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 Mar 2026

우크라이나 전쟁을 닮아가는 이란 전쟁, 두 전쟁의 차이는? 닮은 게 더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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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쟁이 터지면 민주주의 국가 미국이나, 독재(?)국가 러시아나 정부가 하는 행태는 별로 다르지 않다. 기본적으로 전쟁에서 이기기 위해 모든 수단을 동원하기 때문이다. 특수군사작전(우크라이나 전쟁) 개시 후 '자유 언론'의 입을 틀어막으려던 러시아 당국의 행태를 거세게 비난했던 미국이 '이란 전쟁에 대한 가짜뉴스를 막는다'는 명분으로 언론 통제를 강하게 암시한 게 대표적이다. 우크라이나 매체 스트라나.ua는 미 행정부가 중동에서 작전 중인 미군에 대한 '가짜 뉴스'를 유포하는 언론사의 면허 취소를 경고했다고 15일 보도했다. 이 매체에 따르면 미 연방통신위원회(FCC, 우리의 방송통신위원회 격)의 브렌든 칼 위원장은 "방송사들은 공익을 우선시해야 한다"며 "그렇지 않으면 (방송) 면허를 잃을 수 있다"고 협박했다. FCC는 미국의 TV와 라디오, 유선, 위성 시스템 및 케이블 네트워크를 감독하는 기관이다.

브렌든 카 미국 FCC위원장/사진출처:위키피디아
브렌든 카 미국 FCC위원장/사진출처:위키피디아

 

 

스트라나.ua는 우크라이나 전쟁 발발후 러시아가 '군대에 관한 허위 사실 유포'에 대해 행정적, 형사적 책임을 묻는 조치를 도입했다는 점을 상기시키면서 "이란 전쟁에 대한 부정적인 보도가 쏟아지자, 미국 행정부가 러시아의 선례를 따라가는 조치를 고려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짚었다.

미국 언론을 비롯한 주요 서방 외신들은 이란 전쟁 초기 트럼프 미 대통령의 승리 주장을 일방적으로 전달했으나, 이란의 반격에 의한 미군의 피해가 확인되면서 부정적인 보도가 잦아지고 있다. 브렌든 칼 위원장의 발언도, 이란의 공격으로 미국의 공중급유기 5대가 격추됐다는 보도를 놓고 유력 경제 일간지 월스트리트저널(WSJ)과 트럼프 대통령 간에 불거진 '국익' 충돌 속에서 나왔다. 트럼프 대통령은 "그같은(공중 급유기 추락) 정보를 유포하는 언론(WSJ)은 '미국이 전쟁에서 지기를 바라는 것'"이라고 비판하자, 칼 위원장이 대통령 편을 든 것이다. 그는 "미국 언론이 거짓말을 퍼뜨리고 뉴스를 왜곡하고 있다"며 "언론인 자격에 대한 의문이 제기되기 전에 방향을 바꿔야 한다"고 직격했다.

러시아군의 공습으로 불타는 키예프(키이우) 주변/사진출처:우크라 비상사태부
러시아군의 공습으로 불타는 키예프(키이우) 주변/사진출처:우크라 비상사태부

그렇다면 트럼프 대통령이 승리를 주장하는 이란 전쟁과 푸틴 대통령이 군사작전의 목표 달성을 다짐하는 우크라이나 전쟁 사이에는 어떤 차이가 있을까? 비슷한 점은 없을까?

스트라나.ua에 따르면 이란 전쟁과 우크라이나 전쟁 사이에서 가장 두드러지는 차이는 공격 형태다. 러시아는 전격적으로 지상전을 개시해 결과적으로 막대한 손실을 입었지만, 미국은 이스라엘과 함께 이란을 무차별적으로 폭격했다. 손실은 상대적으로 적다. 대신 이란 주변의 걸프(중동) 국가들이 화염에 휩쓸렸다. 이란이 친(親)미 성향의 주변국과 에너지 인프라를 겨냥한 비대칭 보복을 가했기 때문이다. 방어가 상대적으로 취약하고 타격 효과는 큰 서방 진영의 '아픈 고리'를 치는 전략이다. 

미국과 이스라엘은 또 하메네이 등 이란 지도부 제거(국내 일부 언론은 '참수'라는 표현을 쓰나 별로 마음에 들지 않는 용어다/편집자)에 집중하고 있다. 러시아는 처음부터 젤렌스키 대통령과 지도부를 제거할 의도가 없었다. 아니면 실제 제거 능력이 없었을 수도 있다. 미국의 이번 공격도 정의와 인권, 국제법의 관점에서 제국주의적이라고 거세게 비난받고 있지만, 전쟁의 비용과 손실은 전리품(세계 최대 석유 및 가스 패권/편집자)으로 만회가 가능한 '약탈' 행위다. 하지만 푸틴 대통령이 전쟁으로 얻는 것은 무엇일까라고 스트라나.ua는 묻는다. "돈바스 지역(도네츠크주와 루간스크주) 점령과 향후 국가 안보? 그걸로 막대한 전비와 손실을 만회할 수 있을지 의문스럽다"고 했다. 

