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 Jan 2026

미국 새 국가안보전략이 3차 미-우크라 마이애미 협상에 미칠 영향은 실질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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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일(현지 시간) 발표된 미국의 새 국가안보전략(NSS)은 북한에 대한 언급을 뺐다. 트럼프 미 행정부의 집권 1기와 다른 접근법(1기 때는 북한을 주요 적대국 중 하나로 언급/편집자)이다. NSS는 미국에서 새 행정부가 출범하면 외교안보 전략을 종합적으로 제시하기 위해 작성하는 보고서이니 트럼프 2기 행정부의 외교안보 정책을 가늠해볼 수 있는 청사진과 같다. 새 NSS의 기조로 볼 때 우리는 미국의 대북정책이 앞으로 달라질 것으로 우려할 수 밖에 없다.

특히 주목할 것은 미국의 새 NSS가 아시아 파트에서 "군사적 우위를 유지함으로써 대만 분쟁을 억제하는 것이 우선순위"라고 지적했다는 사실이다.

미국의 국가안보전략(NSS)
미국의 국가안보전략(NSS)

 

NSS가 우크라이나 전쟁에 대해서는 어떤 방향성을 제시하고 있을까? 미국이 우크라이나 평화 협상에 임하는 자세를 짐작해볼 수 있는 대목이다. 

우크라이나 매체 스트라나.ua는 5일 "미국의 새국가안보전략(NSS)은 28개항의 트럼프 대통령 평화 계획(평화안)이 키릴 드미트리예프 러시아 대통령 특별 보좌관 등의 영향을 받은 게 아니라 워싱턴의 전략적 노선에 따른 것임을 보여준다"고 지적했다. 미국의 최우선 과제가 우크라이나 전쟁을 조기에 종식시키고 러시아와의 관계에서 전략적 안정을 회복하는 것이라고 명시했기 때문이다.

그 이유를 이렇게 적었다.
△우크라이나 전쟁이 계속되면서 유럽 경제에 큰 피해가 발생하고 △돌발적인 상황 악화의 위험(러시아와 나토간 직접 충돌/편집자)이 있으며 △러시아와 관계를 안정시키고, 우크라이나의 전후 복구및 국가 존속을 보장해야 할 필요성이 있다. 

평화 계획 28개항에 반대한 유럽의 기본 정서와는 많이 다르다. 미국의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중국과 러시아보다 유럽을 더 강력하게 비판한 미국의 NSS에 유럽은 충격을 받았고, 역사의 흐름이 바뀌고 있다"고 썼다. NSS가 "미국의 우선순위는 다른 지역(특히 중국과 대만/편집자)으로 옮겨가고 있으며, 유럽의 위기(전쟁)를 해결하는 데 많은 노력과 자원을 투자해서는 안된다"고 주장한 것도 유럽에는 모욕적(?)이다.

NSS는 또 유럽을 향해 "트럼프 행정부는 불안정한 소수 정부에서 비현실적인 전쟁 기대를 품고 있는 유럽 관리들과 갈등을 빚고 있다"며 "상당수의 유럽 국민은 평화를 원하지만, 이러한 열망은 정책으로 구체화되지 않고 있으며, 이는 주로 이들 정부가 민주적 절차를 훼손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나아가 "이는 미국에도 전략적으로 중요한 문제"라며 "유럽 국가들이 정치적 위기에 빠지면 개혁을 이룰 수 없기 때문"이라고 명시했다. 

미 플로리다주 마이애미에서 열린 미-우크라 2차 협상/사진출처:텔레그램@umerov_rustem
미 플로리다주 마이애미에서 열린 미-우크라 2차 협상/사진출처:텔레그램@umerov_rustem

스트라나.ua는 "우크라이나에게 상당한 양보를 요구하는 미국의 새 평화안은 신속한 종전을 최우선으로 한 미국의 새 안보전략과 일치한다"면서 "러-우크라 당사자 중 한 쪽의 상당한 양보를 전제로만 가능하다"고 내다봤다. 이 대목에서 우려한 것은, 전선에서 주도권을 쥐고 있는 러시아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미국의 수단이 현실적으로 거의 없고, 전쟁의 확대도 피해야 하는 만큼 미국은 앞으로 대(對)우크라 압력을 더욱 높일 것이라는 점이다.
미국이 키예프(키이우)의 정책 방향을 바꿀 수 있는 영향력을 지니고 있다는 데에는 많은 전문가들이 동의한다. 평화협상에서 미국이 △영토(도네츠크주) 양보와 △동결된 러시아 자산의 활용 △나토(NATO) 가입 금지 등 핵심 쟁점에서 우크라이나의 동의를 강요하거나, 우크라-유럽의 의견을 묵살하는 방향으로 나아갈 수 있다고 보는 이유다. 

미국의 새 안보전략에 따르면 러-우크라 평화협상의 또다른 쟁점인 우크라이나의 향후 안보보장 분야에서도 전쟁 재발시 미국의 참전이나 전폭적인 지원을 약속할 가능성은 낮다고 스트라나.ua는 내다봤다. 

