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 Mar 2026

텔레그램, 왓츠앱이 차단된(?) 러시아에서 대안으로 카카오톡이 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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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에서 인기가 높은 메시징 앱 '텔레그램'과 '왓츠앱'에 대한 현지 당국의 제한 조치로 한국의 카카오톡(이하 카톡)이 대안 플랫폼으로 인기를 끌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의 메타 그룹이 소유한 왓츠앱은 지난 2월부터 사실상 차단됐고, 텔레그램마저 접속 속도가 떨어진 상태에서 러시아인들이 정부 주도의 맥스(MAX) 이외에 사용이 편리하고 유용한 플랫폼을 찾는 과정에서 카톡이 주목을 끈 것으로 분석된다. 

로스발트 등 러시아 언론은 23일 카톡이 러시아 거주자들의 월간 다운로드 수를 기준으로, 앱스토어 무료 앱 상위 30위권에 진입했다고 보도했다. 또 러시아에서 카톡이 인기를 끄는 이유로는 △통신 규제를 우회할 수있는 VPN (Virtual Private  Network, 가상 사설망) 없이 이용 가능하고 △러시아 번호로도 간편하게 가입할 수 있으며 △음성 통화가 안정적이라는 점 등을 꼽았다. 극동 지역 매체인 아무르 라이프는 "러시아에서 텔레그램과 왓츠앱이 차단되면서 사용자들은 새로운 소통(메시징) 플랫폼을 찾게 되었다"며 "카톡은 유력한 대안으로 떠올랐으며, 많은 사람들이 카톡을 스마트폰에 설치한 뒤 주변에 권하고 있다"고 전했다. 러시아 및 해외 앱 스토어를 통해 이미 수만 건의 다운로드가 이뤄졌으며 러시아 내 사용자 수가 매일 증가하고 있다고 한다. 카톡은 현재 러시아에서 러시아어 구글 스토어와 애플 앱 스토어에서 다운로드할 수 있다. 러시아 자체의 앱스토어인 루스토어(RuStore)에서는 다운로드가 불가능하다. 

또다른 매체 C뉴스(CNews)는 "K팝과 드라마, BTS의 나라(한국)에서 온 흔치 않은 메신저에 사람들이 관심을 보이기 시작했다"며 "카톡을 사용하면 문자 메시지, 이미지 및 스티커 전송, 채널 관리 및 참여, 통화 등이 가능하다"고 지적했다. 또 "카톡의 모든 기능이 별도의 기술 지원 없이 러시아에서 완벽하게 사용할 수 있다"고도 했다. 

한국의 카톡/카톡 홈페이지
한국의 카톡/카톡 홈페이지
카톡 가입및 인증 과정을 러시아어로 소개하는 카톡 페이지/c뉴스 캡처
카톡 가입및 인증 과정을 러시아어로 소개하는 카톡 페이지/c뉴스 캡처

외신에 따르면 러시아 수도 모스크바에서는 이달 초부터 모바일(메시징 앱) 접속이 어려운 상태가 보름 이상 이어지고 있다. 전시 상태의 통신 장애로도 볼 수 있지만, 당국이 원치 않는 콘텐츠가 텔레그램 등을 통해 확산되는 것을 막기 위한 조치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러시아 통신감독당국인 '로스콤나드조르'는 러시아 법규를 지키지 않는다는 이유로 왓츠앱과 텔레그램에 지속적으로 제재를 가해왔다. 지난해 8월부터 두 플랫폼의 음성 통화가 사실상 차단된 뒤 왓츠앱은 지난 2월 중순부터 접속 차단, 텔레그램은 속도 제한 조치가 이어졌다. 러시아에서는 약 80%의 사용자가 텔레그램 접속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한다.

드미트리 페스코프 크렘린 대변인은 “텔레그램이 러시아 법을 지키지 않고 있으며, 범죄 대책도 불충분하다"며 "국민의 안전 확보를 위헤 제한이 불가피하다”고 통신감독당국의 조치를 합리화했다. 다만, 러시아 당국이 접속을 허용하는 소위 ‘화이트리스트’에 이름을 올린 앱(웹사이트)들의 접속은 점차 원활해지고 있다. 

이같은 상태에서 러시아인들은 아무런 제약 없이 통화와 문자 메시지를 주고받을 수 있는 메시징 앱을 계속 찾고 있다. 어느 순간, 러시아 번호로 가입할 수 있고, 인터페이스가 거의 완벽하게 러시아어로 되어 있는 카톡으로 일부 사람들이 갈아타기 시작한 것으로 추정된다. 특히 텔레그램에 적용된 각종 제한 조치가 아직 카톡에는 적용되지 않는다. 

현지 전문가들은 카톡의 인기를 텔레그램과 왓츠앱 차단에 따른 일시적인 '풍선 효과'로 보고 있다. 나아가 카톡의 성공적인 안착 여부는 편의성과 사용자 안전에 달려 있다고 했다. 이와 관련, 현지 언론은 △(한국 전화번호로) 인증되지 않은 외국 계정의 경우 일부 기능이 제한되며 △인터페이스가 러시아화했지만, 여전히 부분적으로 불편하다는 점 등을 약점으로 꼽았다.

C뉴스는 "카톡은 채널을 통한 수익 창출도 가능하지만, 인증 절차를 거쳐야 한다"며 "이 인증은 한국의 전화번호와 신분증으로만 가능하다"고 지적했다. 

이진희 기자 jhman4u@buyrussia21.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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