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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과 미국간의 관세협상이 마무리됐다. 발표로만 보면 양국은 서로 큰 불만이 없는 것 같다. 구체적인 평가는 시간이 좀 지나야 나올 것이다.
트럼프 미 대통령이 관세협상의 시한을 7월 말로 정한 만큼 주요 국가들과의 협상은 거의 끝났다. 유럽연합(EU)과 영국, 일본, 한국, 인도네시아 등과는 타결됐고, 중국과는 기존의 관세 인하 적용, 즉 무역 전쟁 휴전을 90일 더 연장하기로 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열을 받은 나라는 강대국의 잠재력을 지닌 인도다. 그는 지난 30일 자신의 소셜미디어(SNS)인 '트루스소셜'을 통해 내달(8월) 1일부터 인도에 상호관세 25%를 부과하겠다고 선언했다. 한때 '협상 타결이 임박했다'는 관측도 나왔지만, 끝내 결렬됐다는 뜻이다. 인도는 최근까지 5차례나 협상단을 미국을 보내 협상 타결을 시도했지만 관세율을 낮추는 데 실패했다.


◇인도와의 관세협상에 러시아는 왜 끼어?
주목을 끈 것은 트럼프 대통령의 대(對)인도 관세 선전포고문이다.
"인도는 항상 러시아로부터 대부분의 군사 장비를 구매해 왔으며, 모두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에서 살육을 멈추기를 원하는 시기에 중국과 함께 러시아 에너지의 최대 구매국이었다."
인도 공격에 러시아와 중국을 끼워넣었다. 왜?
이튿날(31일)에도 그는 분을 삭히지 못한 듯 SNS에 글을 올렸다.
"인도와 러시아가 무엇을 하든 상관하지 없는다. 그들이 (이미) 죽은 (그들의) 경제를 함께 몰락시키든 말든 상관할 바 아니다. 우리(미국)는 그동안 인도와의 거래가 적었고, 인도의 관세는 세계에서 가장 높다. 러시아와도 거의 교역을 하지 않는다. 계속 그렇게 하자."
그가 이틀 연속 인도와 러시아를 직격한 이유는 간단하다. 미국의 요구를 수락하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잘 알려져 있다시피,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7월) 14일 푸틴 대통령을 향해 50일내 우크라이나와의 휴전을 요구하더니 지난 28일에는 10일로 기한을 크게 앞당겼다. 사실상 휴전 최후통첩이다. 어길 경우, 제재를 경고했다.
나아가 러시아로부터 에너지와 우라늄 등 특정 자원을 계속 수입하는 국가들에게는 별도로 100%관세(제2차 관세, 혹은 제재)를 부과할 것이라고 선언했다. 전문가들은 2차 제재 타깃 국가를 EU와 중국, 인도 등으로 파악했다.
관세 협상의 내용이나 실행 가능성을 떠나 일단 만만한 국가로 인도가 찍혔을 가능성이 높다.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미국과 동맹국인 EU는 관세 협상에서 좋든 싫든 러시아와의 에너지 거래를 중단하겠다고 약속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러시아에게 준 휴전 시한을 50일에서 10일로 단축한 시점과 묘하게도 겹친다. 러시아와의 에너지 거래를 시간적·지리적으로 도저히 끊을래야 끊을 수 없는 EU가 미국의 요구를 받아들였으니, 그의 자신감이 천정을 찔렸다는 분석은 어쩔 수 없이 나왔다.
이후 중국과는 휴전을 연장했다. 남은 곳은 인도다. 인도를 최대한 압박해서 휴전 요구를 무시하는 러시아의 콧대를 꺾자는 의도가 읽힌다.
◇트럼프 압박에 인도의 대응 방향은?
트럼프 대통령은 오는 10월 미국·일본·호주·인도의 안보 협의체인 '쿼드'(Quad) 정상회의 참석차 인도를 방문할 예정이다. 미-인도 정상회담에서 관세 협상의 타결 소식을 전하려면, 미국은 대(對)인도 압박을 최대한 끌어올려 러시아 에너지를 수입하지 않겠다는 약속을 받아내야 한다.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전체 원유 수입의 60%를 담당하는 인도 국영 석유회사들이 러시아 원유 수입을 잠정 중단했다고 한다. 심리적으로 러시아에 주는 압박감이 적지 않을 것이다. 하르딥 싱 푸리 인도 석유부 장관은 러시아산 석유가 미국의 2차 제재 대상이 될 경우, 인도는 대체 공급원을 통해 수요를 충족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또 가스 구매국은 27개국에서 40개국으로 늘어났다고도 했다.
