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 Jan 2026

모스크바 전승절 80주년 행사의 가장 인상적인 장면은? 푸틴 포옹?

SNS 기사보내기

바로가기기사저장

우크라이나 당국이 공식적으로는 전승절 휴전을 거부하며 공격 위협을 가했던 제2차 세계대전 승리 80주년 기념 모스크바 군사 퍼레이드(이하 전승절 군사 퍼레이드)가 9일 별다른 사고 없이 끝났다. 행사장의 안전을 확보하기 위해 일시적으로 인터넷 연결마저 차단했던 러시아 당국은 안도의 긴 한숨을 내쉬었을 법하다.

이날 군사 퍼레이드에는 전쟁 중임에도 불구하고 80주년 행사에 걸맞게 병력과 군사 장비들이 거의 최대 규모로 동원됐고, 중국 군의장대와 CIS 일부 국가, 베트남, 미얀마 등 13개국의 군인들이 러시아 군대와 함께 붉은 광장을 행진했다.

전승절 군사퍼레이드에 참가한 중국군 의장대/사진출처:크렘린.ru
전승절 군사퍼레이드에 참가한 중국군 의장대/사진출처:크렘린.ru

 

이날 행사의 하일라이트는 역시, 푸틴 대통령과 북한군 고위 장성들 간의 의도적인(?) 만남이다. 쿠르스크주(州) 해방작전(탈환작전)에 목숨을 건 북한군 파병 병사들에 대한 최소한의 예의로 여겨진다.

라이프 닷루노보러시아 등 러시아 매체들은 9일 "푸틴 대통령이 북한군 고위 장성들을 최고로 예우하는 모습을 이날 가장 눈에 띄는 장면이었다"고 기록했다.

 

영상을 보면 푸틴 대통령은 군사 퍼레이드가 끝난 뒤 단상에 있는 귀빈들과 차례로 인사를 나누면서 북한 고위 장성 5명이 서 있는 열로 이동했다. 그는 가장 먼저 만난 김영복 조선인민군 총참모부 부총참모장(상장)에게 "당신의 전사들에게 좋은 일들이 있기를 바란다"고 격려한 뒤 두 팔을 뻗어 끌어안았다. 이어 옆자리의 다른 장교들로부터 관등 성명을 보고 받고 따뜻하게 미소지으며, 격려의 말을 건넸다.

현재 매체는 "푸틴 대통령이 북한군 대표들을 만날 때 의례적인 악수와 인사에 그치지 않았다"며 "그들도 매우 감동을 받은 것으로 보였다"고 전했다.

 
푸틴 대통령이 북한군 대표와 포옹하고(위) 관등성명을 보고받는 장면/VK 영상 캡처
푸틴 대통령이 북한군 대표와 포옹하고(위) 관등성명을 보고받는 장면/VK 영상 캡처

노보러시아는 현지 유명 TV 앵커 올가 스카베예바가 텔레그램에 올린 글을 소개하기도 했다. 
"외교는 그야말로 가능성의 예술이다. 전승 80주년 기념식에는 (서방 측의) 제재 위협에도 불구하고 29명의 외국 정상이 모스크바를 찾았다.(중략) 러시아가 국제 무대 진출에 획기적인 진전을 이뤘다. (중략) 북한군의 군사 퍼레이드 참가는 (유엔의 제재 대상국이기 때문에) 축하 행사에 참석한 일부 사람들에 대한 예의가 아니었을 수 있다. 하지만, 푸틴 대통령은 외교적 의전을 위반하지 않고도 북한에게 감사하는 방법을 찾았고, 그것이 바로 이름도 모르는 북한군 고위 인사들과의 만남이었다."

드미트리 페스코프 크렘린 대변인은 현지 방송 인터뷰에서 북한군 대표를 "북한군의 쿠르스크 해방 작전 참여를 보장한 최고위급 장성들"로 소개하고, "푸틴 대통령이 그들을 만난 것은 (북한군의) 영웅적 공로를 인정한 것"이라고 말했다. 전승절 행사의 사전 브리핑을 담당한 유리 우샤코프 대통령 외교담당 보좌관은 "북한군의 군사 퍼레이드 참가는 없다"면서도 "흥미로운 만남이 있을 것"이라고 언급한 바 있는데, 바로 이날 행사장 만남을 예고한 것이라고 할 수 있다.

현지 매체에 따르면 쿠르스크 지역에는 전날(8일) 북한 인민기가 러시아 삼색기와 함께 게양됐다. 

쿠르스크 지역에 나란히 게양돼 있는 러시아 국기와 북한 인민기/사진 출처"텔레그램 @Kotsnews
쿠르스크 지역에 나란히 게양돼 있는 러시아 국기와 북한 인민기/사진 출처"텔레그램 @Kotsnews

러시아 군사 블로거(텔레그램 채널)들은 파병된 북한군이 쿠르스크 전선에서 결사항전, 임전무퇴의 정신으로 죽음을 불사하는 전투력과 확고한 군기(軍紀) 등을 보여주며 우크라이나군 격파에 크게 기여했다고 칭찬한 바 있다. 

러시아에서 공개된 자료에 따르면 북한군의 상시 주둔 병력은 약 5천 명. 손실은 있었지만, 계획된 순환 배치가 계속 이뤄졌다고 한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그의 딸 주애도 이날 꽃바구니와 승전 축하 메시지를 들고 평양 주재 러시아 대사관을 찾았다. 김 위원장이 러시아 대사관을 찾은 것도 처음. 김정일·정은 부자가 평양 주재 해외 공관을 직접 방문한 것은 극히 이례적이라고 한다. 

앞서 푸틴 대통령은 "북한 군인들이 러시아군과 힘을 합쳐 우크라이나군을 러시아 영토에서 몰아냈다"며 감사를 표시한 바 있다. 

이진희 기자 jhman4u@buyrussia21.com

댓글을 남기려면 로그인해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