 거의 없고, 사무실·직원·회계 부담 없이 빠르게 진입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하지만 쉬운 만큼 리스크도 명확하다. 유통망과 판매 데이터를 파트너가 쥐게 되면, 가격 정책과 채널 전략에서 통제력이 급격히 떨어질 수 있다. 따라서 독점·비독점 여부, 최소구매 조건, 결제통화 및 환리스크, 반품 조건, 마케팅 비용 분담 같은 핵심 조항을 계약서로 선제적으로 통제해야 한다. 디스트리뷰터 방식은 ‘등록 부담을 줄이는 대가로, 계약 설계가 전부가 되는’ 구조라고 보면 된다.

6)질문? ‘самозanятыy(НПД)자영업’는 왜 한국인이 못 하나

러시아에는 ‘самозanятыy(НПД, профессиональный доход)’라는 간편 과세 제도가 있다. 세율이 단순하고(거래 상대에 따라 4%/6%로 안내되는 경우가 많다), 앱으로 정산이 이뤄져 매력적으로 보인다. 그러나 외국인에게는 국적 제한이 걸려 누구나 이용할 수 있는 제도가 아니다. 공식 안내 기준으로 NPD를 이용할 수 있는 외국인은 특정 국가(유라시아경제연합 4개국 등)와 우크라이나로 범위가 제한돼 있으며, 한국 국적자는 이에 해당하지 않는다. 따라서 한국인이 러시아에서 합법적으로 사업을 시작하려면 NPD 대신 ООО 또는 ИП, 또는 디스트리뷰터 방식으로 설계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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