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 Jan 2026

러시아 핵전력 공격한 우크라 '거미줄' 작전-전술적 대성공, 전략적 평가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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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법은 고대 '트로이 목마', 효과는 일본의 '진주만 공습'. 
우크라이나가 러시아와의 이스탄불 2차 협상을 앞두고 러시아 공군 기지 4곳을 드론으로 공격한 '거미줄 작전'에 대한 주된 평가다. 주요 군사 전략가들은 우크라이나의 과감하고 조직적인 기습 작전에 깜짝 놀란 표정들이다.

지난 3년 여의 전쟁을 통해 현대전에서 드론의 중요성은 분명히 확인됐지만, 전선에서 무려 수천 킬로미터나 떨어진 후방의 전략 자산 기지들을 현대판 '트로이 목마' 수법으로 깜짝 타격할 줄은 누구도 예상하지 못했다. 향후 드론을 활용한 군사 작전은 '거미줄 작전' 이전과 이후로 나뉠 것이라는 성급한 전망도 나온다. 

그리스 로마 신화에 등장하는 '트로이 목마' 이야기는 방어가 완벽한 트로이성(城)을 점령하기 위해 정예군 수십명을 숨긴 목마를 성안으로 미리 들여보낸 뒤, 신호에 맞춰 달려나온 정예군이 성 함락에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는 내용이다. 우크라이나는 정예군에 해당하는 드론을 '목마'격인 대형 트럭에 숨겨, 미리 공격 목표인 러시아 공군기지 근처로 옮긴 뒤, 드론을 띄워 러시아 공군기들을 파괴했다. 작전은 1941년 태평양 전쟁 당시, 일본의 진주만 공습에 버금가는 성과를 거뒀다는 게 우크라이나 측의 주장이다.

우크라이나 드론 공격으로 러시아 공군기지의 전폭기들이 불타는 장면/영상 캡처
우크라이나 드론 공격으로 러시아 공군기지의 전폭기들이 불타는 장면/영상 캡처

 

우크라이나 보안국(SBU)는 1일 러시아 핵전력으로 분류되는 핵무기 운송 전략폭격기 투폴레츠(Tu)-95와 조기 경보기 A-50 등 41대를 타격했다고 발표했다. 러시아 국방부는 우크라이나의 드론 공격을 저지했지만, 일부 공군기지는 화재에 휩싸였다고 반박했다. 인터넷에 올라온 영상들을 보면 최소 10여대의 러시아군 항공기가 타격을 받은 것으로 짐작된다. 

◇러시아군 전략 자산 피해 규모는

시간이 흐르면서 위성 사진들이 공개되고, 러시아군 공군기지의 피해 상황은 조금씩 확인되고 있다.
라디오 스바보다(Радио Свобода, 라디오 리버티)는 4일 미국의 'Planet Labs'의 위성 이미지를 바탕으로 러시아 이르쿠츠크의 '벨라야 공군기지'에서 Tu-95기 3대, Tu-22기 4대 등 총 7대가 우크라이나 드론 공격으로 손상을 입었다고 분석했다. 또 북극해 무르만스크의 올레냐 기지에서 Tu-95기 4대, 안토노프(An)-12 화물기 1대가 파괴돼 모두 러시아 공군기 12대가 피해를 입었다고 주장했다. 공교롭게도 우크라이나군 총참모부가 전날(3일) 아침 12대의 러시아군 항공기가 파괴됐다고 발표했다가, 이를 서둘러 41대로 수정한 바 있다. 

이르쿠츠크 벨라야 기지에서 러시아 전폭기 Tu-95의 손상을 알려주는 위성 사진/출처:라디오 스바보다
이르쿠츠크 벨라야 기지에서 러시아 전폭기 Tu-95의 손상을 알려주는 위성 사진/출처:라디오 스바보다

공격 대상이 된 러시아 전폭기들은 핵무기 운반도 가능하지만, 우크라이나 전쟁에서는 가끔 순항미사일의 공격에 투입됐다. 우크라이나 방공망 가동 측면에서 공격 표적 1순위라고 할 수 있다. 한번 파괴하면 전력 보강이 어렵기 때문이다. Tu-22M3와 Tu-95는 30년 이상 이미 생산이 중단된 기종이다. 이를 대체하는 Tu-160도 생산 속도가 매우 더디다고 한다.