인도를 겨냥한 트럼프 대통령의 '구두 협박' 뒤편에서는 인도의 에너지 주권 의지를 읽을 수 있다. 주러 인도대사관에 따르면 올 상반기 인도의 러시아 원유 수입 비중은 35%에 이른다. 중국과 함께 러시아산 원유의 최대 수입국이다. 인도는 미국으로부터 상호관세 25%와 2차 관세 100% 관세를 부과받으면 미국 시장을 포기해야 할 판이다.
인도로서는 딜렘마다. 인도는 미국 주도의 '쿼드'(Quad)에 참여할 만큼 지속적으로 미국과의 협력 확대를 원하고 있다. 미국 기업들도 미중 관계의 악화를 의식해 생산 기지를 이미 중국에서 인도로 이전하기 시작했다고 한다.
그렇다고 현실적으로 값싼 러시아산 원유 수입을 포기할 수도 없다. 구매처를 다른 곳으로 돌리면 훨씬 더 큰 비용이 들기 때문이다.
비크람 도라이스와미 주영 인도 대사는 28일 영국 타임스 라디오와의 인터뷰에서 "인도는 에너지의 80%이상을 수입한다"며 "유럽은 러시아에서 희토류를 수입하면서 우리에게는 에너지를 구매하지 말라고 하는 건 좀 이상하지 않느냐"고 되물었다. 그건 인도 경제를 멈춰세우는 일이라고도 했다.
가장 중요한 것은 역시 에너지 주권 원칙이다. 다른 국가가 어떤 상품을 구매할 수 있고, 어떤 상품을 구매할 수 없는지 결정하고, 강요하는 것(내정간섭)을 쉽게 받아들일 수 있을까? 인도와 중국뿐만 아니라 글로벌 사우스(남반구 주요 신흥 국가군)에서는 에너지 주권 의식이 계속 강조될 수 있다.
역사적으로도 한 국가를 굴복시키기 위해 사용된 가장 강력한 정책 중 하나가 경제봉쇄다. 미국은 냉전 종식(소련 해체)후 후세인 대통령 말기의 이라크, 리비아, 1990년대의 유고슬라비아 등을 제재해 재미를 보았고, 그 전에는 1980년대 후반 남아프리카공화국의 백인정권이 아파르트헤이트(흑배 차별 정책)을 폐지하도록 힘을 보탠 바 있다. 전임 바이든 전 대통령의 대(對)러 제재가 더 이상 먹히지 않는다는 사실을 알고 있는 트럼프 대통령은 러시아를 휴전으로 이끄는 효율적인 카드로 에너지 분야를 선택한 뒤, 주요 국가들과의 관세 협상을 통해 러시아 에너지(석유와 가스) 수출선을 봉쇄하는 전략을 구사해왔다.
◇트럼프가 대러 압박에 동원한 관세협상
일단 가시적인 성과는 거둔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 대통령과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언 EU 집행위원장은 지난 27일 미국과 관세 협정(무역 협정)에 서명했다. 이 협정의 핵심 요소 중 하나는 EU가 미국산 석유 및 가스 구매를 확대하겠다는 것이다. 대신 러시아산 에너지 구매를 중단(또는 대폭 축소)한다.

그리고 이튿날(28일)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이 소유한 스코틀랜드 턴베리 골프장에서 키어 스타머 영국 총리와 정상회담에 앞서 "푸틴 대통령과 많은 대화를 나누면서 (휴전)문제를 여러 번 해결했다고 생각했지만, 그는 갑자기 키예프(키이우)와 같은 도시로 미사일을 쏘고 많은 사람을 죽였다"며 "그에게 매우 실망했다. 나는 그에게 준 50일의 시한을 줄일 것"이라고 말했다. 이후 "더 기다릴 이유가 없다"는 이유로 "50일을 10~12일로 줄일 것"이라고 했다. 동시에 "휴전에 진전이 없을 경우, 러시아 협력 국가들에게 강력한 2차 제한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29일에는 "10일간의 카운트다운이 오늘부터 시작된다"고 그는 확인했다. 8월 7일이 지나면 러시아에 대한 관세와 2차 관세 부과, 기타 제재 조치를 도입하겠다는 최후통첩이었다. 27일 EU와 무역협상을 타결한 뒤 이틀 연속 대(對)러 강경 발언을 쏟아낸 것이다.
