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 May 2026

우크라 드론의 러 우랄 지역 장거리 폭격, 진짜 가능해? 어떻게? 발트해 석유 수출항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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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크라이나는 이란 전쟁으로 급등한 국제 유가로 큰 이익을 얻고 있는 러시아의 수익 확대를 막기 위해 러시아 석유 수출항및 석유 시설을 연일 때리고 있다.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지난달(4월) 29일 미 TV 채널 뉴스맥스와의 인터뷰에서 '우크라이나의 러시아 석유 시설 공격이 세계 에너지 가격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질문에 "러시아의 에너지 인프라를 공격하는 것이 바람직하지 않을 수 있다는 의견을 동맹국(파트너)들로부터 받았다"면서 "그러나 우리는 계속 대응(공격)할 것"이라고 답변했다. 이란 전쟁으로 세계 원유 시장에 나오는 물량이 부족한 마당에, 러시아의 석유 시설 공격은 이를 더욱 악화시킨다는 서방 동맹국들의 우려를 무시하겠다는 것이다.

이에 앞서 지난 3월 말에는 러시아 에너지 시설에 대한 공격 강도를 줄여달라는 서방 동맹국들의 요청을 직접 공개하기도 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의 고집 때문일까? 우크라이나 드론은 전선에서 1천㎞ 이상 떨어진 러시아 우랄산맥 인근의 페름 크라이(주·州)와 스베들로프주(州) 소재 석유 시설을 최근 잇따라 공격했다. 페름은 기계공업, 석유·화학공업, 목재 가공, 군사 산업 등이 발달한 곳으로, 제2차 세계대전 당시 탱크 공장이 들어서기도 했다. 산업단지에 인재를 공급하는 페름공과대학은 러시아의 유명 공과대학중 하나. 연해주에 살던 고려인 자녀들이 머나먼 모스크바와 상트페테르부르크 대신 선택한 대학이 바로 페름공대로 알려져 있다. 

 

날아가는 드론의 모습/영상 캡처
날아가는 드론의 모습/영상 캡처

우랄산맥 동쪽의 스베들로프주는 냉전 시절 서방 진영과의 전쟁을 대비해 구축된 각종 군수·에너지·산업 물품의 생산및 공급지였다. 우랄산맥 깊숙이 숨겨진 산업시설을 서유럽에서 공격하기가 쉽지 않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전쟁의 양상은 달라졌고, 우크라이나군이 장거리 드론을 북동쪽으로 날리면서 페름주와 스베들로프주 에너지 인프라들이 피해를 면치 못하고 있다.

우크라이나 매체 스트라나.ua에 따르면 우크라이나 보안국(SBU)은 지난(4월) 30일 알파 특수작전센터 소속 드론들이 러시아 페름 크라이(주)에 있는 루코일 소유의 정유시설인 루코일-페름네프테오르그신테즈를 반복 공격했다고 발표했다. 루코일-페름네프테오르그신테즈는 연간 약 1,300만 톤(t)의 생산 능력을 갖춘 러시아 최대 규모의 정유 시설 중 하나로, 민간 부문과 러시아 군에 연료를 공급한다. 

우크라이나 드론의 공격 목표는 이 정유 공장 원유 정제의 핵심 설비인 AVT-4 장치로, 진공 증류탑과 대기압 증류탑에 불이 나 원유 1차 처리 핵심 설비가 가동 중단됐다고 SBU는 주장했다. 또 루코일-페름네프테오르그신테즈에 원유를 공급하는 송유관 기업 트랜스네프트의 펌프 시설(LPDS, 송유 펌프장)에도 큰 화재가 발생했다고 했다. 우크라이나 드론은 전날(29일)에도 트랜스네프트 원유 펌프 시설을 공격했다. 

주목할 것은 루코일-페름네프테오르그신테즈는 우크라이나에서 무려 1,500㎞ 이상 떨어진 곳이라는 사실이다. 통상적인 드론으로는 가까이 가기도 힘든, 우크라이나에서 아주 멀리 떨어진 곳인데, 무슨 드론으로 러시아 에너지 시설을 타격했을까? 