영국의 일간 텔레그래프는 4일 러시아군의 A-50 조기경보기 2대도 이번에 파손된 것으로 파악된다고 전했다. A-50은 러시아의 방공망 가동과 우크라이나 공격 전투기, 폭격기의 운영에 필수적인 전력이다. 이 매체는 영상을 통해 우크라이나 드론 중 1대가 러시아 이바노프 공군 기지의 에이프런(항공기가 짐을 싣거나 방향을 돌리는 공간)에서 A-50의 레이더 돔 부분을 타격하는 모습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라디오 리버티'가 주장한 An-12 수송기가 A-50 경보기인지 여부는 분명하지 않다. 

우크라이나 SBU가 공개한 러시아 이바노프 공군기지 계류 A-50 조기 경보기 공격 장면/캡처 
우크라이나 SBU가 공개한 러시아 이바노프 공군기지 계류 A-50 조기 경보기 공격 장면/캡처 

우크라이나 SBU가 주장하는 41대가 아니라, 설사 12대가 손상됐다고 해도 기종이 핵전략 자산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러시아가 받은 타격은 만만치 않다고 할 수 있다. '중요한 전략 자산들이 왜 활주로 위에 그냥 방치되어 있었을까'라는 의문이 자연스럽게 든다.

우크라이나 매체 스트라나.ua는 4일 하루를 정리하는 기획기사 중 우크라이나의 러시아 공군기지 공격 코너에서 "미-러 양국은 핵무기 제한에 관한 협정에 따라 전략 자산에 속하는 전폭기들을 격납고 같은 곳에 숨길 수 없다"고 보도했다. 협정에 따르면 양국은 위성을 통해 확인이 가능하도록 개방된 공간에 전략 폭격기들을 배치해야 한다는 것. 

트럼프 대통령 1기의 국가안보보좌관 마이클 플린 장군은 엑스(X)에서 "러시아 전폭기들은 미국과의 핵무기 관련 협정 때문에 공격에 노출돼 있었다"며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이를 이용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아무리 값 비싼 미국의 전략 폭격기라도 누구든지 '거미줄 작전'과 같은 방식으로 파괴할 수 있다"고 말했다.

◇러시아군의 반박 논리는

우크라이나 측은 이번 공격을 통해 러시아 전폭기 41대를 타격했다며 러시아 전략 자산이 상당한 타격을 받았다고 주장했다. 사실일까? 당연히 러시아측은 이 주장을 반박한다. 

모스코프스키 콤소몰레츠(MKru)는 2일 "러시아군은 이날 기준 Tu-95기 58대를 운용하고 있다"며 "5대(라디오 리버트는 7대 추정)가 파괴됐다면 전력의 10%가 손실된 것에 불과하다"고 밝혔다. 또 러시아가 Tu-95 전폭기 외에도 최신형 Tu-160 19대와 Tu-22 M3M 55대를 추가로 운영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 신문에 따르면 Tu-95 전폭기는 최대 8발의 Kh(러시아 표기로는 X)-101 미사일을 탑재할 수 있다. 이들 미사일은 약 40번 사용됐는데, 단순계산으로도 Tu-95기 6대만 있어도 효과적인 공습이 충분하다는 결론에 이른다. 신형 Tu-160는 아직 전장에 투입되지도 않았다.

우크라이나 매체 스트라나.ua도 이번 전폭기 손상으로 우크라이나에 대한 러시아의 공습 강도가 약화될 가능성은 낮다는데 동의했다.

러시아의 Tu-95 전폭기/사진출처:위키피디아
러시아의 Tu-95 전폭기/사진출처:위키피디아

미국의 정치 전문 매체 폴리티코는 4일 우크라이나의 거미줄 작전에도 불구하고, 전황은 여전히 크렘린에게 유리하다고 썼다. 러시아는 수백 기의 탄도 미사일을 보유하고 있지만, 이를 격추할 수 있는 패트리어트 미사일은 키예프에 약 200기가 남아 있기 때문이다. 탄도 미사일 1기를 요격하려면, 패트리어트 미사일 2기가 필요한 경우가 많다고 한다. 우크라이나에는 패트리어트 방공 시스템 8기가 배치돼 있으며, 그중 6기 가동 중이다. 

폴리티코에 따르면 러시아는 올해 이스칸데르 미사일 750기와 Kh-101 미사일 560기 등 약 3,000기의 장거리 미사일을 생산할 계획이다. 우크라이나가 보유한 패트리어트 미사일의 정확한 수는 극비 사항이지만, 많은 군사 전문가들은 200기 미만일 것으로 추정한다. 제조사인 록히드 마틴은 앞으로 생산량을 연간 600기 정도로 확충할 계획이다. 트럼프 미 행정부가 우크라이나 지원에 적극 나선다고 해도, 생산한 패트리어트 미사일 전부를 넘겨줄 수는 없다. "그래서 아무리 계산해도 상황은 근본적으로 우크라이나에 유리하지 않다"고 폴리티코는 짚었다.

