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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 극동 블라디보스토크에서 매년 열리는 동방경제포럼(EEF, 러시아어로는 восточный экономический форум)이 지난 4일 끝났다. 푸틴 대통령은 3일 본회의에서 연설하고 우크라이나 전쟁에 대한 질문에 답변도 했지만, 국내 언론은 거의 관심을 기울이지 않았다.
2015년 첫 회의를 가진 이 포럼은 러시아 연방정부와 지방 정부, 주요 기업들이 극동 지역의 장기적인 발전을 논의하는 무대로 자리잡았다. 이 회의를 통해 주요 투자 프로젝트와 인프라 구축 방안, 기업을 위한 새로운 지원 방안이 추진된다. 주최는 로스콩그레스 재단.
러시아 극동 지역의 발전 계획및 방향은 북방정책을 추진하는 우리에게도 관심이 높은 주제다. 2016년에는 박근혜 대통령, 2017년에는 문재인 대통령이 직접 포럼에 참석해 북방정책에 대한 청사진을 제시했고, 2018년에는 이낙연 국무총리, 2019년에는 홍남기 경제부총리가 참석한 이유다.
2020년에는 신종 코로나(코로나19) 사태의 여파로 포럼 자체가 열리지 않았으며, 2021년에는 이인영 통일부 장관이 화상으로 참석했다. 우크라이나 전쟁이 터지면서 이 회의에 참석하지 않거나 참석자의 격이 현격하게 떨어졌다. 올해는 포럼을 앞두고 정동영 통일부 장관이 참석의 필요성을 강력하게 주장한 바 있으며, 이석배 주러 대사가 한국 대표로 참석하는 것으로 최종 결론이 났다.


T-J닷루 뉴스와 라이프 닷루 등 러시아 매체에 따르면 블라디보스토크 루스키섬에 있는 극동연방대학교에서 1~4일 '동방경제포럼 2026'이 열렸다. 주제는 "극동 - 국민의 이익을 위한 발전".
3일 본회의에는 프라보워 수비안토 인도네시아 대통령, 냠오소린 우츠랄 몽골 총리, 우뇨소 미얀마 부통령, 딩쉐샹 중국 부총리 등이 참석했다.
프레시안에 따르면 러시아측에서 외교 경로를 통해 한국의 해양수산부 차관을 초청했으나 우리 측은 일정이 맞지 않는다는 이유로 거부했다고 한다.
해양수산부가 6일 조국혁신당 김준형 의원실에게 낸 국감 답변자료에서 "8월 27일 주러시아연방대한민국대사관으로부터 해양수산부 차관 앞 (동방경제포럼) 초청장을 보안문서 시스템으로 접수한 바 있다"고 밝혔다.

