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 Jan 2026

미국의 대러 최후통첩 시한까지 앞으로 나흘, 그동안 무슨 일이 벌어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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겉으로는 핵전쟁 위협, 뒤로는 협상 시도, 전장에서는 우크라이나의 패퇴.

전세계를 상대로 한 트럼프 미 대통령발(發) '관세 전쟁'이 7월 말로 마무리된 뒤 전 세계의 관심은 다시 우크라이나로 쏠리고 있다. 취임 후 줄곧 푸틴 대통령과 화해를 시도하던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관세 전쟁' 와중에 큰 실망감을 드러내며 러시아에 대해 최후통첩을 날렸기 때문이다. 휴전을 위한 시간적 말미를 당초 50일에서 열흘로 앞당기며 러시아를 압박하고, 친러 성향의 중국과 인도, 튀크키에(터키) 등에 대해서도 100% 2차 관세 부과를 경고했다.

이후 우크라이나를 둘러싸고 진행되는 상황을 정리하면 '핵전쟁' '협상' '전황'이라는 세가지 단어로 귀착된다.

트럼프 미국 대통령/사진출처:페북@WhiteHouse
트럼프 미국 대통령/사진출처:페북@WhiteHouse

 

러시아는 거의 당연하다시피 트럼프 대통령의 '최후통첩'에 반발했다. '계속 최후통첩 시한으로 장난하다 보면 직접 맞붙을 수 밖에 없다'는 드미트리 메드베데프 러시아 안보회의(우리 식으로는 국가안보실) 부의장(전 대통령)의 조롱성 공격에 트럼프 대통령은 1일 핵 잠수함의 이동 명령이라는 강력한 카드를 꺼내 들었다. 그는 이날 자신의 SNS인 트루스소셜에 "메드베데프 (부의장)의 도발적인 발언에 핵잠수함 두 척을 적절한 지역에 배치하도록 지시했다"고 썼다. 또 "말(미국과의 전쟁 가능성/편집자)은 매우 중요하고, 종종 의도하지 않은 결과로 이어질 수 있다"며 "이번은 그런 경우가 아니기를 바란다"고도 했다. 일부 언론에서는 미-러 두 핵강대국의 '핵 충돌' 우려가 거론되기 시작했다.

최후 통첩 마감시간까지 얼마 남지 않았다

최후통첩 시한까지 남은 시간도 얼마 없다.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달(7월) 29일 "오늘부터 카운트 다운"이라고 정했으니, 오는 8일로 마감된다. 언론들이 '두 열차가 마주보고 달린다' 혹은 '서로 물러설 수 없는 치킨 게임을 벌이고 있다'는 식의 기사를 미리 준비할 즈음에, 열기가 쑥 빠지는 소리가 들렸다.

트럼프 대통령이 이스라엘을 방문 중인 중동 특사 스티브 위트코프와 키스 켈로그 우크라이나 특사를 각각 모스크바와 키예프(키이우)로 보낼 것이라는 소식이 전해졌다. 위트코프 특사는 조만간 모스크바에 도착할 것이라고 한다. 그의 모스크바 방문은 벌써 5번째다.

푸틴 대통령과 악수를 나누는 위트코프 미 대통령 특사/사진출처:크렘린.ru
푸틴 대통령과 악수를 나누는 위트코프 미 대통령 특사/사진출처:크렘린.ru

위험하고 중요한 거래일수록 거친 발언이 앞선다는 게 '트럼프식 딜'이라는 세간의 평가를 이번에도 되새겨야 하지 않을까 싶다. 다만, '늑대가 나타났다'고 거짓말을 한 늑대 소년 우화는 당사자 뿐만 아니라, 마을 사람들에게도 지우지 못할 상처를 남겼다. 늑대 소년(트럼프 대통령)의 말을 계속 무시했다가는 '불행한 일'(늑대 출현, 러시아 제재와 2차 관세 부과)이 진짜 벌어질 지도 모른다. 

최대 관건은 역시 우크라이나의 전황(戰況)이다. 우크라이나 군사 전문 매체 딥 스테이트에 따르면 러시아군이 7월 한달간 점령한 땅은 총 564㎢로, 올들어 가장 컸다. 전월(6월) 대비 12% 늘어났고, 11월을 제외하면 지난해 어느 달보다 많은 땅을 차지했다. 