여기에다 러시아가 탄도 미사일을 개량했기 때문에 패트리어트 미사일의 효율이 떨어진다는 우크라이나 공군의 발표도 무시할 수 없다.

◇거미줄 작전 이후 러시아 대응은? 

우크라이나는 거미줄 작전 준비에 1년 6개월이 걸렸다고 주장했지만, D데이를 이스탄불 2차 협상의 전날(1일)로 결정한 의도는 분명하다. 협상 방해다. 격분한 러시아가 협상에 불참하거나 결렬을 선언할 경우, 우크라이나는 평화(협상)에 대한 러시아의 의지 부족을 주장하며, 미국 등 서방 측에 대러 제재 조치의 강화를 촉구했을 것으로 전문가들은 본다.

하지만 러시아는 아무 일도 없는 것처럼 2차 협상에 임했고, 우크라이나에게 준비한 평화 각서를 건네주는 한편, 포로와 전사자 시신 교환 등 인도주의적 실천적 조치에 합의했다.

푸틴 대통령도 4일 정부 각료들과 가진 화상 회의에서 전략 자산에 대한 우크라이나의 도발을 입에 올리지 않았다. 그는 우크라이나 접경 브랸스크주와 쿠르스크주(州)의 철도 교량과 크림대교에 대한 '사보타주'(비밀 폭파 작전)를 우크라이나의 테러 행위로 규정하고, 젤렌스키 대통령의 4자(러-미-우크라-튀르키예) 정상회의 제안을 일언지하에 거절했다.    

그렇다고 우크라이나의 도발에 대한 러시아의 보복 조치가 뒤따르지 않을 것으로 지레 짐작하는 것은 성급하다. 이스탄불 1차 협상 때와 마찬가지로 2차 협상 후 푸틴 대통령과 전화통화를 한 트럼프 미 대통령은 자신의 소셜 미디어(트루스 소셜)에 "그가 (우크라이나의 도발에 대한) 대응 의지를 강하게 피력했다"며 "즉각적인 평화로 이어질 전화 통화는 아니었다"고 올렸다. 

트럼프 대통령은 푸틴 대통령과 전화 통화후 "그가 대응 의지를 강하게 피력했다"고 밝혔다/사진출처:SNS, 크렘린.ru 스트라나.ua
트럼프 대통령은 푸틴 대통령과 전화 통화후 "그가 대응 의지를 강하게 피력했다"고 밝혔다/사진출처:SNS, 크렘린.ru 스트라나.ua

실제로 러시아에서는 강력한 보복을 촉구하는 발언들이 잇따르고 있다.
드미트리 메드베데프 러시아 국가안보회의 부의장(전 대통령) 텔레그램을 통해 우크라이나의 드론 기습에 대해 "응징은 불가피하다"며 보복을 촉구했다. 

100만명이 넘는 구독자를 지닌 텔레그램 채널 '투 메이저스'와 군사 전문 블로거 알렉산드르 코츠는 "이번 공격은 우크라이나에 대한 핵 타격에 나설 수 있도록 하는 단순한 구실이 아니라 그래야 하는 이유"라고 강조했다. 러시아 국영 TV 진행자인 블라디미르 솔로비요프는 "핵 공격을 위한 기반이 마련됐다"면서 "우크라이나 대통령실을 타격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우크라에게 거미줄 작전 성공이란

젤렌스키 대통령의 4일 발언도 러시아에게는 또다른 도발로 받아들었음 직하다. 그는 거미줄 작전을 "우크라이나가 전쟁에서 여전히 패를 쥐고 있으며, 러시아에 저항하고 고통스러운 타격을 가할 능력이 있다는 사실을 워싱턴에 보여주기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 나아가 "우크라이나가 전쟁에서 지고 있다, 우리에게 패가 없다 등의 발언은 이제 좀 조용해진 것 같다"고도 했다. 그에게는 이번 공격이 지난 2월 미 백악관에서 트럼프 대통령으로부터 직접적으로 받은 "당신에겐 (협상)카드가 없다"는 수모를 씻어낼 쾌거로 받아들여질 만하다. 

