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관 폭행 혐의 등으로 러시아에서 4년째 수감 중이던 미 해병대원 출신 로버트 길먼(32)이 푸틴 대통령의 사면으로 미국으로 돌아갔다. 그는 지난 6월 말 '해리성 혼미'(혼수) 상태로 교도소 병원에서 민간 정신과 병동으로 옮겨졌으며, 마코 루비오 미 국무장관이 아세안 외무장관 회의(7월 23일)에서 만난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에게 그의 석방 문제를 제기한 것으로 전해졌다.(로이터 통신 8월 초 보도)
rbc 등 러시아 언론과 우크라이나 매체 스트라나.ua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10일(현지시간) 자신의 소셜 미디어인 트루스 소셜(Truth Social)에 "푸틴 대통령과의 대화 후, 러시아는 인도주의적인 차원에서 길먼을 석방하기로 했다"며 "러시아는 아무런 대가도 요구하지 않았고, 수감자 교환도 없었다"고 썼다. 그는 또 "길먼은 어머니를 만나 함께 비행기를 탑승해 워싱턴의 앤드류스 공군 기지에 도착할 예정이며, 그곳에서 미국 행정부 관계자들의 영접을 받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스티브 위트코프 미 대통령 특사, 애덤 뵐러 인질대응 특사, 서배스천 고르카 국가안보회의(NSC) 부보좌관, 재러드 쿠슈너를 비롯한 많은 사람이 길먼의 석방을 위해 힘써줬다"며 "석방을 성사시킨 훌륭한 우리 팀에 감사한다"고 말했다.
길먼이 이번에 석방되지 않았다면, 앞으로도 6년 가까이 더 러시아에서 수감생활을 해야 한다. 길먼은 2022년 1월 수후미-모스크바 열차에서 만취 상태로 난동을 부리고 경찰관을 폭행한 혐의로 체포됐다. 그해 10월 4년 6개월의 징역형을 선고받았으나, 이후 3년 6개월로 감형됐는데, 수감 중 교도관을 폭행한 혐의로 2024년 7년 1개월의 징역형을 또 선고받아 총 형량은 10년 이상으로 늘어났다. 그의 아버지 블라디미르 길먼은 지난 2024년 10월 '보스턴 글로브' 기고문에서 "아들이 사건 당시 몸이 좋지 않아 실수로 경찰관을 발로 찼다"고 주장하며 폭행및 공무집행 방해 혐의를 부인한 바 있다.
미 CNN은 그의 가족을 대변하는 지원 단체인 '글로벌 리치'를 인용해 "길먼은 미국 도착 후 치료를 위해 텍사스에 있는 군 병원으로 이송될 것"이라고 보도했다. CNN에 따르면 길먼은 워싱턴에서 위트코프 특사와 고르카 부보좌관의 영접을 받을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로이터 통신은 미국 관리들을 인용, "유리 우샤코프 크렘린 외교담당 보좌관이 지난주 트럼프 미 대통령 측근들(위트코프 미 대통령 특사 등 미국 측 협의 파트너/편집자)에게 푸틴 대통령이 트럼프 대통령과의 친분을 고려해 인도주의적 차원에서 길먼을 사면하기로 했다는 사실을 알렸다"고 보도했다.
길먼과 대화를 나눈 한 미국 관리는 "알려진 사실과 달리 그의 상태는 전반적으로 양호해 보인다"고 말했다. 앞서 미 CNN 방송에 따르면, '글로벌 리치'의 에릭 레브슨 최고전략책임자(CSO)는 8일 길먼이 6주 전 '해리성 혼미' 상태에 빠졌으며, 최근 민간 병원의 정신과 병동으로 옮겨졌다고 주장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알렉산드르 루카셴코 벨라루스 대통령과의 협상을 통해 억류된 국내외 인사들을 석방시킨 바 있다.
그는 5월 10일 트루스 소셜을 통해 "벨라루스에 수감된 몰도바인 2명과 폴란드인 3명(언론인이자 안드레이 사하로프상 수상자인 안제이 포초부트 포함) 등 5명의 합의에 도달했다"고 밝혔고, 지난해 12월에는 존 콜 특사를 벨라루스 민스크로 보내 수감된 벨라루스 야당 지도자들은 물론, 우크라이나 시민 5명을 포함한 100명 이상의 석방을 성사시켰다.
이진희 기자 jhman4u@buyrussia21.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