또 29일에는 스콧 베센트 미 재무장관이 스웨덴 스톡홀름에서 중국의 허리펑 부총리 등과 만나 기존의 관세 유예 기간을 90일 연장하기로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스톡홀름 미-중 3차 고위급 무역 협상을 "매우 좋은 회담이었다"고 평가했지만, 당초 의도한 대로 중국의 러시아 에너지 구매 중단 약속까지는 받아내지 못한 것으로 드러났다. 베센트 장관은 협상 후 "중국이 러시아와 이란산 석유 수입을 중단할 것을 제안한 미국에 대해 에너지 주권 수호 의지를 확인했다"고 말했다.
우크라이나 매체 스트라나.ua는 "트럼프 대통령이 미-중 협상 기간에 러시아에 대한 휴전 시한을 50일에서 10일로 단축하기로 한 것은 중국에 대한 직접적인 압박이었다"면서 "그러나 이 작전을 실패했다"고 분석했다.
이 매체는 또 "트럼프 대통령은 중국과의 무역전쟁에서 이미 한 번 후퇴한 적이 있었다"며 중국이 미국에 보복 관세를 부과하고, 희토류 수출을 금지하자 관세를 유예한 트럼프 대통령의 결정을 상기시켰다.
◇미국의 전세계 협박이 앞으로 진짜 통할까?
중국과 인도가 사실상 러시아산 석유 금지 제안을 거부함으로써 트럼프 대통령의 대(對)러 에너지 봉쇄가 실현될 수 있을지 의문이 제기된다. EU와의 무역 협상도 현실성이 거의 없다는 지적도 따갑다.
미국 일간지 뉴욕 타임스(NYT)는 31일 미국과 무역 협상을 타결한 주요국들이 미국산 에너지 구매를 약속했지만 구체성이 떨어진다고 전했다. 미국 에너지의 구매 합의가 각국의 수요나 미국의 공급 능력과 상관없이 마구잡이로 이뤄졌다는 것.
NYT는 "EU가 향후 3년간 원유, 원자력 에너지, 천연가스, 기타 석유제품을 포함해 총 7천500억 달러 규모의 미국 에너지를 구매하기로 약속했다"면서 "이는 연 2천500억 달러 정도로, EU가 작년에 미국에서 수입한 규모의 세 배가 넘는다"고 지적했다. EU는 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미국산 에너지 구매를 늘렸으며, 추가 구매 의사도 있으나 연 2천500억 달러 어치를 구매하려면 EU는 사실상 모든 에너지를 미국에서만 사와야 한다는 결론에 도달한다.
에너지 및 선박 중개업체 포텐 앤 파트너스의 제이슨 피어 애널리스트는 NYT에 "EU가 약속을 지키려면 다른 나라에서는 일체 에너지를 구매하지 말아야 한다"며 "EU가 에너지를 미국에 전적으로 의존한다는 것인데, 현실성이 없다"고 주장했다.
클리어뷰 에너지 파트너스의 자료에 따르면 연 2천500억 달러는 미국의 에너지 수출 총액의 80%에 달한다. EU가 약속을 지키면 미국은 다른 나라에 수출할 물량이 없다는 뜻이다.
더욱이 EU는 회원국 내 민간 에너기 기업에 특정한 국가의 에너지 구매를, 미국 정부는 자국 석유 및 가스 기업들에게 특정 국가및 기업에 에너지를 수출하도록 명령할 권한도 없다. 또 무역 협정에는 양측이 에너지 구매와 같은 약속을 이행하도록 하는 의정서가 따라붙고, 위반 시 어떻게 할 것인지에 대한 대책도 명시되는데, EU 등과의 합의에는 이런 내용이 전혀 없다는 게 NYT의 지적이다.
비슷한 평가가 유럽에서도 나온다.
독일 빌트지는 지난 30일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언 EU 집행위원장은 미국에게 이행할 수 없는 조건을 제시했다고 비판했다. 이 신문은 "그녀의 전임자인 장 클로드 융커 위원장이 지난 2018년 당시 트럼프 대통령에게 미국산 콩을 대량 구매하겠다고 약속한" 사실을 소개하면서 "콩 수입은 개별 회원국과 민간 기업의 문제였기 때문에 그가 할 수 있는 일이 아무 것도 없었다"고 강조했다.

