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 Jan 2026

우크라 신임 공군사령관, 시르스키 총사령관과 동병상련? 이산가족의 인간적 고뇌 심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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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3일 아나톨리 크리보노즈코 공군 사령관 권한 대행(중장)을 정식으로 사령관에 보임했다. 새로운 군 최고 지휘관이 임명될 때마다 나오는 이야기이지만, 크리노보즈코 사령관도 러시아에 병든 어머니와 동생이 살고 있는 이산가족의 고충을 안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주로 러시아 언론이 이를 처음 보도하지만, 팩트(사실)가 틀린 적은 없다.  

가제타루 등 러시아 언론와 우크라이나 매체 스트라나.ua에 따르면 크리보노즈코 사령관의 어머니는 고향인 러시아 벨고르드주(州)에서 뇌졸증으로 오랫동안 투병 중이다. 일부 매체는 이미 사망했다고 한다.

우크라이나 신임 공군 사령관 크리보노즈코/사진출처:페이스북
우크라이나 신임 공군 사령관 크리보노즈코/사진출처:페이스북

 

크리보노즈코 사령관의 모자 관계를 처음 전한 친(親)러시아 텔레그램 채널 '일해라, 형제여!(Работайте, братья!)은 4일 그의 어머니가 우크라이나 접경 벨고르드주에서 둘째 아들 블라디미르 부부의 병간호를 받고 있으며, 큰 아들(아나톨리)과는 연락을 끊었다고 주장했다. 

이후 각종 매체를 통해 어머니의 근황이 속속 전해졌는데, 몇 달 전(혹은 지난해 말) 101세(또는 87세)의 나이로 사망했다고 한다. 최전선에서 가까운 벨고르드주 셰베킨스키 지구는 우크라이나군의 드론 혹은 포탄이 수시로 날아드는 곳이어서 관련 정보가 모두 정확하지 않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분명한 것은, 크리보노즈코 사령관이 러시아 출신으로, 전쟁으로 이산가족이 되었다는 사실이다. 어머니는 젊은 시절, 대조국전쟁(제2차 세계대전)에서 벨고로드 지역의 대전차 참호 건설에 기여해 전후 소련의 훈장을 받았다. 어머니와 둘째 아들은 러시아 편에서, 큰 아들은 우크라이나 편에서 서로를 향해 총구를 겨누고 있는 비극적인 상황이다. 

스트라나.ua는 크리보노즈코 사령관이 러시아의 특수 군사작전(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가족과 일체 연락하지 않았다고 전했다. 또 그의 출생지나 가족에 대한 정보는 공개 자료에는 없다고 했다. 

그는 취임후 첫 메시지에서 "수천 명의 우크라이나 국민이 공군에 복무하고 있으며, 그들 덕분에 우리의 하늘은 진정한 우크라이나 모습을 유지하고 있다"고 말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그를 "향후 20년을 내다보는 우크라이나 공군의 개발 전략을 실행하고, 나토(NATO)와 교류할 수 있는 유럽에서 가장 강력한 공군을 만들 적임자"라고 치켜세웠다. 

전임 우크라 공군 사령관과 젤렌스키 대통령/사진출처:러시아 렌TV 영상 캡처
전임 우크라 공군 사령관과 젤렌스키 대통령/사진출처:러시아 렌TV 영상 캡처

그는 지난해 8월 미콜라 올레슈추크 사령관이 해임된 뒤 공군 사령관 권한 대행을 맡았다. 전임 사령관의 해임 이유는 공식적으로 알려지지 않았지만, 미국산 F-16 전투기가 처음 추락한 사건과 관련된 것으로 알려졌다. 

크리보노즈코 사령관의 직속 상관인 알렉산드르 시르스키 우크라이나군 총참모장(합참 의장격, 총사령관)도 이산가족 출신으로, 병석에 있는 부모를 위해 러시아로 100만 루블을 보냈다는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 

젤렌스키 대통령에게 전황 보고를 하는 시르스키 우크라이나군 총참모장/사진출처:우크라 대통령실
젤렌스키 대통령에게 전황 보고를 하는 시르스키 우크라이나군 총참모장/사진출처:우크라 대통령실

레그넘 등 러시아 언론에 따르면 시르스키 총참모장의 동생 올레그(52세)는 지난달(7월) 22일 "형 때문에 직장에서 해고되었다"며 "아파트 임대료나 부모님의 치료비를 감당할 수 없게 됐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미 "형을 형으로 생각하지 않는데, 나는 계속 여기서 불이익을 받고 있다"고 불만을 터뜨렸다. 

하지만 시르스키 총참모장이 부모의 치료비에 보태라며 러시아에 100만 루블을 보냈다는 언론 보도가 나온 상태여서 팩트를 확인하기 어렵다. 부친인 스타니슬라프 시르스키(86세)는 신종 코로나(COVID 19) 감염후 악화된 뇌 관련 질환으로 투병 중이다. 올레그는 형의 송금 사실을 인정했지만, 그 시기가 전쟁 이전인지, 이후인지 명확하게 밝히지는 않았다.