미 워싱턴 포스트(WP)도 사설에서 "우크라이나는 러시아 전략 자산 공격을 통해 트럼프 대통령에게 자신들의 정보력과 힘으로 전쟁을 계속할 수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며 "어떤 협상에서도 무시될 수 없는 존재라는 점을 분명히 했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우크라이나의 섣부른 도발을 우려하는 지적도 없지 않다. 트럼프 대통령의 전 보좌관 스티브 배넌은 "러시아 핵 독트린에 따르면 전략 폭격기에 대한 공격은 핵무기 사용의 근거가 된다"며 "키예프가 이번 공격을 통해 미국을 러시아와의 핵전쟁으로 끌어들이려 한다"고 비판했다.

비슷한 분석이 스트라나.ua에도 실렸다. 이 매체는 거미줄 작전이 알려진 뒤 "이번 공격은 러시아의 핵무기를 무서워할 필요가 없다는 메시지를 서방 측에 전하는 게 중요한 포인트"라고 분석했다. 러시아와의 핵전쟁에 대한 우려는 서방이 우크라이나 전쟁에 대한 접근 방식을 결정하는 주요 요인인데, 핵 독트린에 도전하는 수를 던졌다는 것이다. 러시아가 핵 독트린에 따라 대응할 경우, 핵전쟁을 피할 수 없게 된다.

지난해 8월의 러시아 쿠르스크 기습 공격도 같은 노림수에서 시작됐다는 게 이 매체의 진단이다. 러시아가 본토를 공격받을 경우, 핵무기 사용이 가능하다고 위협했는데, 우크라이나군이 아예 본토를 점령한 것. 하지만 러시아는 핵무기로 공격하지 않았다. 우크라이나는 본토 점령과 전략 자산 공격을 통해 '핵무기를 사용하겠다는 러시아의 핵 공갈을 두려워할 필요가 없다'는 메시지 를 서방 측에 전한 것이라고 이 매체는 짚었다. 그러면서 "이번에는 어떤 일이 벌어질지 좀 더 지켜봐야 한다"고 지적했다. 서방은 우크라이나의 거듭된 도발로 핵전쟁의 위협이 더욱 높아졌다고 볼 소지도 다분하다고 했다.

친(親)우크라이나 성향의 키스 켈로그 미 대통령 우크라이나 특사는 "국가 안보 차원에서 국가 생존 시스템의 일부를 공격할 때, 상대가 어떻게 대응할지 모르기 때문에 위험 수준이 높아진다는 것을 이해해야 한다"며 우려를 표시했다.

◇트럼프 설득에 사활을 건 러-우크라 

러시아는 이같은 비판을 근거로 트럼프 대통령이 대(對)우크라 군사 지원을 중단하고, 대러 추가 제재를 거부하도록 설득에 나설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푸틴 대통령은 4일 트럼프 대통령과의 전화 통화에서 이같은 논리를 적극적으로 펼쳤을 가능성도 있다.

우크라이나는 이같은 사건 전개를 사전에 차단하기 위해 예르마크 대통령 실장을 워싱턴에 보냈다. 그의 공식적인 방문 목적은 미-우크라 광물협정의 후속 조치 논의이지만, 러시아와의 실무 협상과 평화 각서, 거미줄 작전 등에 대해 자국의 입장을 적극 개진하고 있을 것으로 추측된다.

우크라이나가 극히 우려하는 것은 트럼프 대통령이 푸틴 대통령의 설득에 넘어갈 경우다. 우크라이나가 유럽 동맹국들의 지원 속에 러시아를 향한 휴전 최후통첩을 트럼프 대통령이 지지하도록 설득해온 그간의 노력은 '거미줄 작전'으로 수포로 돌아갈 수 있기 때문이다. 이번 드론 기습 공습이 쿠르스크주 기습 점령과 마찬가지로 전술적으로 큰 성공을 거뒀지만, 전략적으로는 실패하는 '제2의 쿠르스크 작전'으로 끝날 수 있다고 스트라나.ua는 우려했다. 

◇거미줄 작전의 성공 비결은?

결과야 어떻든, 현대판 트로이 목마인 '거미줄 작전'의 실행 방법은 큰 관심을 끌었다. 스트라나.ua렌타루 등 러시아 언론에 따르면 거미줄 작전은 이렇게 진행됐다.

