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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푸틴 대통령이 15일 오전 11시 30분(현지시간, 한국 시간 16일 오전 4시30분) 알래스카 엘먼도프 리처드슨 미군 기지에서 정상회담을 갖는다. 두 정상의 1대1 대화로 시작해 확대 정상회담, 오찬으로 이어질 전망이다. 끝나는 시간과 공동 기자회견은 유동적이다.

미국 측에서는 밴스 부통령과 루비오 국무장관, 위트코프 특별대표, 베세냐트 재무장관이, 러시아 측에서는 라브로프 외무장관, 벨로우소프 국방장관, 실루아노프 재무장관, 드미트리예프 대외 정책 특사, 우샤코프 외교담당 보좌관이 배석한다.
항공기를 추적하는 플라이트레이다 서비스에 따르면, 회담을 하루 앞둔 14일 러시아의 회담 준비 인력과 대통령 전용 차량 등 장비를 실은 특별 수송기 일류신(IL)-96기가 알래스카 앵커러지에 도착했다. 준비 과정에서 가장 큰 어려움을 겪는 곳은 역시 시크릿 서비스(SS, 비밀경호국, 우리 식으로는 청와대 경호실)다.


rbc 등 러시아 언론에 따르면 미 블룸버그 통신은 미 비밀경호국이 촉박한 회담 일정과 알래스카의 관광 시즌 때문에 정상회담 준비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14일 보도했다. 이번 회담은 알래스카 미군 기지에서 열리는 만큼 영공 통제나 경비 강화, 민간인 통제 등에는 문제가 없고, 경호용 무기나 통신 장비, 의료 장비 등을 제한 없이 운반할 수 있지만, 인력과 장비를 수송할 교통 수단 확보가 문제였다. 회담 경호에 필요한 인력및 장비를 본토에서 알래스카로 옮겨가야 하기 때문이다. 휴가철까지 겹쳐 교통수단을 확보하는데 어려움을 겪었다는 것이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이 정상회담을 발표한 지난 8일, 알래스카 주재 비밀경호국 요원은 단 한 명뿐이었다고 한다.
미러 정상회담은 이번에도 기존의 관례에 따라 진행된다. 푸틴 대통령 등 러시아 대표단의 경호는 러시아 측이 맡는다. 회의장 앞에 미국 경호 요원 10명이 배치된다면, 러시아 측 요원도 10명이 현장을 지킨다. 정상들이 머무를 대기실의 구조및 크기도 맞춰야 한다. 미국 측은 알래스카에 도착한 러시아 측 준비팀과 보안 계획을 최종 확정할 계획이다.
앵커리지에서 이미 활동을 시작한 비밀경호국 소속 요원들은 수백 명 수준으로, 일부는 교차로에, 일부는 사복 차림으로 카페와 주차장 등에 배치됐다. 또 정상들의 차량이 이동하는 도로에는 주 경찰과 지역 경찰이 경비를 맡는다.
알래스카 미-러 정상회담의 결과를 미리 전망하는 것은 무의미하다. 정확하게 알려진 것은 거의 없다. 서로 다른 말과 언론 예측만 난무할 뿐이다.
중요한 것은, 양측의 공식 발언이다. 미국 측에서는 트럼프 대통령이 직접, 러시아 측에서는 유리 우샤코프 대통령(크렘린) 외교담당 보좌관과 드미트리 페스코프 크렘린 대변인이 설명을 도맡고 있다.
우크라이나 매체 스트라나.ua과 rbc등 러시아 언론을 참조해 14일 기준, 회담 관련 주요 이슈를 정리해 본다.
◇트럼프 대통령의 회담 진행 계획및 전망
"(기자들에게) 푸틴 대통령과의 회담이 성공적으로 진행되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에게 전화해 푸틴-젤렌스키 대통령과 3자 회담을 추진한다. 이번 회담보다 더 중요한 게 두 번째 회담이다. 유럽 정상들이 합류할 수도, 그렇지 않을 수도 있다. 회담 장소로는 3곳이 논의되고 있다. 푸틴-젤렌스키 대통령에게 가능한 합의에 대해 서로 협상할 기회를 제공할 것이다."
"(폭스 뉴스와의 인터뷰에서) 회담의 핵심은 국경과 영토에 관한 타협이다. 나는 뭔가를 나눈다는 말을 쓰고 싶지 않지만 그것이 결코 나쁜 표현은 아니다. 국경선과 영토 등에서 어느 정도 주고받기가 있을 것이다. 푸틴 대통령과 직접 '딜'(거래)을 하지는 않을 것이다. 그들(푸틴-젤렌스키 대통령)이 '딜'하도록 둘 것이다. 그래서 이번 회담의 결과가 좋으면 미-러-우크라 3자회담 장소로 3곳을 염두에 두고 있다. 가장 쉬운 옵션은 젤렌스키 대통령을 알래스카로 초청해 연이어 회담을 갖는 것이다. 회담이 잘 되지 않으면 누구에게도 전화하지 않고, 워싱턴으로 돌아갈 것이다. 이번 회담에서 즉각적인 휴전이 이루어질 것으로 보지는 않는다."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으로만 보면 그는 우크라이나 전쟁 종식을 3단계로 추진하고 있음을 짐작할 수 있다. 1단계는 푸틴 대통령과의 양자 회담으로, 국경및 영토 교환 문제, 휴전 등 복잡한 이해관계를 정리하는 과정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성공 가능성을 75%로 보고 있다.