포크로프스크로 깊숙이 침투한 러시아군인들이 삼색기를 흔드는 모습/영상 캡처
포크로프스크로 깊숙이 침투한 러시아군인들이 삼색기를 흔드는 모습/영상 캡처

◇우크라이나 전황은 더욱 러시아에게 유리?

앞으로 지켜봐야 할 전황은 더욱 긴박하다. 러시아군은 지난달(7월) 31일 도네츠크주(州) 동부지역 거점인 차소프 야르(차시우 야르)를 완전 장악하고, 전쟁 초기에 대혈투를 벌인 '마리우폴'에 버금가는 전략 요충지인 '포크로프스크'의 점령을 눈앞에 두고 있다고 한다. 인근의 크라마토르스크에 있던 우크라이나 정부의 도네츠크주 군사 행정부도 포크로프스크 함락에 대비해 주 경계선(드네프르강 자연 방어선)을 넘어 드네프로페트로프스크주의 주도(州都) 드네프르로 대피했다. 

전선 방어에 나설 예비 병력을 충원하는 동원령 실행에도 경고음이 울리기 시작했다. 우크라이나 남서부 빈니차에서는 1일 당국의 강제동원에 항의하는 대규모 시위가 벌어졌다. 거의 폭동 수준이었다고 한다. 반부패 당국의 권한을 제한하려다 실패한 젤렌스키 대통령 정권으로서는 전쟁 기간에 누적된 사회적 불만이 가두시위로 연이어 터져 나온다면, 정치적 안정과 국가 통합을 유지하는데 힘이 부칠 지도 모른다. 러시아 해외정보국은 지난달 29일 미국과 영국이 알프스 산맥의 모처에서 젤렌스키 대통령 팀을 만나 대통령을 발레리 잘루즈니 전 우크라이나군 총참모장(우리의 합참 의장격, 현 영국주재 우크라이나 대사)로 교체하는 방안을 협의했다고 주장했다. 우크라이나 권력이 점점 더 궁지로 몰리고 있음을 보여주는 징후들이다.

이같은 상황에서 푸틴 대통령이 우크라이나 측의 전면 휴전과 정상간 담판 제안, 트럼프 대통령의 휴전 요구에 쉽게 응하지는 않을 것이다. 푸틴 대통령은 1일 알렉산드르 루카셴코 벨라루스 대통령과 만난 뒤 "러시아의 (특수 군사작전) 목표는 변함없다"며 "지난해 6월 제시한 우크라이나 평화 (정착)을 위한 (러시아의) 조건도 그대로"라고 말했다. 우크라이나의 나토(NATO) 가입 포기, 러시아가 합병한 4개주(도네츠크와 루간스크, 자포로제, 헤르손주)에서의 우크라이나군의 철수 등이다. 러시아 측이 6월 초 이스탄불 2차 협상에서 우크라아니 측에 제시한 평화를 위한 각서 초안에도 이 내용이 담겨 있다. 키예프가 이를 러시아의 최후통첩이라고 부른 이유다.

푸틴 대통령/사진출처:크렘린.ru
푸틴 대통령/사진출처:크렘린.ru

푸틴 대통령은 또 "지금까지의 이스탄불 러-우크라 협상 결과에 실망하는 사람(트럼프 대통령/편집자)이 있다면, 과도한 기대 탓일 것"이라고 지적했다. 

◇누가 오래 버티나? 시간싸움 속으로

그렇다면 이제는 '누가 더 오래 버티느냐' 의 싸움이 남을 수 밖에 없다. 러시아가 트럼프 대통령의 새로운 제재에도 불구하고, 특수 군사작전(우크라이나 전쟁)을 계속하면서 상대(우크라이나)의 항복을 받아낼 것인지, 그 전에 미국 등 서방의 전면적인 경제 봉쇄령에 굴복해 상대의 요구(휴전 혹은 종전)를 전격적으로 수용할 것인지의 '치킨 게임'이 될 판이다. 우크라이나는 당연히 러시아군의 공세에 최대한 버티면서, 러시아가 정치 사회 경제적으로 허물어지기를 간절히 원할 것이다. 

따라서 본격적인 '시간 싸움'은 딱 지금부터라고 할 수 있다.