 
러시아 전략 자산 공격에 이용된 목조 주택(위)와 그 속에 숨겨진 드론/사진출처:스트라나.ua
러시아 전략 자산 공격에 이용된 목조 주택(위)와 그 속에 숨겨진 드론/사진출처:스트라나.ua

러시아 동부 시베리아의 첼랴빈스크에 사는 운전사 알렉산드르(55)는 아르춈(37)이라는 사업가로부터 화물 트럭의 운전을 의뢰받았다. 조립식 목조 주택이 실린 트럭을 몰고 첼랴빈스크에서 약 3100km 떨어진 서북단 무르만스크까지 가달라는 것. 도중에 전화가 걸려와 ‘언제, 어디에’ 트럭을 세워달라고 했다. 알렉산드르는 요청대로 1일 무르만스크 올레냐 공군기지 인근의 주유소에 트럭을 세웠다. 이후 그 트럭에 실린 목조 주택의 지붕이 열리면서 드론이 공군기지로 향했다. 

또 다른 트럭 운전사 안드레이(61)도 아르춈의 의뢰로 트럭을 이르쿠츠크까지 몰고 갔다. 어느 카페 근처에 주차했는데, 트럭에서 드론이 날아올랐다.

우크라이나 정보당국 관계자는 "트럭 운전자들은 무엇을 운반하는지 몰랐을 것"이라며 "2022년 크림대교 사보타주와 다를 게 없다"고 밝혔다. 당시에도 트럭에 숨겨진 폭탄이 폭발하면서, 불길이 바로 옆을 달리던 열차를 덮쳤고 다리 일부를 파괴했다.

이 관계자는 “러시아 전략폭격기의 재배치를 유도하기 위해 사전에 다른 기지를 공격했다”며 “작전 3일 전 수십 대의 전폭기들이 무르만스크 올레냐 공군기지로 이동했으며, 그곳이 가장 큰 피해를 봤다”고 주장했다. 

지역 주민들이 올린 영상에는 트럭에서 소형 드론이 솟아 올라 인근 공군기지로 향하는 장면이 찍혔다. 사람들은 드론을 떨어뜨리기 위해 돌을 던지기도 했다고 한다.

미국의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거미줄 작전에 이용된 드론은 우크라이나의 퍼스트 컨택트가 생산한 '쿼드콥터'(회전 날개가 4개 달린 드론) 모델인 '오사'(OSA)로 알려졌다. 대당 가격은 약 2천 달러(약 270만원) 정도. 총 117대가 투입됐다. 우크라이나어로 '말벌'을 뜻하는 '오사'는 최대 약 3㎏의 폭발물을 싣고 시속 약 144㎞까지 날 수 있다. 무선 셀룰러 네트워크(이동통신망)를 이용해 원격 조종이 가능하다고 한다.

군사작전 측면에서 거미줄 작전은 대성공을 거뒀다. 영국 경제잡지 이코노미스트는 우크라이나는 이번 공격으로 ‘전쟁의 규칙’을 새롭게 썼다고 평가했다. WP의 안보 전문 칼럼니스트 맥스 부트는 1941년 12월 일본의 진주만 공습에 빗대면서 역시 같은 평가를 내놨다.

러시아 수사당국은 트럭 운송을 의뢰한 아르춈 (티모페예프)을 우크라이나 정보요원으로 단정하고, 그의 소재를 추적 중이다. 우크라이나 지토미르에서 태어난 그는 키예프에서 살다가 몇 년 전 첼랴빈스크로 이주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2024년) 10월, 화물 운송 개인 사업자로 등록한 뒤 12월 여러 대의 차량을 구매해 이번 공격에 사용했다는 게 러시아 수사 당국의 추정이다.

그는 이미 카자흐스탄으로 도피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의 아내는 "개와 고양이를 데리고 첼랴빈스크에서 (카자흐스탄의 수도) 아스타나까지 여행하고 있으며, 5월 28일 국경을 넘었다"는 글을 텔레그램에 올렸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공격을 도운 모든 인물들은 작전 개시 전에 러시아에서 빠져나왔고, 현재 안전한 곳에 있다”고 주장했다. 

러시아 수사 당국은 첼랴빈스크에서 드론을 조립한 것으로 보이는 창고를 찾아냈다. 월세 35만 루블(약 610만 원)짜리였다.

아르춈 부부는 일찌감치 러시아를 벗어났는데, 어떻게 수천㎞나 떨어진 곳에서 드론을 원격 조정했을까? 
사무엘 벤데트 신미국안보센터 수석연구원은 “목조 건물의 뚜껑이 열리면, 드론이 하늘로 떠오르도록 미리 프로그램해 놓고, 그 뒤부터는 러시아 이동통신망으로 조종했을 것”이라고 추정했다. WSJ도 공격에 이용된 '오사' 드론은 이동통신망을 통해 원격 조종이 가능한 기종이라고 밝혔다.

이진희 기자 jhman4u@buyrussia21.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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