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 May 2026

러시아 차세대 우주 발사체(로켓) 시험 발사 성공-소유즈-5 로켓의 모든 것

러시아가 지난(4월) 30일(현지 시간) 새로운 중형 우주 발사체(운반 로켓, 이하 로켓) ‘소유즈-5’를 처음으로 시험 발사하는데 성공했다. rbc 등 러시아 언론에 따르면 러시아 국영 우주기업 로스코스모스(Roscosmos, 연방우주국의 후신)는 모스크바 시간으로 4월 30일 오후 9시(한국 시간 5월 1일 오전 3시)께 카자흐스탄 바이코누르 우주기지 45번 발사대에서 '소유즈-5' 로켓을 성공적으로 발사했다고 발표했다. 러시아에서는 10여년 만에 개발된 차세대 신형 로켓의 첫 번째 시험 발사였다.

모의 탑재체(유·무인 우주선과 인공위성 등과 같은 화물)를 단 소유즈-5 로켓의 1단과 2단 엔진이 정상적으로 작동했고, 모의 탑재체는 예정된 준궤도 비행을 한 뒤 태평양으로 떨어졌다. 준궤도 비행은 지구를 도는 순환궤도에 진입하지 않고 일정 높이에 다다른 뒤 떨어지는 비행 경로를 말한다. 드미트리 바카노프 로스코스모스 대표는 1일 "세계에서 가장 강력한 액체 연료 엔진을 장착한 소유즈-5의 첫 발사 시험이 성공한 오늘은 특별한 날"이라며 "소유즈-5의 가장 큰 특징은 저렴한 비용으로 탑재체를 원하는 궤도에 매우 정확하게 운반할 수 있다는 점"이라고 말했다. 탑재체를 쏘아올리는데 ㎏당 30만 ​​루블(약 550만원)이면 충분하다고 하니 진짜 저렴하다.

소유즈-5는 화물을 운반하거나 인공위성을 태양동기궤도(아리랑 위성과 같은 기상관측용, 정찰용 위성이 주로 사용하는 궤도/편집자)와 고타원궤도(지구에서 가깝게는 500km, 멀게는 5만km의 거리로 지구를 도는 타원형 비정지 궤도. GPS와 위성 DMB 서비스용으로 주로 쓰인다/편집자), 정지궤도(적도 상공 3만6,000km의 원형 궤도로, 통신및 방송 위성이 주로 사용한다/편집자)에 올려놓을 수 있도록 설계됐다. 저궤도에는 최대 17톤(t), 정지궤도에는 최대 2.5톤의 화물을 실어나를 수 있다. 로켓의 길이는 페어링의 종류에 따라 63.7~65.9m, 지름 4.1m, 무게 약 532톤이다.

소유즈-5 발사는 원래 2025년 말로 예정되었으나 기술적인 이유 등으로 2026년 3월, 또 4월로 연기됐다. 바카노프 대표는 4월 1일 러시아 연방평의회(상원)에서 소유즈-5를 곧 발사할 것이라고 알렸고, 열흘 후(11일)에는 세계 최초의 우주 비행(1961년 4월 12일) 65주년 기념일을 하루 앞두고, 푸틴 대통령에게 소유즈-5를 소개했다. ​로스코스모스 홈페이지에 따르면 로스코스모스는 올해 들어 총 7차례 각종 우주 로켓를 발사했다. 소유즈-2.1a 3회, 소유즈-2.1b 2회, 프로톤-M과 앙가라-1.2가 각각 1회씩이다. 지난해(2025년)에는 총 17회의 로켓 발사에 성공했다. 

소유즈-5 발사가 이뤄진 바이코누르 우주기지(байконур космодром)는 소련 붕괴 이후 소유권이 중앙아시아 카자흐스탄으로 넘어갔으나, 러시아는 임대 협정을 통해 계속 운영해 왔다. 카자흐스탄은 지난 2021년 바이코누르 임대를 2050년까지 연장했다. 이 곳은 세계 최초의 우주 비행사 유리 가가린이 65년 전 우주선 '보스토크 1호'를 타고 우주 비행을 한, 역사적인 장소다. 소유즈-5를 개발한 곳은 로스코스모스 산하 우주 기업 '에네르기아'다. 러시아 남부 사마라에 있는 '프로그레스 로켓 우주센터'와 모스크바 인근의 힘키에 있는 '에네르고마쉬' 등도 개발 과정에 힘을 합쳤다. 

그 시작은 2004년 친환경 신형 로켓 개발과 이를 발사할 수 있는 바이코누르 우주기지의 현대화를 겨냥한 러-카자흐 공동 프로젝트 '바이테렉'(Байтерек, Baiterek)이다. 우주 로켓 콤플렉스(Космический ракетный комплекс·КРК, SRC 즉 우주 로켓 발사 기지)는 발사체와 지상 인프라, 기술 장비, 그리고 발사 준비 및 우주선의 궤도 진입을 조종하는 관제탑 등 부대 시설들로 구성된다. 통상 하나의 SRC(우주 기지)에서는 같은 계열의 다양한 로켓을 발사할 수 있다.