러시아 페름 크라이의 위치. 맨 왼쪽 아래에 키예프, 하르코프, 드네프르, 자포로제, 도네츠크 등 우크라이나 도시들이 보인다. 한 눈으로도 페름이 우크라이나에서 모스크바 보다 훨씬 멀다/출처:얀덱스 지도
러시아 페름 크라이의 위치. 맨 왼쪽 아래에 키예프, 하르코프, 드네프르, 자포로제, 도네츠크 등 우크라이나 도시들이 보인다. 한 눈으로도 페름이 우크라이나에서 모스크바 보다 훨씬 멀다/출처:얀덱스 지도

러시아 일간지 모스코프스키 콤소몰레츠(MKRU)는 지난 29일 페름 공격에 동원된 우크라이나 드론은 연료 탱크를 추가로 단 중형 '류티(-AN196) 자폭 드론'이라고 보도했다. 러시아 군사전문 블로그 '샷(SHOT)'에 따르면 '류티 드론'은 개조를 통해 최대 비행 거리를 기존의 약 1,500㎞에서 최소 300㎞ 더 늘렸다고 한다. 

앞서 스베들로프주의 예카테린부르크와 첼랴빈스크 등지에도 우크라이나 자폭 드론이 날아와 건물에 화재가 발생하고 손상됐는데, 우크라이나 언론 매체들은 일제히 "우크라이나 장거리 드론이 25일 우크라이나에서 1,800㎞ 이상 떨어진 러시아 영토(스베르들로프주)를 공격했다"고 주장한 바 있다. 

이 공격으로 예카테린부르크에 있는 알마즈-안테이 그룹 계열의 방산 무선 및 항법 장비 제조업체 ‘벡터’와 여러 채의 아파트가 손상을 입은 것으로 우크라이나 언론은 전했다. '벡터'는 미국과 우크라이나의 제재 대상 기업이라고 한다. 또 첼랴빈스크에서는 현지 제철소와 고등군사항공항법학교 인근에서 화재가 발생한 것으로 알려졌다. 두 도시는 우크라이나 동부 전선에서 약 2,000㎞ 이상 떨어져 있다. 

세르게이 쇼이구 러시아 국가안보회의 서기(사무총장, 장관급, 전 국방장관)는 “오랫동안 공격 범위에서 벗어난 지역으로 여겨졌던 우랄 지역이 우크라이나의 드론 사정권에 들어갔다”며 “러시아의 어떤 지역도 이제 안전하다고 느낄 수 없다”고 우려를 표명하기도 했다.

우크라이나 장거리 비행 드론 류티-AN196/사진출처:우크라 국방부
우크라이나 장거리 비행 드론 류티-AN196/사진출처:우크라 국방부

우크라이나의 '류티 드론'이 무려 2,000㎞를 날아가 목표를 정확하게 타격할 만큼 우수한 게 사실일까?
러시아 일부 전문가들은 의문을 제기한다.
러시아 매체 '아르구멘티 이 팍티'(논쟁과 사실, AiF, 구소련시절 유명 잡지)는 우크라이나 드론의 우랄 지역 타격 직후인 지난 25일 러시아 공군의 공훈 조종사인 블라디미르 포포프 소장의 인터뷰를 통해 우크라이나 드론의 공격 루트로 세 가지 경우의 수를 제시했다. 

우선, 우랄 지역에서 가까운 카자흐스탄에서 발사되었을 가능성이다. 포포프 소장은 "사보타주(비밀 폭파 작전) 그룹이 드론 부품을 카자흐스탄의 광활한 초원으로  반입한 뒤 조립해 발사하고 있을 것"이라며 "국경 근처에서 발사하면 우랄 산맥을 거쳐 목표물을 맞출 수 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두번째는 발사 장소가 카자흐스탄과 가까운 러시아 오렌부르크 초원 지역이었을 가능성이다. 포포프 소장은 "사보타주 그룹이 우랄 지역 남부인 오렌부르크 초원에서 드론을 발사될 경우, 드론은 우랄 산맥을 따라 비행하며 방공망을 피해 목표물에 도달할 수 있다"고 말했다.

