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인민예술가 칭호를 받은 고려인 3세 성악가인 메조 소프라노 루드밀라 남(1947~2007) 18주기 추모 음악회가 지난달(5월) 28일 주한러시아 대사관에서 열렸다. 주한러시아 대사관과 ㈜발레앤모델 공동 주최.
루드밀라 남 18주기 추모 음악회 모습/사진출처:주한 러시아 대사관 페이스북
러시아에 관심이 있는 분들에게 루드밀라 남은 소개가 필요하지 않은 이름이다. 지금부터 무려 37년 전인 '(19)88 서울올림픽'을 통해 소련에도 한국 핏줄의 뛰어난 예술가가 있다는 사실을 일깨워준 뛰어난 성악가였다. 1977년부터 20년간 모스크바 볼쇼이 극장 오페라의 솔리스트(프리 마돈나)로 명성을 쌓았다.
국내에 알려진 것은 올림픽과 함께 열린 서울올림픽 문화예술축전을 계기로 고려인 성악가 넬리 리(1942~2015)와 함께 내한공연이 성사되면서부터. 그녀는 진달래빛 한복을 차려입고 세종문화회관 무대에 올라 "한국인 아버지와 소련인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난 고려인 3세"라고 자신을 소개하면서 "올림픽 덕분에 서울을 찾게 된 것이 꿈만 같다”고 눈물을 흘렸다. 그리고 가곡 '그리운 금강산'을 불러 수많은 사람들의 가슴을 울렸다.
루드밀라 남/유튜브 캡처
그녀는 서울 공연을 운명으로 받아들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1980년 모스크바 올림픽, 1984년 로스앤젤레스 올림픽이 냉전 시절의 미-소 대결로 '반쪽 대회'로 끝난 뒤 맞이한 서울 올림픽이 동서 화합의 스포츠 제전이 되었기 때문이다. 덕분에 수십년간 문을 닫고 살았던 한-소 간에도 스포츠및 예술 교류의 물꼬가 터졌고, 그녀의 서울 방문도 이뤄졌다.
이후 루드밀라 남은 한-소(러) 문화 교류에서 빠질 수 없는 이름으로 자리매김했다. 2006년 한-소(러) 수교 15주년을 맞아 서울에서 열린 ‘한·러교류축제-굿모닝 러시아’에도 참가하는 등 생의 마지막 순간까지 고국을 잊지 않았다.
한-러 양국에서 널리 알려진 그녀를 추모하는 음악회는 러시아 유학 음악인들을 중심으로 매년 열렸다. 그러나 신종 코로나(COVID19) 사태와 우크라이나 전쟁 등으로 한동안 중단됐다가 올해 부활했다.
주한 러시아 대사관 측과 러시아 인터넷 매체 등에 따르면 게오르기 지노비예프 주한 러시아 대사는 음악회 인사말에서 "류드밀라 (발렌티노브나) 남을 기리는 음악회가 오랜 공백 끝에 다시 열려 기쁘디"면서 "그녀의 예술 세계는 양국 국민과 문화를 잇는 ‘가교’ 역할을 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루드밀라 남 추모 음악회 인사말을 하는 지노비예프 주한 러시아 대사/사진출처:주한 러시아 대사관 페이스북
이날 한 시간 가까이 진행된 추모 음악회에는 루드밀라 남의 제자인 베이스 이연성을 비롯해 소프라노 린다 박, 메조소프라노 신현선이 피아니스트(박솔)과 아코디언스트(빅토르 데미야노프)와 함께 무대를 꾸몄다. 이들은 생전에 그녀가 즐겨 불렀던 오페라 카르멘의 ‘하바네라’와 러시아 가곡 ‘일생에 단 한 번’ 등을 노래하고 연주한데 이어 '그리운 금강산'으로 무대를 마무리했다.
류드밀라 남의 유가족들도 행사 주최 측과 참석자들에게 깊은 감사의 인사를 전했다.
또 추모 음악회에는 제67회 미스코리아 '미' 장다연과 '선' 정규리, 제50회 미스코리아 '미' 김수현이 참석해 한-러 민간 교류의 의미를 더했다고 한국일보가 전했다.
미스코리아 선발대회 주최사 글로벌이앤비는 미스코리아가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문화 아이콘으로서 앞으로도 예술과 인문, 사회적 가치에 기여하는 활동을 계속 이어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바이러시아 buyrussia21@buyrussia21.com
출처 : 바이러시아(https://www.buyrussia21.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