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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푸틴 대통령이 오는 15일 미 알래스카에서 만난다. 두 정상의 만남은 트럼프 대통령의 백악관 탈환 후 처음이지만, 그의 집권 1기부터 따지면 7번째가 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집권 1기(2017년 1월 20일 ~ 2021년 1월 20일)에 푸틴 대통령과 6번 얼굴을 맞댔다. 주로 G20(주요 20개국)이나 APEC(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 정상회의 등 다자 회담을 이용해 개별적으로 만났다. 가장 최근의 만남이 2019년 6월 일본 오사카 G20 회의다.

트럼프 미 대통령이 6일(워싱턴 현지 시간) 푸틴 대통령을 다음 주에 만날 것이라고 운을 뗀 뒤, 날짜와 장소를 공개한 8일까지 미-러 정상회담을 둘러싼 기사들이 전세계 언론에서 쏟아져나왔다. 한마디로 각종 소식통들을 인용한 예측 기사이고 전망이었다. 한 두개가 진짜 팩트(사실)라고 한다면, 나머지는 독자들의 눈을 끌기 위한 작문성 기사라고 봐도 무방했다.
그 과정을 한번 살펴보자.
rbc와 베도모스티 등 러시아 언론과 우크라이나 매체 스트라나.ua 등은 전세계에서 쏟아지는 뉴스를 정리하면서 나름대로 검증된 팩트만을 간추려 보도했다. 러-우크라 매체들을 중심으로 주요 이슈들을 정리한다.
◇푸틴 대통령-스티브 위트코프 미 대통령 특사의 만남이후

트럼프 대통령은 (백악관에서 기자들에게) "오늘(6일) 우리는 푸틴 대통령과 매우 좋은 회담을 가졌다. 위트코프 특사와 푸틴 대통령의 만남을 (분쟁 해결을 위한) 돌파구로 여기지는 않지만, 생산적인 만남이었다. 우리는 이제야 이 길(휴전 혹은 종전/편집자)의 끝에 다다르고 있을 가능성이 높다. 이 길은 앞으로 길고 계속될 것이지만, 빠른 회담의 가능성은 분명히 있다"고 말했다.
미 뉴욕타임스(NYT)는 즉각 소식통을 인용해 "트럼프 대통령이 다음 주 푸틴 대통령과 만난 뒤 푸틴-젤렌스키 대통령과 3자 정상 회담을 가질 계획"이라고 보도했다.
이후 트럼프 대통령은 백악관에서 열린 애플 아이폰의 미국 내 투자 계획 발표 행사에서 기자들로부터 '러-우크라 정상을 언제 만날 것이냐'는 질문을 받았고 "회담이 매우 조기에(very soon) 있을 기회가 상당(good chance)하다"고 대답했다. 이 답변은 푸틴 대통령과의 만남을 염두에 두고 한 것으로 나중에 확인됐다.

미 뉴욕 포스트는 앞선 NYT 보도와의 다른 정상회담 일정을 제시하며 미-러 회담 가능성에 재를 뿌렸다. 푸틴 대통령이 트럼프 대통령과 회담하려면, 젤렌스키 대통령을 먼저 만나야 한다는 조건을 미국이 요구했다는 것.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이 보도에 대해 "아니다"고 정면으로 부인했다. 당연하지만, 미 국무부는 대통령의 확인이 나오기 전까지 기자들의 확인에 일체 답변하지 않았다.
뉴욕 포스트의 보도가 나온 뒤, 푸틴 대통령은 크렘린에서 무함마드 빈 자이드 알나하얀 UAE 대통령과 정상회담한 뒤 "(젤렌스키 대통령과의 만남에 대해) 전반적으로 아무런 반대 의견이 없다. 가능은 하지만, 이를 위해서는 특정 조건이 조성되어야 한다. 안타깝게도 우리는 아직 그러한 조건을 마련하는 데는 한참 못 미친다"고 부정적으로 반응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미-러 정상회담 가능성 발언에 기자들의 질문은 그의 대(對)러 최후통첩으로 쏠렸다. 그는 "그(푸틴 대통령)에게 달렸다. 그가 뭐라고 할지 두고 보자. 매우 실망했다. (그러나) 양측이 합의에 가까워졌으며, 갈등 해결을 위한 진지한 회담이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그렇다면, 우크라이나 전쟁은 언제쯤 종식될 것이냐?
트럼프 대통령은 "이전의 실망스러운 경험들을 고려했을 때 그 시점에 대해 성급한 결론을 내리고 싶지 않다. 나는 미군이 참전하지 않은 상황에서 우크라이나 분쟁에 개입했다. 이 분쟁에 대한 책임은 조 바이든 전 대통령에게 있다"고 답했다.
최후통첩과는 뗄래야 뗄 수 없는 인도 2차 관세 부과에 대해서는 "인도 정부가 현재 러시아로부터 직간접적으로 석유를 수입하고 있기 때문에 관세를 부과했다. 러시아산 석유 구매가 우크라이나 군사작전에 필요한 자금 조달에 도움울 주는 것으로 본다. 인도 2차 관세를 부과한 지 이제 겨우 8시간 지났다. 앞으로 무슨 일이 일어날지 지켜보자.<…> 훨씬 더 많은 것을 보게 될 것이다. 이건 시작일 뿐이고, 2차 제재도 많이 있을 것이다. 우크라이나 평화협정이 체결될 경우, 추가 관세 철회 문제도 결정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NYT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위트코프 특사가 모스크바를 떠난 뒤, 젤렌스키 대통령과 유럽 지도자들에게 전화를 걸어 자신의 계획을 전했다.