스트라나.ua는 5일 하루를 정리하는 기획기사 중 '우크라이나와 미국 새 전략'(Украина и новая стратегия США)코너에서 "미국에서는 어제와 오늘(5일) 우메로프 국가안보회의(우리의 국가안보실 격) 서기(장관급)이 이끄는 우크라이나 대표단이 위트코프 미 대통령 특사-대통령 맏사위 쿠슈너 등과 트럼프 대통령의 평화안에 대해 논의했다"며 "루비오 미 국무장관이 참석한 이전 회담(제네바 1차, 마이애미 2차/편집자)과는 달리 매우 실질적인 논의가 이뤄지고 있을 것"으로 관측했다. 하지만 이전과는 달리 언론에는 그 내용이 전혀 공개되지 않는다고 했다. 미국이 건넨 평화계획 28개항이 곧바로 언론에 알려지면서 제네바에서 열린 미-우크라 후속회담에서 미국 측이 우크라이나 측에 내용 유출을 강하게 문제삼았기 때문이다. 회담을 앞두고 언론에 내용을 흘려 '트럼프 대통령이 푸틴의 러시아를 돕고 있다'는 선입관을 만들고, 백악관의 손발을 묶는 결과를 초래했다는 이유에서다. 

마이애미에셔 열린 미-우크라 협상이 끝난 뒤 기자앞에서 선 루비오 미 국무장관과 우메로프 우크라 안보회의 서기/사진출처:페이스북 
마이애미에셔 열린 미-우크라 협상이 끝난 뒤 기자앞에서 선 루비오 미 국무장관과 우메로프 우크라 안보회의 서기/사진출처:페이스북 
3차 미-우크라 마이애미 협상 이틀째 회의가 끝난 뒤 미 국무부 홈페이지에 오른 발표문/캡처
3차 미-우크라 마이애미 협상 이틀째 회의가 끝난 뒤 미 국무부 홈페이지에 오른 발표문/캡처

놀랍게도 마이애미에서 사흘째(4, 5, 6일) 진행 중인 미-우크라 협상에서 흘러나오는 소식은 일체 없다.
이틀째 협상이 끝난 뒤 미 국무부는 홈페이지에 "합의를 위한 실질적 진전은 긴장 완화와 살상 중단 조치 등 러시아의 태도에 달려 있다"며 "우크라이나의 전후 안보 조치의 틀과 '억지력'에 대해서도 논의했다"고 썼다. 정작 미국의 현장 협상 대표들로부터 나온 발언은 없고, 루비오 미 국무장관은 회의에 참석조차 하지 않았다.

스트라나.ua는 6일 "양국 협상대표들 간에는 매우 본질적인 논의가 이루어지고 있지만, 주변은 온통 침묵뿐"이라고 평가했다.

하지만 협상에서 양측이 그동안 알려진 핵심 쟁점의 타결을 시도하고 있을 것이라는 점은 누구나 예상 가능하다. 돈바스 철군과 나토 가입 거부, 러시아 동결자산 운영, 그리고 젤렌스키 대통령의 정치적 미래(선거 실시 시기및 현 대통령의 출마 여부/편집자) 등이다. 

그나마 조금씩 흘러나온 것은 러시아 동결자산 활용 문제다. 블룸버그 통신은 5일 미국은 협상에서 유럽연합(EU)이 추진하는 '배상금 대출'을 반대했다고 보도했다. 프리드리히 메르츠 독일 총리가 전날(4일) "유럽이 보유한 러시아 자산을 미국에 넘길 수 없다"며 "미국 정부도 이 사실을 알고 있으며, 독일 정부도 협상에서 같은 입장을 취하고 있다"고 강조하고, 5일에는 배상금 대출을 반대하는 바르트 드 베버 벨기에 총리를 만나 설득한 데 대한 대응으로 보인다. 미국의 새 평화안에는 러시아의 자금 동결 조치를 해제한 뒤 미국의 통제 하에 일부는 우크라이나의 전후 복구, 일부는 미-러 투자 재원으로 쓴다고 되어 있다. 미국으로서는 이를 위해 유럽의 '배상금 대출' 시도를 막는 게 급선무다. 

스트라나.ua는 "벨기에 외에도 헝가리, 슬로바키아가 배상금 대출에 반대하고 있다"며 "미국이 실제로 EU의 배상금 대출을 차단하기 위해 압력을 가한다면 EU 회원국들 중 반대 세력의 수는 더 늘어날 수 있다"고 예상했다.

유럽에서 많은 사람들이 이미 공개적으로 우크라이나가 평화를 얻기 위해 어려운 양보를 해야 한다고 말하기 시작한 가운데, 유럽의 '배상금 대출'이 무산되고, 새 NSS를 바탕으로 한 미국의 평화 압력이 거세질 경우, 우크라이나에게 남은 선택은 오로지 하나뿐이 아닐까 싶다. 

이진희 기자 jhman4u@buyrussia21.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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