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 Jan 2026

우크라 '거미줄 작전'의 후폭풍 거세다 - 러 대규모 공습에 휴전 압박 트럼프도 외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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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는 6, 7일 이틀간 야음(5일 밤~6일 새벽, 6일 밤~7일 새벽)을 틈 타 우크라이나에 대대적인 공습을 감행했다. 핵 전력의 일환인 장거리 전폭기들이 배치된 공군 기지 4곳에 대한 우크라이나 드론 공격(거미줄 작전)을 응징하는 차원에서다. 

우크라이나 매체 스트라나.ua에 따르면 러시아군은 6일 밤~7일 새벽(현지 시간) 우크라이나 드네프로페트로프스크와 하르코프(하르키우) 지역에 대한 미사일·드론 공격을 단행했다. 러시아군의 공습으로 "도시의 기반 시설과 기업, 교육기관, 수십 개의 차고 등이 피해를 입었다"고 드네프로페트로프스크 군사행정청이 7일 발표했다. 또 우크라이나군이 러시아 미사일 6발과 드론 27대를 격추했다고 주장했으나 상당수 목표물의 피격은 피하지 못한 것으로 추정된다.

러시아군의 공습으로 하르코프의 한 건물이 불타고 있다/사진출처:지역 비상 사태부
러시아군의 공습으로 하르코프의 한 건물이 불타고 있다/사진출처:지역 비상 사태부

 

하르코프에서도 러시아군의 공습으로 50회 이상의 폭발이 기록됐고, 다수의 사상자가 발생했다. 이고르 테레코프 하르코프 시장은 이날 "하르키우 공격 이래 가장 강력한 공습이 밤에 있었다"며 "카브(활공포탄)와 미사일, 샤헤드 드론의 공격으로 지역내 공장과 다층 건물, 개인 주택 수십채가 피해를 입었다"고 밝혔다. 또 14세 소녀와 어린 아기 등 17명의 희생자가 발생했다고 주장했다. 

앞서 5일 밤~6일 새벽에도 러시아는 미사일과 드론을 이용해 수도 키예프(키이우)와 남부 헤르손 등 우크라이나 전역에 대규모 공격을 가해 에너지 인프라와 철도 등 사회 인프라를 파괴했다고 우크라이나 측은 주장했다.

러시아군이 헤르손 군사행정청을 파괴하는 장면/영상 캡처
러시아군이 헤르손 군사행정청을 파괴하는 장면/영상 캡처

서방 외신들은 러시아가 예고한 대로, 우크라이나에 '거미줄 작전'에 대한 보복 공격을 시작해 우크라이나 전역에서 공습 경보 사이렌이 올리고 키예프에서 최소 4명 사망하고 수십명 부상했다고 6일 보도했다. 키예프 지하철도 공격을 받아 열차 운행이 중단됐다.

러시아 국방부는 텔레그램 성명을 통해 "키예프 정권의 테러 행동에 대응해 지난 밤 육상·해상·공중 기반의 장거리 고정밀 무기와 드론으로 대규모 공격을 가했다"며 "우크라이나의 무기·군사장비 생산·수리 기업들과 설계국, 공격 드론 조립 작업장, 비행훈련소, 무기고 등을 겨냥한 공격 목표를 달성했다"고 주장했다. 

◇충돌하는 젤렌스키-트럼프 대통령 발언들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이날 엑스(X·옛 트위터)에서 "러시아는 본성을 바꾸지 않았다"며 "또다시 총 400대 이상의 드론과 40발 이상의 미사일을 동원해 도시와 민간인을 공격했다"고 비난했다. 그는 "미국과 유럽, 전 세계가 러시아에 대해 압박을 가해야 한다"고 촉구했으나 트럼프 미 대통령은 이례적으로 침묵을 지켰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4일 푸틴 대통령과 통화한 뒤 러시아 보복의 불가피성을 인정하는 듯한 태도를 취한 바 있다. 그는 자신의 소셜 미디어 '트루스 소셜'을 통해 "전화 통화에서 푸틴 대통령에게 우크라이나의 전략 자산 공격에 보복하지 말 것을 설득했으나, 그는 강한 응징 의지를 보였다"고 토로했다. 어쩔 수 없다고 포기하는 듯한 뉘앙스였다.