1단계가 성공하면, 트럼프-푸틴-젤렌스키 대통령 3자 정상회담이 이어진다. 트럼프 대통령의 중재 하에 러-우크라는 영토 교환및 국경 획정 문제를 중심으로 전쟁 종식을 위한 평화 협상을 본격적으로 시작한다.
최종 단계는 휴전 협정 혹은 평화 협정을 체결하는 무대다. 트럼프 대통령은 최근 구소련권의 앙숙인 아제르바이잔-아르메니아 정상을 백악관으로 초대해 양국간 '평화 선언'을 발표하도록 중재했다. 그는 이같은 '평화 선언'을 러-우크라 정상도 조만간 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감을 표명한 바 있다.
이 모든 계획은 알래스카 정상회담에서 첫 술을 잘 뜨느냐에 달려 있다.
이와 관련, 미 뉴욕타임스(NYT)는 젤렌스키 대통령이 트럼프 대통령의 정상회담 발표 전에 이미 미국이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영토 교환에 대해 논의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다고 보도했다. 이 매체는 또 트럼프 대통령이 크렘린과 스티브 위트코프 특사 간의 지난 6일 합의 사항을 우크라이나 측에 명확하게 설명하지 않았다고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우크라-유럽에 모스크바가 영토 교환을 골자로 하는 합의의 틀 안에서 적대 행위를 중단할 준비가 되어 있으며, 푸틴 대통령과 만나 그러한 합의에 대해 논의할 것이라고만 대충 알렸다는 것. 이에 우크라이나는 영토 거래의 세부 내용을 명확히 하기 위해 여러 차례 워싱턴과 접촉했으며, 돈바스 지역(도네츠크주와 루간스크주)의 러시아 양도 가능성을 확인한 뒤 '영토 양보는 없다'는 젤렌스키 대통령의 발표가 지난 9일 처음 나왔다는 게 NYT의 설명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또 "푸틴 대통령도, 젤렌스키 대통령도 (우크라이나의) 평화에 동의할 것"이라며 "푸틴 대통령과의 회담이 성공적으로 끝날 가능성은 75%로, 실제로 성사된다면 6개월 안에 6개의 전쟁을 멈추게 한 것"이라고 말했다. 또 "성공 가능성은 회담 시작 2분 안에 확인될 것"이라며 "알래스카 정상회담이 푸틴 대통령에게 보상이 될 거라고 생각하지 않으며, 전쟁에 대한 책임은 모두에게 있다"고 강조했다. 나아가 "회담이 제대로 진행되지 않으면, 매우 빨리 끝날 것이며 러시아에 제재를 가할 것"이라고도 했다.
앞서 미 백악관은 이날 "트럼프 대통령이 내일(15일) 평화 협상에서 어떤 진전을 이룰 수 있는지 알고 싶어한다"고 밝혔다.
◇협상 성공 여부는 공동 기자회견에 달렸다?
스트라나.ua에 따르면 러시아 측이 정상회담 관련 브리핑에서 가장 중요하게 언급한 것 중 하나는 공동 기자회견이다. 정상회담의 특성상, 양국이 공동 기자회견에 합의했다는 것은 회담 결과를 대략 알고 있다는 뜻으로 해석 가능하다. 미 백악관도 공동 기자회견 계획을 확인했는데, 트럼프 대통령은 이후 "공동 기자회견을 하게 될지, 단독 기자회견을 하게 될지 현재로선 모른다"면서 "공동 회견을 개최하는 것이 좋을 수 있다"고 말했다.
참고로 모스크바와 알래스카의 시차는 11시간이다. 알래스카의 정오(낮 12시)는 모스크바에서는 밤 11시(23시)다.
◇러시아측 발표는?
우샤코프 러시아 외교담당 보좌관은 14일 정상회담 의제에 대해 "우크라이나 위기 해결이 중심이 될 것"이라며 "무역과 경제 분야를 포함한 양국 협력의 추가 발전에 관한 의견도 교환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현재 가장 시급한 국제·지역 현안도 다룰 것"이라고 덧붙였다.