동방경제포럼 주최측은 이번 회의를 통해 에너지 및 교통 접근성부터 주택, 인구 통계, 인적 자원, 기술 개발에 이르기까지 극동 광역권의 경제, 인프라 및 사회적 목표를 통합하는 것을 목표로 한 '10개년(2026~2036년) 극동 개발 전략'이 마련되었다고 평가했다.
관심은 역시 푸틴 대통령의 발언에 맞춰진다. 그는 러시아 경제와 극동 개발에 주로 초점을 두었지만, 우크라이나 전쟁에 대한 질문에도 솔직하게 답변했다.
러시아 현지 언론을 중심으로 한 주요 연설 내용은 다음과 같다.
"러시아 정부는 향후 10년간 극동 지역 개발을 위한 새로운 전략을 추진하고 있다. 2027년 1월 1일부터 극동 및 북극 지역에서 기업을 위한 통합 우대 제도가 도입될 예정이다. 지난 11년 동안 극동 지역은 약 25조 루블의 투자를 유치했으며, 지역 총생산(GRP)은 세 배 이상 증가했다. 해당 지역의 실업률도 2.2%로 떨어졌다."
"러시아는 2030년까지 최소 200개 지역의 개발 마스터플랜을 수립할 것이고, 극동 지역은 민간용 드론과 산업용 로봇, 인공지능(AI), 원격 의료 및 기타 유망한 신기술의 시험장이 될 것이다. 극동 지역에는 화물의 드론 운송 시험 및 저고도 비행 경로 개발도 계획되어 있다."
"극동 지역 개발이 여전히 러시아의 전략적 우선순위로 남아 있다. 새로운 단계는 자원 개발과 인프라 건설뿐 만 아니라 삶의 질 향상, 기술 발전, 사람들을 위한 쾌적한 환경 조성에도 중점을 두어야 한다."
"상트페테르부르크와 무르만스크에서 북극 항로를 거쳐 블라디보스토크를 지나 아시아·태평양 지역 국가들까지 이어지는 북극 횡단 회랑을 개발할 계획이다. 목표 중 하나는 이 항로를 연중 내내 항해 가능하게 만드는 것이다. 이를 위해 정부는 쇄빙선및 내빙선 건조, 항만 개발, 구조 함대 구축, 위성 인프라 구축을 계획하고 있다. 2020년대 말까지 북극 횡단 회랑을 따라 운송되는 화물량은 연간 최소 7천만 톤으로 늘릴 계획인데, 이는 현재의 약 두 배 수준이다. 북극 터미널은 철도 및 내륙 수로와 연계해 러시아 중부, 우랄 산맥, 시베리아에서 출발하는 화물을 이 터미널을 거쳐 북극 항로로 수송하도록 할 예정이다. 특히 크라스노야르스크에서 진행 중인 주요 북극 프로젝트인 '보스토크 석유'의 첫 번째 선적을 준비중이다. 이를 위해 새로운 터미널로 연결되는 주요 송유관이 곧 가동된다."
"러시아 국민의 은행 예금이 동결될 이유가 없다. 그같은 주장은 '어리석은 소문'에 불과하다. 은행 계좌에서 대량으로 돈이 인출된 2022년에도 고객들이 돈을 찾는데 문제가 없었다. 이 돈은 상당 부분이 다시 금융권으로 돌아왔다. 예금이 는 것은 높은 금리 때문이다. 금리가 하락하면 일부 자금이 다른 금융 상품으로 옮겨갈 수 있다."
"높은 기준금리는 인플레이션을 억제하기 위한 의도적인 조치였다. 높은 금리는 그러나 투자 활동의 위축으로 이어지기도 했다. 한때 급격한 물가 상승의 위협이 있었지만 이제는 통제되고 있다. 물가상승률은 현재 6.3%로, 높은 금리가 경제를 과냉각하는 것을 막는 게 중요하다. 전문가들 사이에는 현재 새로운 경기 순환가 시작되고, 따라서 경제 정책에 더 많은 활력을 불어넣을 시점인지에 대한 의견이 분분하다."
"재정적자는 현재 심각한 문제가 아니다. 공공(국가) 부채가 세계에서 가장 낮은 수준에 속하기 때문이다. 정부는 예산을 절약하기보다는 현명하게 사용하고, 이를 위한 우선순위를 정해야 한다고 본다. 정부는 재정적자를 보전하기 위해 국내 시장에서 과도한 차입을 삼가려고 노력하고 있다. 과도한 국가 차입은 민간 기업을 위축시킬 수 있기 때문이다. 향후 국가 경제 발전의 주요 원동력으로는 공공 투자가 아닌 민간 투자가 중요하다. 국가의 역할은 기업들이 새로운 프로젝트에 투자하도록 장려하는 환경을 조성하는 것이다."
"핵심 기반 시설을 국유화할 계획은 없다. 기업 소유주가 기업의 안전이나 피해 복구를 책임지지 못할 경우, 해당 기업을 일시적으로 국가 관리 하에 둘 수 있도록 한 지난 8월의 대통령령은 기업가들이 사업장 보호에 투자하도록 유도하기 위한 것이다. 특히 드론 공격에 취약한 정유 시설 등이 그렇다. 다행히 개별 기업들이 인프라 보호에 이미 수백억 루블을 쓰고 있다."

"우크라이나 분쟁이 평화적으로 해결될 가능성은 있으며, 모스크바와 키예프(키이우)가 먼저 합의에 도달해야 한다. 모스크바와 키예프 간의 접촉이 정보기관을 포함한 다양한 경로로 계속되고 있다. 평화적인 방식으로 문제가 해결되도록 미국과 중국 등이 모든 방면에서 지속적으로 돕고 있다. 특히 중국에 감사를 드린다."
"민간 항공기의 안전을 위협하고 민간 선박을 공격하는 것은 국가 테러리즘의 일종이다. 이러한 행위들은 러-우크라 양국 간 평화 회담의 개최 가능성을 방해한다. 키예프의 이같은 행동을 막지 않는 서방 국가들도 국가 테러리즘의 공범이라고 할 수 있다."
"러시아는 미국과의 완전한 관계 복원을 원하지만, 향후 발전 가능성은 러시아 측에만 달려 있는 것은 아니다. 내가 이해하는 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긍정적이고 건설적인 협력을 위한 노력에 전념하고 있다. 양국 간 접촉은 정보기관과 러시아와의 대화를 담당하는 행정부 대표(트럼프 대통령 특사)들을 통해 계속되고 있다. 이러한 대화가 긍정적인 결과로 이어지기를 바란다."
이진희 기자 jhman4u@buyrussia21.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