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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활절 이튿날(21)이 선종한 프란치스코 교황의 장례식은 26일 열린다. 생전에 교황과 불편한 사이였다는 트럼프 미 대통령 부부는 그의 장례식에 참석하지만, 가깝게 지낸 푸틴 대통령은 참석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러-우크라 전쟁에 대한 교황의 발언에 일희일비했던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26일 바티칸을 방문한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푸틴 대통령은 21일 선종한 프란치스코 교황에 대해 "러시아에 매우 긍정적인 태도를 표현하신 분"이라며 "교황과 여러 차례 직접 만났고, 다양한 채널을 통해 소통했기 때문에 자신 있게 말할 수 있다"고 애정을 표시했다. 그는 또 교황이 부활절 기간에 선종한 데 대해 "가톨릭 신자들에게는 어떨지 모르겠지만, 정교회 전통에서 주(예수)가 부활절 기간에 어떤 사람을 자신의 곁으로 불렀다는 것은 그 사람이 헛된 삶을 살지 않고 좋은 일을 많이 했다는 특별한 신호라는 믿음이 있다"고도 했다.
푸틴 대통령은 2013년, 2015년, 2019년 바티칸을 방문해 프란치스코 교황을 직접 만났다. 전화 통화도 여러차례 이뤄졌는데, 마지막 통화는 우크라이나 전쟁 발발 직전인 2021년 12월이었다.

우크라이나 매체 스트라나.ua는 21일 교황의 선종을 계기로 교황과 우크라이나 간의 애증에 관해 이렇게 짚었다.
"교황은 러시아인과 우크라이나인들을 '형제(와 같은) 민족'이라고 부르고, 우크라이나 전쟁의 신속한 종식과 화해를 주창했다. 처음에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략을 비난했으나 전쟁이 2년 가까이 끌자, 전쟁을 끝내라고 호소했다. 2024년 3월에는 키예프(키이우)를 향해 '백기를 드는 용기(항복)'를 보여줄 것으로 요청하면서 러시아와 협상할 것을 촉구했다."
젤렌스키 대통령과 관계는 바로 이때 삐긋거렸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최전선에서 병사들과 함께 하는 모든 성직자들에게 감사를 표시하면서 "2,500㎞ 떨어진 곳에서 살고 싶은 자들과 죽이고자 하는 자들 사이를 중재하려는 분(교황)은 (감사 대상이) 아니다"고 날카롭게 반응했다. 당시 옌스 스톨텐베르크 나토 사무총장과 서방측도 교황의 발언에 불편해했다.
하지만 러-우크라인 화해를 위한 교황의 노력은 계속됐다. 중재를 위한 바티칸 특사로 오른팔 격인 피에트로 파롤린 추기경(국무장관)을 다시 러-우크라에 보냈고, 2024년 10월에는 젤렌스키 대통령을 바티칸으로 초청했다.

이같은 프란치스코 교황의 입장 때문에 바티칸은 오랫동안 전쟁을 해결하는 유력한 중재자로 여겨졌다. 하지만 우크라이나는 이 중재를 거부했고, 트럼프 미 대통령이 평화 협상을 주도하기 시작했다. 공교롭게도 교황의 마지막 공식 만남은 트럼프 대통령의 평화 협상을 전적으로 지원하는 J.D. 밴스 미 부통령이었다. 그는 가톨릭 신자다.
교황은 또 러-우크라 가톨릭 신자들 간의 화해도 추구했다. 바티칸이 양국 신자들이 함께 기도하는 행사를 정기적으로 개최한 이유다. 프란치스코 교황도 양국 신자들과 함께 성모 마리아의 성심에 봉헌하는 행사를 진행하면서 '같은 어머니의 자녀들' 간의 화해를 호소했다. 마지막까지도 우크라이나 전쟁의 종식을 희원(希願)했는데, 부활절의 마지막 기도도 그 열망을 담았다.
2013년 교황에 오른 프란치스코는 남미 아르헨티나 출신이다. 1,200년 만에 처음 탄생한 비유럽권 출신 교황이었다. 원래 이름은 호르헤 마리오 베르골리오.
이진희 기자 jhman4u@buyrussia21.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