지난해(2025년) 6월 러시아 핵전력을 공격한 우크라이나 SBU의 '거미줄 작전'을 감안하면, 우크라이나 측이 러시아 영토에서 드론을 운용했을 가능성도 없지 않다. '거미줄 작전'이란 한 운전사가 아르춈(37)으로 알려진 사업가로부터 의뢰받은 화물 트럭을 몰고 러시아 서북단 무르만스크의 올레냐 공군기지 인근 주유소까지 갔는데, 갑자기 트럭에 실린 목조 주택의 지붕이 열리면서 자폭 드론이 올레나 공군기지의 핵무기 수송 전폭기를 때린 사보타주를 말한다. 또 다른 운전사도, 역시 아르춈의 의뢰를 받아 트럭을 몰고 이르쿠츠크로 가 어느 카페 근처에 주차했는데, 트럭에서 드론이 튀어나왔다.

포포프 소장은 우크라이나 장기 비행 드론의 존재를 가장 가능성이 낮은 세 번째 경우로 꼽았다. 그는 "키예프는 자국 드론이 최대 1,500㎞까지 비행할 수 있다고 주장한다"며 "드론의 크기를 고려할 때, 그 정도 비행에는 연료만 충분하면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추가 연료통을 단 '류티 드론'의 존재를 조심스럽게 인정한 것이다. 

투입된 우크라이나 장거리 드론에 관한 또다른 주장도 있다.
드론 방어 시스템을 집중 개발하는 러시아 IT 군사 기업 NPP의 이고르 포타포프 대변인은 "우크라이나군이 5만 달러 상당의 드론 'FP-1'을 페름 공습에 도입했다"며 "항속거리를 늘리기 위한 신형 엔진 시험 비행의 일환"이라고 추측했다. 우크라이나 군수산업체 '파이어 포인트'(Fire Point)가 개발한 FP-1 드론은 우크라이나 장거리 드론 수요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우크라이나 파이어 포인트사가 개발한 장거리 드론 FP-1 2025년 형/사진출처:wsem.ru
우크라이나 파이어 포인트사가 개발한 장거리 드론 FP-1 2025년 형/사진출처:wsem.ru
우크라이나 장거리 드론 FP-1의 제원/사진출처:wsem.ru
우크라이나 장거리 드론 FP-1의 제원/사진출처:wsem.ru

러시아 매체 프셈닷루(всем.ру, wsem.ru)에 따르면 드미트리 리호보이 우크라이나군 총참모부 대변인은 지난해(2025년) 기자 간담회에서 "2025년 8월~9월 작전에 투입된 장거리 드론 중 FP-1 드론이 차지하는 비율이 56%를 차지한다"며 FP-1 드론과 류티 드론의 장단점을 설명했다. 그는 "FP-1 드론은 경쟁 기종(류티)보다 가격이 3배나 저렴해 같은 예산으로 더 많은 물량을 확보할 수 있다"고 말했다. 

FP-1 드론의 첫 실전 비행은 2023년 9월에 시작됐는데, 지난해(2025년)에는 거의 매달 러시아 본토 공격에 투입됐다고 한다. 지난 2월 25일에도 60㎏의 폭발물을 매단 FP-1 드론이 러시아 중부 스몰렌스크주(州) '도고로부즈' 화학 공장을 공격했다.

우랄 지역 공격에 앞서 우크라이나 드론이 발트해 연안 러시아 석유 수출항 프리모르스크와 우스트루가 항구를 집중 타격한 지난 3월 말, 러시아와 발트 3국(라트비아 에스토니아 리투아니아) 간에는 드론의 비행 루트를 놓고 첨예한 신경전이 벌어졌다. 러시아 군사 전문가들이 우스트루가 항구에서 불과 25㎞ 떨어진 에스토니아 영공에서 우크라이나 드론이 날아오고 있다고 지적하며, 발트 3국이 우크라이나 드론에게 영공을 열어줬다고 비판한 것. 이에 라트비아 국방부는 3월 27일 "우크라이나가 발트 연안국 영토를 이용해 러시아로 드론을 발사하고 있지 않다"며 모스크바 측의 주장을 '정보 공작'으로 몰아세웠다.