영국의 파이낸셜 타임스(FT)도 미 NYT와 비슷한 이유로 EU가 3년에 걸쳐 7,500억 달러 규모의 미국 에너지 구매 약속은 이행할 수 없을 가능성이 높다고 보도했다.
현실적으로 EU는 러시아 에너지 수입을 끊으려고 해도 단시간에는 불가능하다. 유럽은 러시아 가스의 주요 수입국이고, 러시아 가스의 수입 중단을 2027년으로 미뤄놓은 상태다. 게다가 헝가리와 체코, 슬로바키아 등 일부 EU 회원국은 러시아 에너지 구매 중단에 여전히 반대하고 있다. 그렇다면 유럽의 일부 국가가 미국의 2차 관세 부과 대상국이 될 터인데, 미국이 EU와 관세 협상을 타결한 상태에서 제 2의 무역 전쟁을 진짜 벌일 수 있을까? 일부 전문가들이 의문을 제기하는 것은 당연하다.
설사 트럼프 대통령의 러시아 에너지 판로 봉쇄가 성공하더라도, 세계 원유 시장은 바로 출렁거릴 게 분명하다. 트럼프 대통령이 대(對)러 통첩장을 내놓은 지난 29일, 국제 유가는 물량 부족 우려로 몇 퍼센트 급등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에 대해 "유가를 걱정하지 않는다"며 "우리(미국)가 원유를 더 많이 생산해 값싸게 팔 것"이라고 주장했다. 하지만 그의 말을 믿는 현지 전문가들은 소수에 그친다.
◇러시아의 거센 반발
우크라이나에게 최대 관심사는 역시 미국과 중국, 미국과 인도의 관세 협상 타결 여부다. 중국과 인도 두 나라가 러시아산 원유 구매를 포기할 경우, 러시아는 군비 충당에 필요한 달러 수입이 현저히 줄어들면서, 어쩔 수 없이 휴전협상에 임하는 쪽으로 방향을 틀 것으로 기대하기 때문이다. 젤렌스키 대통령이 주장하는 (미국의) '힘에 의한 평화' 논리가 바로 이것이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러시아는 미국의 압력에 굴복하지 않을 태세다. 러시아 국가안보회의(우리의 국가 안보실 격) 부의장인 드미트리 메드베데프 전 대통령과 트럼프 대통령 간의 입씨름을 보면 서로 물러서지 않을 것 같다.
트럼프 대통령의 50일, 10일 시한 발언에 대해 메드베데프 부의장은 "최후 통첩성 게임을 그만두라"며 2차 제재가 도입되면 미국과 전쟁이 벌어질 수도 있다고 치받았다. 이에 트럼프 대통령은 "실패한 전 대통령은 말조심하라고 해라. 그는 매우 '위험한 영역'으로 들어가고 있다"고 SNS에 썼다.

메드베데프 부의장은 31일 텔레그램 채널을 통해 (트럼프 대통령이 말한) 인도와 러시아의 '죽은 경제'와 '위험한 영역으로의 진입'에 대해 "유명한 '좀비 영화'(러시아어로는 фильмы про «ходячих мертвецов»)를 떠올리게 한다"며 "자연에 존재하지 않는 '죽은 손'(데드 핸드, 러시아어로는 Мёртвой рукой)이 얼마나 위험한지를 되돌아보라"고 썼다. 웃는 이모티콘도 붙였다. 서방에서는 러시아의 대규모 보복 핵공격을 위한 자동 제어 시스템(системa «Периметр»)을 '데드 핸드'라고 부르는데, 좀비와 핵공격을 버무린 표현이라고 보면 된다.
드미트리 페스코프 크렘린 대변인도 지난 29일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을 "알아들였다"고 전제한 뒤 "모스크바는 분쟁의 평화적 해결에 관심이 있지만 우리의 이익을 보호하기 위해 미국 대통령의 발언에도 불구하고 특수 군사작전(전쟁)을 계속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미-러 양국 관계의 정상화 과정이 더디게 진행되고 있다며 "이쪽으로도, 저쪽으로도 진행되지 않고 있다"고 불만을 드러냈다.