드미트리 페스코프 크렘린궁 대변인도 "우크라이나 분쟁 해결과 관련된 문제들이 논의될 것"이라며 "회담의 성격이 매우 복잡하고 극도로 다층적"이라고 말했다. 그는 "트럼프 대통령이 가장 어려운 문제(우크라이나 전쟁)를 해결하는 데 전례 없이 이례적인 접근 방식을 보여주고 있다"며 "러시아와 푸틴 대통령은 이를 매우 높이 평가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그러나 "알래스카에서는 어떤 문서의 서명도 없을 것이며 정상들은 (공동 기자회견에서) 합의와 양해각서의 범위를 구체적으로 설명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미-러 정상회담에서 모종의 합의 가능성은?
스트라나.ua는 14일 미-러 양국이 정상회담을 갖기로 했다면 회담 이후 (적어도 잠정적으로나마) 공식 발표할 수 있는 합의에 한 걸음 더 다가섰다는 뜻이라고 해석했다. 스티븐 위트코프 미 대통령 특사의 크렘린 방문 이후 양국 간에는 이미 몇 가지 합의가 이뤄졌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이 합의는 크게 세 가지 버전으로 거론되고 있다.
우선, 트럼프 대통령이 돈바스 지역의 러시아 양도에 동의했고, 이 조건 하에서 푸틴 대통령은 휴전을 수락했다는 것이다. 혹은 전후가 바뀌었을 수도 있다. 이 버전은 서방 언론에 가장 널리 퍼져 있다.

두 번째 옵션은 크림반도의 러시아 영토 인정이다. 지난 5월 트럼프 대통령이 제시한 것으로, 당시 '미국 평화안'으로 불렸다. 푸틴 대통령은 이를 근거로 휴전을 수락하되, 곧바로 영토 분할과 서방의 제재 해제 등 다른 조건을 논의하는 평화협상에 들어가기로 했다는 것이다.우크라이나와 서방의 전문가들이 논의하고 있는 수준에 근접한 안이다.
마지막으로는 트럼프-푸틴 대통령이 미국의 '10일 최후통첩' 발령 이후 초래된 양국간 긴장을 완화하기로 했다는 설이다. 미국은 이번 회담을 통해 2차 관세 부과 조치를 철회하고, 러시아는 평화 열망을 보여주는 특정 조치를 취하는 과정을 담은 로드맵을 승인하거나, 공중 휴전을 제안하는 것이다. 우크라이나 전쟁을 멈춰 세우는 근본적인 방안이 아니어서 가장 현실성이 떨어진다.
시기적으로 협상 타결에 대한 기대감은 높아진 상태다.
최근 갤럽 여론조사에 따르면, 우크라이나 국민의 69%가 협상을 통해 모스크바와의 갈등을 신속하게 해결해야 한다고 응답했다. 그러나 적대 행위가 향후 12개월 이내에 끝날 것이라고 믿는 응답자는 25%에 불과했다.
러시아의 사회 마케팅 연구소(INSOMAR)의 여론조사에 따르면, 러시아 응답자의 20%는 알래스카 정상회담에서 미-러 양국이 우크라이나 갈등을 해결하고 중단시킬 수 있는 합의에 도달할 것이라고 봤다. 또 40%는 알래스카 정상회담을 적대 행위 종식을 위한 첫번째 단계라고 생각했으나, 25%는 협상이 결렬될 것이라고 답했다.
◇트럼프-푸틴 대통령 간의 과거 회담은
트럼프 대통령의 집권 1기(2017년~2021년)에 미-러 정상회담은 모두 6차례 열렸다. 2017년 7월 함부르크 G20 정상회의에서 처음 회담을 가진 것을 시작으로 그해 11월 베트남 APEC 정상회의에서 또 만났다. 그러나 특정한 의전 절차 때문에 정식 회담으로 이어지지 못했다. 푸틴 대통령은 실무자들을 질책했다.
3번째 만남은 2018년 7월 헬싱키에서 열린 미-러 정상회담이다. 두 정상은 양국 관계를 비롯해 시리아, 우크라이나, 러시아의 미국 대선 개입 의혹 등을 두루 논의했다. 하지만 공동 성명은 발표되지 않았다.
그해 11월 두 정상은 파리에서 열린 제1차 세계 대전 종전 100주년 기념식에서 네 번째로 만났다. 정상들의 오찬 중 두 정상은 서서 대화를 나눴다고 페스코프 대변인은 설명했다. 양측은 그해 12월 아르헨티나에서 열리는 G20 정상회의에서 만나기로 하고 회담 준비에 들어갔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이 아르헨티나행 비행기 안에서 흑해 케르치 해협에서 발생한 러시아 해군의 우크라이나 선박 납치 사건을 이유로 회담 연기를 발표했다. 하지만 현장에서는 우여곡절 끝에 5번째 만남이 성사됐다.
마지막이자 가장 최근의 만남은 2019년 6월 일본 오사카에서 이뤄졌다. G20 정상회의 기간 중 두 정상이 만나 이란, 우크라이나, 시리아, 베네수엘라 문제를 논의했다.
이진희 기자 jhman4u@buyrussia21.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