적(우크라이나군)의 총사령관직을 맡고 있는 형으로 인한 동생의 심적 부담은 충분히 이해가 간다. 동생은 "그놈(형)의 돈은 필요 없다"며 "우리 가족은 그놈 때문에 주변 사람들로부터 욕을 듣고 원수 취급을 당한다"고 불평했다. 자동차 부품 생산 공장의 경비원으로 일한 동생은 아버지의 치료비를 벌기 위해 밤낮으로 근무한 것으로 알려졌다.

시르스키 총참모장의 동생 올레그/사진출처:SNS
시르스키 총참모장의 동생 올레그/사진출처:SNS

아버지는 러시아군(소련군) 대령 출신으로, 매년 5월 승전의 날 기념식에 열리는 '불멸의 연대 행진'에도 정기적으로 참여했다고 한다. 2019년 불멸의 연대 행진에서 성 게오르기(조지) 리본을 들고 서 있는 사진도 공개됐다.

러시아 반정부 성향의 텔레그램 '아스트라'는 작년 2월 그의 취임 직후 도네츠크주 아브데예프카가 함락되자, 시르스키 총참모장의 첫째 아들(입양아)로 알려진 한 남성의 사진을 보여줬다. 첫 번째 부인과의 결혼에서 입양된 이반 시르스키가 '러시아에 영광을!'이라는 글귀와 '(특수 군사작전 성공을 기원하는) Z'가 새겨진 티셔츠를 입고 아브데예프카의 함락을 환영하는 장면이다. 부모가 이혼한 후, 이반과 그의 동생 안톤은 어머니와 함께 호주로 이주했는데, 아버지와는 더 이상 연락을 주고받지 않았다고 했다. 그는 러시아 시민권 취득 계획을 밝히기도 했다. 

시르스키 총참모장이 러시아 블라디미르 출신이며, 가족이 고향에 살고 있다는 러시아 측의 이같은 잇단 보도에 우크라이나 국가안보국방위원회(우리의 국가 안보실)는 "그에게 '소련인이자 러시아인'이라는 이미지를 덧씌우려고 하고 있으며, 이는 신임 총참모장의 신뢰를 떨어뜨리기 위한 프로파간다(캠페인)"라고 강하게 반발했다. 

당시 그의 동생 올레그는 러시아 국영 타스통신과의 인터뷰에서 "그와 연락하지도 않고, 어디에 있는지도 모른다"며 "그는 오래 전에, 아주 오래 전에 고향을 떠나 현재 사는 곳(우크라이나)에서 군 복무를 하고, 가족도 거기에 있다"고 말했다. 

시르스키 총참모장은 1965년 7월 러시아 블라디미르 지역의 노빈키 마을에서 태어나 모스크바 고등합병군사 학교를 졸업했다. 1986년 소련군에서 차량화소총소대 지휘관으로 군복무를 시작했으나, 우크라이나군으로 적을 바꿨고, 2014년 돈바스(도네츠크주와 루간스크주) 내전에 우크라이나 정부군으로 참전했다. 러시아의 특수 군사작전(우크라이나 전쟁) 개시 당시, 그는 우크라이나 지상군 사령관이었다. 개전 초기의 키예프 방어 작전과 2022년 가을의 하르코프(하르키우) 반격 작전을 성공으로 이끌었고, 발레리 잘루즈니 총참모장(현재 주영 우크라이나 대사)의 후임으로 현직에 올랐다. 

포돌랴크 우크라이나 대통령 고문/사진출처:우크라 대통령실
포돌랴크 우크라이나 대통령 고문/사진출처:우크라 대통령실

두 고위 장성과 동병상련을 느끼는 또 한사람의 우크라이나 고위 인사는 대통령실에서 '입' 역할을 맡고 있는 미하일 포돌랴크 고문이다. 그도 전쟁으로 이산가족의 애환을 온몸으로 견뎌내고 있는 것 같다.
 
스트라나.ua에 따르면 포돌랴크 고문의 형인 블라디미르는 지난해 5월 사망했다. 형은 러시아군 정보총국(GRU)에서 대령으로 근무했다고 한다. 공개된 형의 묘지 사진에는 군복을 입고 GRU 배지들 단 군인의 모습이 담겼다. 친(親)우크라이나 텔레그램 채널은 형이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사망했다고 주장했으나 포돌랴크 고문은 이를 부인했다. 이후 러시아에 형이 있다는 사실은 확인했지만, 서로 연락을 주고 받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전쟁이 남기는 비극은 이같은 피붙이의 생이별과 애환, 인간적 고뇌다. 한국전쟁에사도 그랬고, 우크라이나에서도 마찬가지다. 그것도 전쟁을 지휘하는 최고 사령관급에서 서로 총부리를 겨누면, 남은 가족들도 정상적으로 생활하기 어렵다. 전쟁이 빨리 끝나기를 바랄 뿐이다.

이진희 기자 jhman4u@buyrussia21.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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