트럼프 대통령은 푸틴 대통령과의 통화 후 러시아의 보복 공격을 예고했다/사진출처:페이스북 @POTUS
트럼프 대통령은 푸틴 대통령과의 통화 후 러시아의 보복 공격을 예고했다/사진출처:페이스북 @POTUS

이후 6. 7일 이틀간(미-우크라 시차에 따라 날짜가 다를 수 있음/편집자)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을 보면 미국은 러시아 핵전력에 대한 '드론 공격'(거미줄 작전)을 부정적으로 보고 있다고 스트라나.ua는 7일 평가했다. 키예프는 워싱턴을 향해 '우리에게도 카드가 있다'는 점을 부각시키기 위해 드론 공격을 대대적으로 홍보했지만, 미 백악관은 러시아와의 핵 전쟁에 끌려들어갈 것을 두려워하며 애써 외면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우크라 거미줄 작전에 대한 트럼프 대통령의 본심은?

스트라나.ua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우크라이나의 드론 공격으로 젤렌스키 대통령이 갖고 있는 지도(영토)에 대한 견해가 바뀌었는가?"라는 기자 질문에 "그들은 푸틴 (대통령)에게 제대로 폭격할 빌미를 제공했다"며 "(러시아 공군기지에 대한 드론 공격이) 마음에 들지 않는 부분이 바로 그것"이라고 대답했다. 분명히 키예프가 듣고 싶어하는 정답은 아니었다. 오히려 핵보유국으로서 전략 자산을 공격받은 러시아가 응징할 권리가 있다는 사실을 인정한 듯하다.

7일 우크라이나 측이 공개한 '거미줄 작전'의 드론 공격 영상/캡처 
7일 우크라이나 측이 공개한 '거미줄 작전'의 드론 공격 영상/캡처 

젤렌스키 대통령은 앞서 우크라이나를 공습하는 푸틴 대통령에게 압력을 가하지 않는 사람들은 그의 공범이나 다름없다고 암시하는 글을 SNS에 올렸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아랑곳 하지 않았다. 그는 "때로는 공원에서 두 아이가 심하게 싸우는 경우가 있는데, 이때 억지로 떼어놓기 보다는 잠시 더 싸우게 두는 게 나을 수도 있다"고 한 술 더 떴다. 젤렌스키 대통령에게는 치명적인 발언일 수도 있다. 휴전에 동의하겠다고 한 우크라이나가 먼저 도발을 했으니, 어디 마음껏 싸워봐라는 식이기 때문이다. 미국이 방관하면 러-우크라 전황은 러시아쪽으로 기우는 것은 물어보나 마나다. 

이 발언에 젤렌스키 대통령이 발끈했다. 그는 6일 ABC 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우리는 푸틴 (대통령)과 함께 놀이터에 있는 어린이가 아니다"며 "그는 어린이들을 죽이러 놀이터에 온 살인자다"라고 반박했다. 이어 러시아의 미사일 공격으로 가족을 잃은 한 아버지를 예로 들며 "오랜 전쟁으로 자녀를 잃은 우크라이나 국민의 고통을 (그가) 온전히 느끼고 이해할 수 없을 것"이라고 쏘아붙였다.

반면, 러시아측은 트럼프 대통령의 아이들 싸움 발언에 발끈하지는 않았다. 드미트리 페스코프 크렘린 대변인은 이날 "트럼프 대통령은 러-우크라 갈등에 대해 자신만의 견해를 가지고 있을 수 있지만, 러시아에게는 국가 이익, 안보와 직결된 실존의 문제"라고 반박하면서도 "워싱턴과 접촉을 지속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톤을 낮췄다.

트럼프 대통령은 푸틴 대통령과의 전화 통화에서도 비슷한 비유를 든 것으로 전해졌다. "(격렬한 싸움은) 하키와 같은 스포츠 경기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일인데, 심판들이 잠시 시간을 준 뒤에야 경기를 중단시킨다"고 심판(미국)의 역할을 설명했다는 것이다.

