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 Aug 2026

'골판지 시위'속 젤렌스키 대통령의 대선 경쟁력은? 주요 경쟁자들에게 밀려

키릴 페도로프 우크라이나 국방장관의 복귀를 요구하는 소위 '골판지 시위'(골판지에 요구 사항을 적어 거리로 나온다는 뜻으로 만들어진 용어/편집자)가 3주째 계속되는 가운데, 지금 대선이 실시될 경우 젤렌스키 대통령이 결선투표에서 잘루즈니 전 군총사령관(현 주영 대사) 등 주요 경쟁자들에게 패배할 것이란 여론조사 결과가 6일 나왔다. 
우크라이나 매체 스트라나.ua에 따르면 우크라이나 사회마케팅연구센터 '소시스'(러시아어로는 Социс·소찌스)가 7월 28일~8월 2일 실시한 여론 조사 결과, 1차 투표에서 젤렌스키 대통령은 잘루즈니 전 총사령관과 거의 비슷한 득표율(22.3% 대 21.4%)이지만 1위를 차지할 것으로 나왔다.  

1차 투표에서 과반 득표자가 나오지 않을 경우, 득표율 1·2위 후보가 결선투표를 치르게 되는데, 이때 양자대결에서는 젤렌스키 대통령이 잘루즈니 전 총사령관에게 33.8% 대 66.2%의 큰 격차로 패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또 다른 잠재 후보들인 부다노프 대통령 실장(전 우크라이나군 정보총국·GUR 국장)에게는 39.7% 대 60.3%로, 페도로프 전 국방장관에게도 36.2% 대 63.8%로 패했다. 이번 조사는 크림반도 등 러시아 점령지와 교전 중인 지역을 제외한 우크라이나 전역에서 2,000명을 대상으로 실시됐다.

앞서 이 기관이 지난 8월 실시한 여론조사에서도 젤렌스키 대통령은 주요 경쟁자들에게 패배하는 것으로 나타난 바 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2024년 5월로 임기 5년이 끝났지만 계엄령으로 대선이 실시되지 못해 계속 대통령 직무를 수행하고 있다. 이에 러시아 측은 그의 임기가 이미 만료됐다며 그를 우크라이나의 합법적인 대통령으로 인정할 수 없다는 주장을 펴고 있다. 

주요 정치인에 대한 대국민신뢰도(지지도) 조사에서 젤렌스키 대통령은 페도로프 전국방(1위), 잘루즈니 전총사령관(2위), 드라파티 신임 총사령관(3위), 부다노프 대통령 실장(4위) 등에 밀려 9위로 처졌다/사진출처:스트라나.ua 캡처  
같은 여론조사에서 젤렌스키 대통령의 대(對)국민 신뢰도(지지도)는 9위로 추락했다. 그의 지지도는 1%를 기준으로 할 때 0.42%로, 페도로프 전 국방장관(0.63), 잘루즈니 전 군최고사령관(0.61), 드라파티 현 군최고사령관(0.60)과 부다노프 대통령 비서실장(0.59)에도 미치지 못했다. 

페도로프 장관 지지 세력들은 이같은 조사 결과를 적극적으로 홍보하고 있는 가운데, 페도로프 전 장관은 6일 세르게이 스테르넨코 전보좌관과의 인터뷰 형식을 통해 오는 18일까지 자신의 장관직 복귀 여부를 결정할 것을 대통령에게 요구했다. 그는 복귀가 이뤄지지 않을 경우, 골판지 시위대와 함께 대통령에 대한 압력을 더욱 강화할 뜻을 내비쳤다. 사실상 최후통첩이다.

그러나 젤렌스키 대통령은 그를 국방장관에 복귀시킬 의사가 전혀 없다는 점을 여러 차례 분명히 밝혔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또 키예프를 방문한 신임 영국 국방장관과의 회담에 잘루즈니 주영 대사를 배석시키지 않는 등 사실상 정적 격인 잘루즈니 대사를 홀대했다는 분석도 나왔다. 젤렌스키 대통령이 3일 해외공관장(대사들)들과의 연례 회의 후 찍은 단체 사진에서도 잘루즈니 대사는 가장 뒷줄에, (해임된) 올가 스테파니시나 주미 대사는 대통령 옆 앞줄에 서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이 사진은 스테파니시나 대사가 해임되기 이틀 전에 찍은 것이다.

