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 Jan 2026

쿠르스크 방문 푸틴 대통령의 헬기 겨냥한 우크라 드론 공격, 대규모 보복 불렀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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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와 우크라이나는 3년여만에 재개된 이스탄불 직접 협상의 합의에 따라 23일부터 사흘간 1천 명씩 포로및 수감자를 교환했다.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러시아에서 석방된 군인및 수감자들이 하루 300여 명씩 고국으로 돌아오자, 이들의 무사 귀환을 환영하며 포로 교환을 위해 애쓴 모든 관계자들에게 특별히 감사를 표시했다.

그러나 같은 날 밤에는 러시아와 우크라이나가 서로 미사일·드론 공격을 주고 받았다. 전력상 우위에 있는 러시아군의 공격이 몇 배나 더 강력했다는 건 짐작 가능하다. 트럼프 대통령도 러시아의 대규모 공격에 대해 "완전 미쳤다"고 말하는 등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다. 

전쟁 중 협상과 포로 교환이 이뤄진다고 해서 상대를 공격하지 말라는 법은 없지만, 전에 없이 그 강도가 심한 것은 뭔가 이유가 있을 것 같다는 의구심을 떨칠 수 없다. 

이에 대한 힌트가 25일 러시아에서 나왔다. 우크라이나군이 쿠르스크주(州)를 방문한 푸틴 대통령의 헬기를 위협하는 드론 공격을 감행했다는 것이다. 

헬기에서 내리는 푸틴 대통령/사진출처:유튜브 
헬기에서 내리는 푸틴 대통령/사진출처:유튜브 

 

우크라이나 매체 스트라나.ua와 rbc 등 러시아 언론에 따르면 푸틴 대통령이 우크라이나 접경 쿠르스크주를 방문한 지난 20일 우크라이나군이 전례 없는 무인기 공격을 감행했다고 유리 다슈킨 러시아 방공부대 사령관이 25일 주장했다. 다슈킨 사령관은 이날 러시아 TV 인터뷰에서 "푸틴 대통령이 탑승한 헬기가 우크라이나 드론 공격에 사실상 갇혔다"며 "러시아 방공군이 쿠르스크로 날아오는 우크라이나 드론 46기를 파괴하고, 비행 중인 대통령 헬기의 안전을 확보했다"고 밝혔다. 

그의 주장에 의하면, 푸틴 대통령의 동선이 사전에 유출된 게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할 만하다. 나아가 러시아군이 이에 대한 보복 공격으로 23일부터 수도 키예프(키이우) 등 우크라이나 주요 지역을 향해 대대적으로 공습에 나섰을 것이라는 추정도 가능하다.

쿠르스크주는 지난해 8월 우크라이나군이 기습공격으로 상당기간 점령한 지역으로, 러시아군은 최근에야 파병된 북한군의 전폭적인 지원을 얻어 탈환한 곳이다. 푸틴 대통령은 쿠르스크 탈환을 대외적으로 확인하고, 지역 주민들을 위무하는 차원에서 지난 20일 이 지역을 찾았다. 그는 현지 당국자들과 주민, 자원봉사자 등을 만나 지역 발전및 안전 대책을 협의하고, 쿠르스크 제2 원자력발전소 건설에 대한 보고를 듣기도 했다. 

 
크렘린이 공개한 푸틴 대통령의 쿠르스크 방문 사진/출처:크렘린.ru
크렘린이 공개한 푸틴 대통령의 쿠르스크 방문 사진/출처:크렘린.ru
심야에 마리우폴을 찾은 푸틴 대통령(맨 오른쪽)/크렘린 공개 영상 캡처
심야에 마리우폴을 찾은 푸틴 대통령(맨 오른쪽)/크렘린 공개 영상 캡처

푸틴 대통령의 전쟁 현장 시찰은 처음이 아니다. 특수 군사작전(우크라이나 전쟁)이 특정한 변곡점에 도달할 때마다 그는 군과 주민을 격려하기 위해 비밀리에 위험 지역을 방문하곤 했다. 개전 초기 최대 격전지였던 도네츠크주(州) 마리우폴을 심야에 방문해 주민들을 위로하고, 군사기업 '바그너 그룹'의 군사 반란이후 로스토프에 있는 특수 군사작전 총사령부를 찾은 것이 대표적이다. 물론, 이같은 푸틴 대통령의 일정은 사후에 크렘린에 의해 공개된다.

러시아 군사 전문가 유리 크누토프는 "푸틴 대통령이 교전 지역을 찾을 때 위험한 상황에 처할 수도 있다는 사실을 충분히 감안했을 것"이라며 "집권 초기에 발발한 제2차 체첸 전쟁 당시에도 그는 헬기를 타고 전투 지역으로 날아가 군을 격려했다"고 회고했다. 

rbc 등 러시아 언론에 따르면 러시아 국방부는 23일부터 우크라이나의 주요 군사 목표물을 겨냥한 대규모 공습을 감행했다고 발표했다. 23일 헤르손주 오데사 항구로 향하던 군용 화물선과 항구의 컨테이너 창고를 미사일 공격하고, 24일에는 미사일·드론을 생산하는 방산 기업, 무선 기술 정찰 센터, 패트리어트 방공 시스템 등을 향해 드론을 수백대 발사했다. 

또 25일 밤에는 공중과 해상, 지상에서 각종 미사일과 드론 수백대를 동원해 우크라이나의 무선 정보 및 위성 통신 센터와 미사일 무기 부품, 폭탄, 로켓 연료, 드론 등을 생산하는 방산 기업을 공격했다고 러시아 국방부가 발표했다.

사흘에 걸친 러시아군의 잇단 공습으로 우크라이나 당국은 각 지역에서 다수의 사망자와 부상자가 발생했다고 발표했다.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도 25일 엑스(X·옛 트위터)를 통해 "러시아가 밤사이 키이우를 포함한 30여 개 도시와 마을에 공격용 드론 300대, 미사일 70발을 발사했다고 주장했다. 2022년 2월 전쟁 발발 이후 하루 새 이뤄진 드론 공격 중에서는 최대 규모라는 게 주요 외신의 분석이다. 

물론, 우크라이나도 모스크바 등을 겨냥한 드론 공격을 감행했다. 세르게이 소뱌닌 모스크바 시장은 모스크바로 날아오던 드론 12기가 요격됐다고 밝혔으나, 셰레메티예보 등 모스크바 주요 공항에서는 항공기 이착륙이 일시적으로 금지됐다. 

25일 석방된 우크라이나군 포로들/사진출처:텔레그램
25일 석방된 우크라이나군 포로들/사진출처:텔레그램

러시아군의 이번 공습을 포로교환 후 재개될 러-우크라 2차 직접 협상과 평화를 위한 각서 교환을 앞둔 '무력 시위'로 해석하는 전문가들도 있다. 지난 16일 이스탄불에서 재개된 러-우크라 직접 협상에서 러시아 측이 제시한 평화 협정의 전제 조건들을 하루 빨리 수락해야만 국가적 손실을 줄일 수 있다는 주장을 입증하려는 차원이라는 설명이다.

직접 협상에 참여한 한 우크라이나 대표는 "러시아 대표가 오늘은 러시아 점령 4개 지역(도네츠크와 루간스크, 자포로제, 헤르손주)를 요구하지만, 내일은 6개, 8개 지역으로 늘어날 것으로 협박했다"고 폭로하기도 했다.

이진희 기자 jhman4u@buyrussia21.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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