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 Sep 2025

러시아에 온 앙리 마티스

 

 

파리의 독립미술가전에서 《삶의 기쁨》을 본 모스크바 상인 세르게이 슈치킨은 그 작품에 크게 감명받아 곧바로 작가 앙리 마티스의 아틀리에를 찾아갔다. 이후 7년 동안 슈치킨은 마티스의 가장 열렬한 후원자가 되었고, 그의 작품 37점을 구입했다.

2년 뒤 슈치킨은 자신의 모스크바 저택을 위한 장식 패널 몇 점을 주문하며 마티스를 직접 초청해 설치 과정을 지켜보게 했다. 출국 직전, 마티스는 고향에서 열린 가을 살롱전에 이 패널들을 출품했는데, 나체 인물이 그려진 《음악》과 《춤》은 혹독한 비판을 받았다. 슈치킨 역시 처음엔 당황했지만 끝내 마티스를 지지했다. 그는 작가에게 이렇게 썼다.
“싸워보지도 않고 전장을 떠날 수는 없습니다.”

1911년 10월, 마티스는 마침내 러시아에 도착했다. 그는 크렘린과 트레차코프 미술관, 오페라극장을 방문했고, 시인 발레리 브류소프와 안드레이 벨리와도 교류했다. 특히 벨리는 마티스의 모스크바 체류를 이렇게 요약했다.
“샴페인을 마시고, 철갑상어를 먹으며, 성화를 칭찬한다. 파리로 돌아가고 싶어 하지 않는다.”

마티스에게 진정한 발견은 바로 러시아의 성화(이콘)였다. 그는 그것을 보고 깊이 감동해 밤새 잠을 이루지 못했다고 고백했다.
“나는 지난 10년간 탐구해온 것을, 당신들의 화가들은 이미 14세기에 열어놓았다. 배우러 가야 하는 것은 여러분이 아니라 우리입니다.”
그는 또 덧붙였다.
“러시아인들은 자신들이 얼마나 위대한 예술적 보물을 가지고 있는지 알지 못합니다.”

비록 모스크바의 비 내리는 날씨에는 불평을 했지만, 그곳에서 누린 호화로운 생활에는 크게 매료되었다.
“여기서는 저녁부터 아침까지 흥청망청 즐긴다.”
그리고 도시 자체에 대해서는 이렇게 말했다.
“모스크바는 자기만의 얼굴과 형상을 가지고 있다. 원시적이지만, 전적으로 아름답고, 조금은 거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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