젤렌스키 대통령과 해외공관장(대사)들과의 연례 회의후 찍은 기념사진. 잘루즈니 주영 대사는 제일 뒷줄(붉은 색 화살표)에 서 있다/사진출처:우크라 매체 스트라나.ua
잘루즈니 대사도 지지 않고 "러시아군은 우크라이나에 이전된 거의 모든 나토 무기에 대응하는 법을 습득했다"(6일, 우크라이나 위기 미디어센터 주최 포럼), "우크라이나는 절대로 나토(NATO) 회원국이 될 수 없을 것이다"(3일, 우크라 공관장 회의 발언), "(일부 서방 외신의 평가에도 불구하고) 러시아는 전쟁에서 지고 있지 않다"(7월 8일, 영 일간 텔레그래프 기고)고 주장하는 등 젤렌스키 정부의 신경을 건드리고 있다.  

또 같은 소시스 여론 조사에 따르면 우크라이나 국민의 약 70%가 유럽연합(EU) 가입에, 60% 이상이 나토 가입에 찬성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EU 가입에 반대한다는 응답은 22.2%였으며, 투표하지 않겠다거나 아직 결정하지 못했다는 응답은 8.7%였다. 이같은 결과는 앞서 실시된 여론조사보다 낮은 수치이나, 최근 2년간 실시된 조사 가운데 최저 수준은 아니라고 한다. 

나토 가입에 대한 반대 의사는 29.5%였는데, 투표하지 않겠다거나 아직 입장을 정하지 못했다는 응답은 9.4%였다. 나토 가입 지지율은 소시스의 직전 두 차례 조사와 비교하면 소폭 상승한 것으로 파악됐다. 하지만 최근 2년간의 전반적인 흐름은 하락세다.

러시아는 우크라이나의 나토 가입 추진을 자국 안보에 대한 위협으로 규정하며 강하게 반대해 왔고, 이를 2022년 2월 특수군사작전(우크라이나 전쟁)의 주요 명분 가운데 하나로 내세웠다.

뉴스1에 따르면 우크라이나 여론조사기관 '키이우국제사회학연구소'(KIIS)의 최근 여론 조사 결과, 우크라이나 국민 60%가 미국과 유럽의 안보 보장을 조건으로 동부 돈바스 지역(도네츠크주와 루한스크주) 전체를 러시아에 넘기는 방안에 강하게 반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KIIS에 의하면 응답자의 60%가 미-유럽의 안보 보장을 조건으로 한 영토(돈바스)양보를 "절대 받아들일 수 없다"고 답했고, "수용할 수 있다"는 응답자는 32%에 그쳤다. 이중 27%가 "쉽지 않지만 받아들이겠다", 5%는 "당연히 받아들이겠다"고 응답했다.

러시아는 전쟁 종식 조건의 하나로 돈바스 지역의 우크라이나 철군을 내세우고 있다.

최근 러시아 공습이 잦아진 수도 키예프(키이우)의 경우, 영토 양보에 대한 반대 의견은 지난 4월 62%에서 69%로 늘어났고, 수용 의견은 34%에서 26%로 줄었다. 또 연령별로는 젊은 층일수록 우크라이나군의 돈바스 철군을 수용할 수 있다고 답했다. 18~29세는 42%가 영토 양보를 수용한다고 답했지만, 30~44세는 39%, 45~59세는 34%, 60세 이상에서는 22%로 계속 줄어들었다.

'전쟁이 언제쯤 끝날 것으로 보느냐'는 질문에 응답자의 45%는 2027년 하반기나 그 이후에 끝날 것으로 내다봤다. 15%는 2027년 상반기까지, 21%는 올해 말까지 끝날 것으로 전망했다.

이번 여론조사는 7월 20일~8월 3일까지 우크라이나 정부가 통제하는 지역(러시아 점령지 제외)에 거주하는 18세 이상 주민 974명을 대상으로 실시됐다.

이진희 기자 jhman4u@buyrussia21.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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