물론, 변수는 여전히 남아 있다. 위트코프, 켈로그 미 대통령 특사들의 역할이다. 켈로그 특사는 불과 2주 전에도 키예프를 찾아 젤렌스키 대통령 등 우크라이나 주요 인사들과 대(對)러시아 제재 방안과 방공망 강화 등을 논의했다. 켈로그 특사가 머문 1주일 동안 러시아는 키예프 공습을 중단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이를 지적하며 "푸틴 (대통령)도 미국을 두려워한다"는 식의 농담을 던지기도 했다. 

위트코프 특사의 러시아행은 러시아 측이 이번 주 초에 미국에 제안한 것으로 알려졌다. 트럼프 대통령이 처음에는 '특사 파견은 소용없는 일'이라고 회의적으로 생각하다가 나중에 승인했다고 한다. 그도 사실 대러 제재의 효과에 대해서는 회의적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달 31일 "제재가 그들(러시아)을 괴롭힐지는 모르겠으나 그들도 제재(의 대처 방법)을 이미 잘 알고 있다"며 "효과가 있을지 모르겠지만 우리는 (제재)할 것"이라고 밝혔다.

미국에서 나오는 대러 메시지는 여전히 강경일변도다.
우크라이나 매체 스트라나.ua에 따르면 매튜 휴태커 나토 주재 미국 상임대표(대사)는 1일 기자들과 만나 트럼프 대통령은 오는 8일까지 우크라이나 휴전을 성사시키기 위해 러시아를 향해 파괴적인 관세와 제재 수단을 사용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제재가 시작되면 러시아에게는 남은 친구가 하나도 없을 것"이라고도 했다. 미국이 러시아산 석유 등 에너지를 수입하는 국가에게 100% 2차 관세를 부과하면, 모스크바는 군사 작전을 계속하기 위한 신병 모집에, 또 무기 생산 등에 필요한 자금 조달 능력을 잃게 될 것이라고 그는 강조했다.

매튜 휴태커 나토주재 미국 상임대표/사진출처:텔레그램
매튜 휴태커 나토주재 미국 상임대표/사진출처:텔레그램

◇미국이 대러 제재와 2차 관세를 부과할까?

루비오 미 국무장관도 지난달 31일 폭스뉴스 라디오 방송에 나와 "미국은 러시아에 대한 제재를 피하고 싶지만, (협상에서) 아무런 진전도 보이지 않으니 어쩔 수 없다"고 말했다. 그는 "우리는 이번 주 초 러시아 측과 대화를 나눴다"며 "평화로 가는 길에 대한 합의에 도달하기를 바랐으나, 아무런 진전도 없었다"고 토로했다. 또 "대통령을 가장 괴롭히는 것은, 푸틴 대통령과의 전화 통화에서 '탈출구를 찾을 수만 있다면 이 사태를 끝내고 싶다"는 말을 들었는데, 곧바로 최전선에서 멀리 떨어진 도시가 폭격을 당하고 있다는 뉴스를 접하는 것"이라고도 했다. 

루비오 장관은 "러시아산 석유에 대한 2차 제재와 금융권 제재와 같은 분야별 미국의 추가 제재는 러시아에 치명적인 영향을 줄 것"이라며 "우리는 그러한 제재를 피하고 전투를 중단시킬 방법을 찾기를 바라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영원히 기다리지 않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존 켈리 유엔 주재 미국 대표(대사) 대행도 이날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회의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휴전 합의가 8월 8일까지 이뤄져야 한다는 사실을 분명히 했다"며 "미국은 평화를 확보하기 위한 추가 조치들을 시행할 준비가 돼 있다"라고 알렸다. 그는 "북한은 러시아에 탄약과 미사일, 군사 장비는 물론, 약 1만2천명의 병력까지 제공했다"며 "이 같은 무기 이전과 군대 파견은 안보리 결의를 위반하고, 유럽 및 한반도의 평화와 안보를 위태롭게 하는 것"이라고 규탄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대러 강경 대처엔 우크라이나를 비롯해 영국 등 유럽 국가들은 대체로 환영하는 입장이다.
그러나 동유럽 일부 국가들은 트럼프 대통령이 우크라이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러시아에 경제적 협상을 제안할까봐 여전히 두려워하고 있다고 미국 정치전문 매체 폴리티코는 지난달 31일 보도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향후 행보가 여전히 불투명하다는 뜻이다.
그가 진짜 행동에 나설지 눈으로 확인하기까지 시간은 얼마 남지 않았다.

이진희 기자 jhman4u@buyrussia21.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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