◇미국 언론도 "러시아 양보하지 않을 것"
미 NYT는 전문가들을 인용, 트럼프 대통령이 러시아산 석유 구매국에 2차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위협하더라도, 우크라이나 전쟁을 종식시킬 가능성은 낮다고 전했다. 전문가들은 푸틴 대통령이 우크라이나를 크렘린의 통제 하로 되돌리는 역사적인(?) 임무에 착수했고, 전장에서의 우위를 확신하고 있으며, 러시아 경제는 서방의 제재를 견뎌낼 수 있는 수준이라고 믿고 있다고 분석했다.
비록, 러시아가 석유 및 가스 수출에 주로 의존하고 있고, 2차 관세는 중국, 인도, 터키 등에 타격을 줄 수 있지만, 트럼프 대통령의 조치는 국제 유가의 급등을 초래하고, 세계 무역 전쟁을 심화할 우려가 높다는 게 전문가들의 견해다.
국제에너지기구(IEA)에 따르면 러시아는 지난 6월 하루 평균 468만 배럴의 원유와 250만 배럴의 정제유를 수출했다. 전 세계 수요의 약 4.5%에 해당한다. 중동 산유국들이 세계 시장의 석유 부족분을 부분적으로 메울 수 있지만, 시장을 안정시키기에 충분하지 않을 수도 있다는 게 로이터 통신의 분석이다.
따라서 트럼프 대통령의 추가 조치(2차 관세 등 대러 제재)는 국제 유가를 밀어올리고, 미국의 인플레이션을 부추길 것이다. 그에게는 분명히 악재다.
지금 가장 중요한 질문은, 트럼프 대통령이 지정한 휴전 시한이 지나가면 실제로 어떤 일이 벌어질 것인가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미 대답했다. 100% 관세를 부과하는 2차 제재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 조치를 통해 해당 국가들에게 러시아산 석유및 가스를 계속 구매해 미국 시장을 잃을지, 아니면 러시아산 에너지 구매를 중단하고 100% 관세를 피할지 선택하도록 강요할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이 2차 제재를 가할까? 일부 전문가들은 유가 급등과 새로운 세계 무역 전쟁으로 이어질 수 있는 2차 제재의 도입에는 회의적이다. 하지만, 그가 최후통첩 기간을 앞당긴 것은, 2차 제재를 가할 마음의 결정을 내렸다는 쪽으로 해석이 가능하다.
다만, 그의 복심 격인 스티브 위트코프 미 대통령 특사는 지난 27일 대통령의 며느리인 라라 트럼프와의 인터뷰에서 "우리는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간의 문제를 해결하고 평화 협정을 체결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 "트럼프 대통령의 임기 동안 우크라이나 전쟁을 종식시키는 것이 그의 최우선 목표"라고 분명히 밝혔다. 러시아와의 대결보다는 타협에 방점을 둔 발언으로 볼 만하다.
로이터 통신 등 서방 언론들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3월 베네수엘라를 제재하면서 베네수엘라 원유 구매국에게 추가 관세 25%를 부과하겠다고 발표했지만, 베네수엘라의 수출은 줄지 않았다. 하지만, 베네수엘라 석유의 수입국에게 보복 관세를 부과했다는 소리는 들리지 않는다.
컨설팅 회사인 라피단 에너지 그룹의 페르난도 페레이라 리스크 관리 부문 책임자는 "2차 관세는 러시아에 대한 너무 무딘 도구일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정치적 고려와 현실적 어려움이라는 두 가지 이유에서다.
대통령을 비롯해 집권 미 공화당은 2026년 의회 중간 선거를 앞두고 국내 기름 가격이 오르는 것을 원하지 않는다. 또 베네수엘라산 원유 구매국에 25% 관세를 부과하겠다는 위협이 아직 실행되지 않고 있다는 점이다.
베네수엘라산 원유의 최대 수입국인 역시 중국이다. 중국은 지난해 10억 달러 상당의 베네수엘라산 원유를 구매했는데, 브라질산 원유로 위장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그 결과, 베네수엘라의 석유 수출은 지난 6월 급증해 미국과 EU의 구매 중단에 따른 손실을 상쇄했다고 한다. 트럼프 대통령의 러시아 에너지 봉쇄 정책이 어떤 결과를 낳을지 진짜 궁금해진다.
이진희 기자 jhman4u@buyrussia21.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