그는 이튿날(5일) 백악관에서 메르츠 독일 총리와 정상회담에서 "러-우크라 상호 공격이 긴장 고조의 위험을 높인다"고 경고했다. 그러면서도 중재를 통한 러-우크라 전쟁의 종식을 여전히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바뀌는 트럼프 대통령 발언에 우크라는 불안

주목할 것은 발언 어투의 변화다. 트럼프 대통령은 그동안 '푸틴 대통령이 평화를 위한 준비가 되어 있지 않다'고 판단될 경우, 새로운 제재의 도입을 경고했다. 전문가들은 그가 대러 추가 제재를 위협하면서도 어떤 결정도 내리지 않는 것을 두고, 발언의 진정성에 의문을 표시하기도 했다. 실제로 모스크바에 대한 제재를 허용하겠다는 것인지, 동맹국들의 비판을 모면하기 위해 러시아를 압박하는 제스추어를 취하는 것인지 판단하기 어렵다는 지적이 많았다.

이같은 상황에서 우크라이나의 '거미줄 작전'은 우크라이나가 그동안 미국을 향해 펼쳐온 논리를 스스로 깨는 결과를 초래했다. 우크라이나는 사우디에서 열린 미-우크라 고위급 회담 이후 "우리는 이미 휴전에 동의했지만 푸틴 대통령은 응하지 않고 있다. 그는 비현실적인 조건을 제시하며 시간을 끌고, 우리를 계속 폭격하고 있다. 모스크바에 대한 제재가 필요하고 우크라이나군에 더 많은 무기가 제공되어야 한다"는 주장을 계속했는데, 이 논리가 무색해진 것이다. 서방 언론들은 이를 정확하게 지적하고 나섰다. 미국 일간 뉴욕 타임스(NYT)는 5일 "거미줄 작전은 트럼프 대통령이 핵전쟁에 휘말릴까 봐 우려하게 된 계기가 되었다"며 "그는 젤렌스키 대통령을 '세계를 핵전쟁으로 이끄는 악당"으로 간주한다"고 보도했다. 

우크라이나는 미국 설득을 위해 예르마크 대통령 실장을 워싱턴으로 보냈다. 그는 4일 마코 루비오 국무장관 등 미국의 주요 인사들과의 만남에서 "러시아가 이스탄불 협상에서 비현실적인 요구를 제시하며 전쟁을 계속하고자 하기 때문에 제재가 필요하다"며 "우크라이나에는 지속적인 군사 지원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지금까지 성과를 거뒀다고 볼만한 근거는 아직 없다.

젤렌스키 대통령도 15~17일 캐나다에서 열리는 G7 정상회의에서 트럼프 대통령과 만나 대러 제재의 필요성을 강조할 것으로 전해졌다. 친(親)우크라 성향의 서방 언론들의 제재 캠페인도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미국 상원도 트럼프 대통령의 감세 법안에 찬성하는 대신, 500% 관세를 부과하는 대(對)러 세컨더리 제재(제3자 제재) 법안을 승인하도록 요청하는 수를 낼 가능성도 있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의 마음을 바꾸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전문가들은 본다. 젤렌스키 대통령에 대한 배신감에서다. 그는 푸틴 대통령과 전화 통화에서 우크라이나의 드론 공격을 사전에 몰랐다고 설명한 것으로 전해졌다. 거꾸로 푸틴 대통령은 그에게 우크라이나에 대한 보복 응징이 불가피하다며 양해를 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트럼프 대통령은 극히 중요한 군사작전에 관해 러시아로부터 사전 양해를 구하는 이야기를 들었으나, 우크라이나로부터는 완전 무시를 당했으니 젤렌스키 대통령에 대한 기분이 좋을 리 없다. 

푸틴 대통령의 화상 회의 장면/사진출처:크렘린.ru
푸틴 대통령의 화상 회의 장면/사진출처:크렘린.ru

더욱이 크렘린은 5일 푸틴 대통령이 전날(4일) 정부 각료들과의 화상회의에서 "우크라이나의 거미줄 작전에도 불구하고 외무장관이 실무 차원의 협상을 계속해야 한다는 의견을 개진하고, 대통령도 이를 지지했다"고 발표했다. 러시아의 협상 의지를 강조한 대목으로 받아들일 만하다. 스트라나.ua가 우크라이나가 트럼프 대통령을 설득하는 문제는 과거보다 훨씬 더 어려워질 것이라고 전망한 이유다. 

이진희 기자 jhman4u@buyrussia21.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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