한편, 유리 우사코프 러시아 대통령 보좌관은 미-러 정상회담에 대해 "회담 목표 날짜는 다음 주다. 준비 작업에 며칠이 걸릴 지는 아직 말하기 어렵다. 회담 장소는 이미 합의되었지만, 나중에 공개하겠다"고 여지를 뒀다. 언론에 나서기를, 혹은 주목받기를 좋아하는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배려로 보인다.
그러나 타스 통신에 따르면 푸틴 대통령은 무함마드 빈 자이드 알나하얀 UAE 대통령과 만난 뒤 기자회견에서 회담 장소에 대해 "우리가 결정하겠지만, UAE는 적절하고 적합한 장소 중 하나"라고 말했다. 그는 "우리에게는 그런 행사(러·미 정상회담)를 조직할 수 있도록 도움을 주려는 친구가 많다. 그런 친구 중 하나는 UAE 대통령"이라며 "그 나라(UAE)는 매우 적합한 장소 중 하나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 발언은 UAE 정상을 배려한 외교적인 수사로 나중에 밝혀졌다.
푸틴 대통령은 '러시아와 미국 중 어느 쪽이 먼저 회담을 제안했느냐'는 물음에 "양측이 관심을 표했다. 누가 먼저 말했는지는 중요하지 않다"고 답했다.
그러나 캐롤라인 레빗 백악관 대변인은 성명에서 "러시아는 트럼프 대통령을 만나고 싶다는 바람을 표명했으며, (트럼프) 대통령은 푸틴 대통령과 젤렌스키 대통령 두 정상과의 회담에 열려(긍정적) 있다"며 "트럼프 대통령은 이 잔혹한 전쟁이 끝나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은 미-러 정상회담에 재빨리 끼어들어 이스탄불을 회담 장소로 제안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외교적 압박에 의해 성사된 러-우크라 간의 3차례 직접 협상은 모두 이스탄불에서 열렸다.
때맞춰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하칸 피단 터키 외무장관은 7일(모스크바 현지시간) 전화 통화를 통해 모스크바와 키예프(키이우) 간 협상 관련 현안을 논의했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우샤코프 보좌관은 미-러-우크라 3자 정상회담 계획에 관한 앞선 NYT의 보도에 대해 "푸틴, 트럼프, 젤렌스키 3자 정상회담은 위트코프 미국 특사가 언급했다"고 확인했다. 하지만, 그는 "구체적인 논의는 없었다. 러시아 측은 이 옵션을 전혀 언급하지 않았다"고 사실상 거부했음을 시사했다. 그러면서 위트코프 특사 등 미국 측을 향해 "트럼프 대통령과의 양자 회담 준비에 집중할 것을 제안한다"며 "이 회담이 성공적이고 생산적으로 이뤄지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푸틴 대통령도 트럼프 대통령과 마찬가지로 소위 '우호국가' 정상들에게 전화를 돌리기 시작했다. 위트코프 특사와의 면담 결과에 대해 알린 것이다.
우샤코프 보좌관은 위트코프 특사와 회담 후 "러시아는 우크라이나 분쟁 해결과 관련하여 미국으로부터 수용 가능한 제안을 받았다"고 발표했는데, 제안에 대한 구체적인 내용이 폴란드 언론 오넷에 의해 처음 나왔다.오넷은 "위트코프 특사가 크렘린에서 푸틴 대통령에게 평화(전쟁 종식)가 아닌 휴전 협정 체결과 러시아의 영토 확장(점령지에 대한 지배권) 인정, 그리고 대부분의 대러 제재 해제를 제안했다"면서 "그러나 나토(NATO) 확장(우크라이나의 나토 가입) 중단이나 우크라이나에 대한 군사 원조 중단에 대한 논의는 없었다"고 전했다.
마코 루비오 미 국무장관도 미-러 정상회담에 대해 실무적인 어려움을 이유로 신중한 입장을 견지했다. 그는 정상회담의 중요성(실무자 차원의 합의 내용 사전 절충/편집자) 등 협상 수준및 준비의 어려움을 고려할 때, 이 기간 내(다음 주)에 회담을 개최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전망했다.
◇우크라이나와 유럽의 반응
미 워싱턴 포스트(WP)는 6일 고위 외교관을 인용, "우크라이나와 유럽 동맹국들은 트럼프-푸틴 정상회담 결정에 온갖 이야기가 나왔다"며 "트럼프 대통령이 푸틴 대통령에게 어떠한 압력도 가하지 않았다는 데 실망했다"고 보도했다.
NYT도 키예프는 트럼프-푸틴 대통령 정상회담에 회의적이라고 보도했다. 이 매체는 "트럼프 대통령이 젤렌스키 대통령이 참여하는 미-러-우크라 3자 회담을 개최하고 싶다는 의사를 밝혔음에도 불구하고, 우크라이나는 크렘린이 3자 협상을 미국 압박의 지렛대로 이용할 수 있다는 점을 우려하고 있다"고 전했다. 우크라이나 정치전문가 페센코는 NYT에 "미국의 구상을 위험한 협상 터널"로 규정한 뒤 "크렘린이 트럼프 대통령을 함정에 빠뜨려 우크라이나에 불리한 평화 버전(러시아 평화 조건) 수용을 강요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이후 젤렌스키 대통령은 7일(모스크바, 키예프 현지시간) 유럽 정상들과 연쇄 통화를 한 뒤, 엑스(X)를 통해 프리드리히 메르츠 독일 총리,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EU 집행위원장과와 전화 통화 내용을 공유했다. 한마디로 우크라이나 분쟁의 평화적 해결 과정에 우크라-유럽이 참여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구체적인 참여 방안은 "우크라-미국-유럽 주요 국가들의 안보 보좌관들이 온라인 회의를 열어 견해를 조율할 것"이라고 젤렌스키 대통령이 알렸다.
이진희 기자 jhman4u@buyrussia21.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