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에서 처음으로 지난해 5월 난민 지위를 인정받았던 러시아인 A씨가 2심에서 패소했다. 이에 따라 그의 거취는 대법원에서 가려지게 됐다.
7일 조선일보에 따르면 서울고법 행정9-3부(재판장 김형배)는 최근 러시아인 A씨가 서울출입국·외국인청장을 상대로 "난민 불인정 결정을 취소해 달라”며 낸 소송에서 원심을 뒤집고 원고 패소 판결을 내렸다.
A씨는 러시아의 부분 동원령을 피해 2022년 11월 국내에 들어온 뒤 이듬해(2023년) 1월 난민 신청을 했다. 그는 “(부분 동원령에 따른) 징집을 피해 러시아를 탈출했으니 귀국 시 처벌될 수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한국 정부는 난민 인정을 거부했고, A씨는 서울출입국·외국인청장을 상대로 소송을 냈다.
서울 양천구 목동에 있는 서울출입국 외국인청/바이러 자료 사진
부분동원령을 피해 입국한 러시아인들을 난민으로 인정해달라는 시위/사진 출처:난민네트워크
쟁점은 A씨가 정치적 동기로 징집을 거부한 것인지, 또 귀국하면 본국에서 박해(처벌)를 받을 수 있는지 여부였다. 난민법 등에 따르면 인종·종교·국적 등 사회적 신분이나 정치적 견해를 이유로 박해받을 수 있다는 충분한 근거가 있는 경우, 난민으로 인정된다. 대법원 판례는 단순한 강제징집 거부는 박해의 원인으로 인정하지 않지만, 징집 거부가 정치적 의견 표명으로 평가되는 경우 박해의 원인으로 인정하고 있다.
A씨는 2022년 2월 러시아의 특수 군사작전(우크라이나 전쟁) 발발 이후 자신의 SNS에 전쟁 반대의 글을 올리고 시위에도 참여했다고 주장했다. 징집 통보도 이에 대한 러시아 당국의 보복 차원이라고 강조했다.
원심(1심)은 A씨가 SNS에 전쟁 반대의 글을 올리고, 시위에 참여한 점 등을 종합하면 징집 거부를 정치적 견해 표명으로 볼 수 있다고 판단, 지난해 5월 원고의 손을 들어주었다. 2022년 4월과 9월 러시아 첼랴빈스크의 한 광장에서 열린 두 차례 ‘반전 시위’에 참여했다는 A씨의 진술, 지인들이 작성한 A씨 시위 참여 확인서 등이 판단의 근거였다. 또 "러시아가 탈영하거나 전투를 거부한 병사에게 최대 10년까지 구금할 수 있도록 처벌을 강화하는 법안을 통과시켰고, 러시아군 당국이 전장에서 탈영한 병사를 살해했다"는 언론 보도를 근거로 A씨가 본국에서 박해를 받을 수 있다는 점도 인정했다.
서울고등법원/사진출처:법원 사이트
하지만 2심의 판단은 달랐다. 한마디로 “A씨 진술을 믿기 어렵다”는 것. A씨는 당초 난민 면접과 소장에서 “2021년 정부 반대 시위에 1차례 참여했다”고 했는데, 재판이 시작되자 “전쟁 발발 후 몇 차례 참여했다” “2022년 4월, 9월 2차례 참여했다” 등으로 말을 바꾼 게 문제가 됐다.
2심은 “시위 참여 시기와 횟수 등 중요 부분에서 일관성이 없다"며 "전쟁에 반대했다고 주장하기 위해 시위 참여 시기를 전쟁 이후로 바꾼 게 아닌지 의심스럽다”고 지적했다. 또 시위 참여 확인서도 “각기 다른 사람이 작성했는데 내용이 대부분 일치한다”며 “A씨의 부탁을 받고 작성한 게 아닌지 의문”이라고 했다.
A씨는 즉각 대법원에 상고했다.
한편, 법무부는 1994년 난민 제도 시행 이후 지난해까지 31년간 신청 건수가 12만2천95건으로 집계됐으며, 심사를 거쳐 난민으로 인정된 이는 1천544명으로 누적 인정률은 2.7%라고 지난 2월 발표했다. 난민 인정수는 100명 중 2∼3명 꼴이다.
신청자를 국적별로 보면 러시아가 15%로 가장 많았고 카자흐스탄(10.7%), 중국(9.1%), 파키스탄(6.7%), 인도(6.4%) 등의 순이었다. 주요 난민 발생지역인 아프가니스탄·시리아·베네수엘라·우크라이나·남수단 등 출신은 거의 없다.
신청 사유는 '정치적 의견'이 가장 많았고, 이어 종교, 특정 사회 구성원, 인종, 가족 결합, 국적 등이었다.
또 첫 난민 심사에서 소송에 이르기까지 최종 결론이 나기까지 걸리는 시간은 평균 4년 이상이었다. 지난해 12월 기준, 1차 난민 심사에 14개월, 이의신청 심사 17.9개월, 행정소송에 22.4개월이 소요됐다.
이진희 기자 jhman4u@buyrussia21.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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