하지만 발트 3국에서 우크라이나 드론이 여러 대 추락한 것으로 확인돼 누군가는 거짓말을 한 것으로 추측된다. 발트 3국은 우크라이나 드론이 러시아의 전자전(EW) 시스템에 의해 항로를 이탈하고, 자국 영토에 떨어졌다고 주장했다. 

발트 3국과는 달리 핀란드 공군은 3월 29일 영해로 접근하는 여러 대의 저속 비행 물체(드론)를 포착해 추적했더니, 핀란드 영공에 진입한 물체 중 하나는 우크라이나제 류티-AN196 드론으로 확인됐다고 발표했다. 

이후 러시아 외무부는 지난달(4월) 초 발트해 인근 국가들을 향해 "우크라이나 드론의 영공 통과를 계속 허용할 경우 보복 공격을 받을 수 있다"고 경고했다.

상트페테르부르크 인근에 있는 발트해 연안 러시아 석유수출항 우스트루가. 맨 아래 르보프, 키예프, 하르코프 등 우크라이나에서 우스트루가 항구를 공격하려면 벨라루스(지도 중간에 민스크)나 러시아 영공(오른쪽 큰 글씨 모스크바)을 지나가든, 폴란드(르보프 위쪽 도시가 바르샤바), 발트3국 영공을 통과해야 한다. 우스트루가는 에스토니아 영공에서 불과 25km 떨어져 있다/출처:얀덱스 지도
상트페테르부르크 인근에 있는 발트해 연안 러시아 석유수출항 우스트루가. 맨 아래 르보프, 키예프, 하르코프 등 우크라이나에서 우스트루가 항구를 공격하려면 벨라루스(지도 중간에 민스크)나 러시아 영공(오른쪽 큰 글씨 모스크바)을 지나가든, 폴란드(르보프 위쪽 도시가 바르샤바), 발트3국 영공을 통과해야 한다. 우스트루가는 에스토니아 영공에서 불과 25km 떨어져 있다/출처:얀덱스 지도

프리모르스크와 우스트루가 두 항구는 러시아 해상 원유 수출의 40% 이상을 차지하는 주요 수출 거점이다. 지도를 보면 우크라이나 드론이 러시아 방공망을 피해 단거리로 발트해 두 항구를 타격하기 위해서는 폴란드는 물론, 에스토니아와 라트비아 등 발트해 인접 국가들의 영공을 통과해야 한다. 

주요 수출항구 뿐만아니라 러시아 수도 모스크바도 늘 우크라이나 드론 공격의 위협 속에 들어가 있다. 현지 언론에 따르면 세르게이 소뱌닌 모스크바 시장은 거의 매일 모스크바로 날아오는 드론 몇 개 혹은 10여개를 격추했다고 발표한다. 

러시아에게 앞으로의 문제는 장거리 비행 드론이 아니라 우크라이나의 미사일 공격이 될 가능성이 높다. 

전시회에 선을 보인 우크라이나 신형 탄도 미사일 FP-9 모형. 왼쪽은 현재 생산 중인 FP-7 미사일/사진출처:스트라나.ua
전시회에 선을 보인 우크라이나 신형 탄도 미사일 FP-9 모형. 왼쪽은 현재 생산 중인 FP-7 미사일/사진출처:스트라나.ua

스트라나.ua는 지난달(4월) 27일 하루를 정리하는 기획 기사 중 '전황' 코너에서 "우크라이나는 조만간 모스크바에 대한 미사일 공격을 위협하고 있다"며 "공격에 투입될 신형 탄도 미사일 'FP-9'의 모형이 한 전시회에서 공개됐다"고 전했다. FP-9 탄도 미사일은 사거리가 최대 855㎞로, 모스크바까지 날아갈 수 있다. 현재 생산 중인 FP-7 미사일은 사거리가 최대 300㎞에 불과하다. 우크라이나 방산업체 '파이어 포인트'는 FP-9 미사일의 생산이 올 여름부터 시작될 것이라고 알렸다. 올해 가을쯤에는 모스크바를 향해 날아오는 우크라이나 탄도 미사일을 목격할 수 있을지도 모른다.

이진희 기자 jhman4u@buyrussia21.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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