바이테렉 프로젝트는 원래 '앙가라' 로켓을 발사하기 위해 설계됐다. 그러나 2012년 카자흐스탄 우주국 카즈코스모스(Kazcosmos)의 탈가트 무사바예프 국장이 '앙가라'를 러-우크라가 공동 개발한 '제니트' 로켓으로 교체할 것을 제안했고, 이듬해(2013년) 바이테렉 프로젝트는 '제니트' 발사용으로 변경됐다. 이 계획은 불행하게도 2014년 우크라이나 동부 내전(우크라이나 돈바스 지역 러시아계 주민들의 독립 운동에 따른 유혈 분쟁/편집자)으로 무산됐다. 


이후 러시아는 '피닉스 개발 프로젝트'를 세워 2025년까지 완료하기로 했다. 피닉스 프로젝트 예산은 당시 300억 루블이었으나, 결과적으로는 2배가 넘는 611억 9천만 루블(물가 상승률을 감안한 2018년 기준 통계)이 들어갔다. '피닉스'라는 명칭도 2018년 '이르티쉬'로, 또 '소유즈-5'로 바뀌었다. 개발에 공동 참여한 카자흐스탄에서는 '순카르'(매라는 뜻)로 불렀다. 소유즈-5의 정식 명칭은 소유즈-5/순카르 우주 발사체(로켓)다. 소유즈-5의 모형은 2015년 모스크바 외곽 주코프스키에서 열린 국제항공우주박람회(MAKS-2015)에 처음 전시됐다. 당시 '프로그레스 로켓 우주센터'의 알렉산드르 키릴린 대표는 "소유즈-5가 기술적 단순성이라는 장점을 가지고 있으며, 기존의 소유즈-2보다 연료가 절반밖에 사용되지 않는다"며 엔진 효율성을 강조했다. 또 "소유즈-5는 '제니트' 로켓 계열의 개량형이 아니라 완전히 새로운 로켓"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앞서 러시아는 카자흐스탄 측에 바이코누르 우주 기지의 '제니트' 로켓용 발사 인프라를 '소유즈-5'로 재활용하자고 제안했다. 이에따라 러시아는 '소유즈-5' 로켓을 개발하고 발사 기술 시스템을 현대화하는 엔지니어링 파트를, 카자흐스탄은 바이코누르 기지 인프라 구축을 맡았다. 소유즈-5 로켓 모형을 선보인 뒤 2019년 드미트리 로고진 당시 로스코스모스 대표는 새 로켓(소유즈-5)의 목표를 세계 상업 우주 시장 공략으로 내세웠고 후임인 유리 보리소프 대표는 2024년 "바이테렉 프로젝트가 상업적으로 성공할 것이며, 새 로켓은 미국과 유럽의 다른 로켓과 상당히 경쟁력이 있다"고 주장했다.

그 이유는 수석 설계자인 알렉산드르 체레반의 입에서 찾을 수 있다. 그는 2020년 "러시아에서 개발된 제어및 전기 시스템을 '소유즈-5'에 적용하고, 로켓 연료통 제작에는 알루미늄 합금 1580을 처음으로 사용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또 "로켓 1단은 에네르고마쉬에서 개발된 액체 RD-171MV 엔진을, 2단은 로스코스모스 산하 보로네시 화학 자동화 설계국이 개발한 액체 RD-0124MS 엔진을 사용해 나프틸+액체 산소(산화제) 연료로는 최고의 성능을 제공한다"며 "세계 최고 수준의 비추력(연료 대비 효율성) 특성을 가진 엔진"이라고 강조했다. 그 결과, 소유즈-5는 기존의 소유즈-2 계열보다 두 배나 많은 화물(약 17톤, 소유즈-2는 8톤)을 탑재할 수 있다고 했다. 러시아 매체 rbc는 '소유즈-5'와 동급의 해외 로켓으로 유럽우주국(ESA)가 개발한 아리안 6호와 미국의 팰컨 9호를 들었다. 팰컨 9호는 중형 발사체로, 아리안 6호는 중형 및 대형 발사체로 분류된다.

2024년 처음 발사된 아리안 6호는 최대 화물 10톤을 탑재할 수 있는 중형 발사체인 아리안 6-2와 최대 21톤의 화물을 저궤도에 올릴 수 있는 아리안 6-4로 구분된다. 아리안 6호는 지난 4월 30일 아마존의 레오 위성 32개를 싣고 발사됐다. 팰컨 9는 미 우주기업 스페이스X에서 개발한 2단 발사체로, 1단은 회수해 재사용이 가능한 게 특징이다. 약 22톤의 탑재체를 저궤도에 실어 나를 수 있어 상업용 위성, 유인 우주 탐사, 화물 수송 등에 사용되고 있다.

이진희 기자 jhman4u@buyrussia21.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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