우크라이나로 제공된 미국의 에이브럼스 탱크가 하역되는 모습/사진출처:minfin.com.ua
우크라이나로 제공된 미국의 에이브럼스 탱크가 하역되는 모습/사진출처:minfin.com.ua
지하에 숨겨져 있는 이란의 각종 미사일들/영상 캡처
지하에 숨겨져 있는 이란의 각종 미사일들/영상 캡처

무엇보다도 두 전쟁의 가장 큰 차이는 외부 세력의 개입에 의한 '대리전' 여부다. 우크라이나는 개전 초기부터 미국 등 서방의 전폭적인 지원을 받았다. 트럼프 대통령을 포함해 미 군사 전문가들은 "서방의 지원이 없었다면 키예프(키이우)는 벌써 항복했을 것"으로 본다. 우크라이나군의 포탄 재고는 개전 첫해(2022년) 여름 쯤, 방공 미사일도 이듬해(2023년) 여름 쯤이면 바닥났을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판단이다. 또 서방의 재정 지원이 없었다면 우크라이나 경제는 벌써 붕괴되었을 것이다.

하지만 이란은 아직까지 무기든 재정 지원이든 공개적으로 지원받은 게 없다. 이란에게는 전략적으로 불안하기 그지 없는 요소다. 러시아의 지원설이 서방 언론에 나오기 시작했지만, 확인된 것은 없다. 만약 중국과 러시아가 은밀하게 지원하고 있다면 전쟁의 양상은 또 달라질 것이다. 특히 지상 작전을 담보하지 않는 공중전만 계속하는 것은, 미국과 이스라엘에게는 더욱 무의미해질 것이다. 

여론에서도 미국과 러시아는 완전히 다르다. 러시아는 숱한 인명 손실과 사회 기반 시설의 파괴에도 불구하고 푸틴 대통령과 특수군사작전(전쟁)에 대한 지지가 여전히 높다. 미국은 공격 전부터 반대 여론이 상당했고, 미군 사상자가 더 많이 늘어나거나, 물가 상승 등 미국 경제에 실제로 충격이 가해진다면, 여론은 트럼프 대통령에게 완전히 등을 돌릴 수 있다. 트럼프 집권 2기의 최대 위기가 도래할 수 있다. 특히 11월에는 중간선거가 예정돼 있다. 미국이 전쟁 전에 걸프 지역 미군 기지의 병력을 줄이고 해군 함대를 이란 해안에서 멀리 떨어뜨려놓은 것도 인명 손실을 최소화하기 위해서다. 하지만 전쟁이 장기화하면 결과는 예측불허다. 

닮은 꼴도 여럿이다. 많은 국내외 언론이 이미 지적한 대로 핵을 보유한 강대국의 제국주의적 군사 행동이라는 점에서 두 전쟁은 '데칼코마니'스럽다. 미-러 양국 모두 유엔의 승인없이 주권 국가를 무력으로 공격해 국제법을 위반한 것을 부인하기 어렵다. 그러면서도 그들은 '전쟁'이라고 부르지 않았다. 코미디스럽지만, "군사작전"이라는 용어를 고집한다.

개전 이유도 비슷했다. 푸틴 대통령은 우크라이나 영토에서 비롯된 '안보 위협'(나토 가입을 통한 우크라이나 공격에 대한 사전 예방과 핵무기 등 대량살상무기 파괴/편집자)을 제거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또 돈바스 일부 지역에 급조된 친러 성향의 도네츠크인민공화국(DPR)과 루간스크인민공화국(LPR)에 대한 우크라이나군의 선제 공격(실제로는 2014년부터 내전 중이었다/편집자)을 예방하기 위한 조치라고도 했다. 당연히 키예프는 이를 모두 부인했다.

트럼프 대통령도 테헤란이 자국민을 공격하려고 하고 있으며 핵무기 개발에 근접했다고 주장했다. 테헤란 역시 이를 모두 부인했다. 미국이 내세운 또 다른 주장은 이란이 대리 세력(팔레스타인 하마스, 레바논 헤즈볼라 등/편집자)을 통해 이스라엘을 공격하고 있기 때문에 동맹국인 이스라엘을 보호해야 한다는 것이었다. 러시아의 돈바스 지역 방어 논리와 거의 흡사하다. 스트라나.ua는 러시아가 보호하려는 돈바스 무장세력(DPR과 LPR)은 이스라엘보다는 아랍에미리트(UAE)의 후티 반군과 더 유사하다고 지적했다. 

우크라이나 영토 깊숙이 진격하는 러시아군 탱크와 장갑차량들/사진출처:우크라 군사 텔레그램
우크라이나 영토 깊숙이 진격하는 러시아군 탱크와 장갑차량들/사진출처:우크라 군사 텔레그램
미-이스라엘군의 공습으로 이란 중앙 방송국이 불타는 모습/영상 캡처
미-이스라엘군의 공습으로 이란 중앙 방송국이 불타는 모습/영상 캡처

두 전쟁 모두 발발 직전에 미-러 양국은 "이란-우크라 국민들이 정권의 억압 아래 고통받고 있다"는 홍보전(프로파간다)를 강화했다. 그러면서 군사작전을 시작하면 소위 '해방군'들에게 환영하는 꽃을 바치거나(우크라이나), 반정부 시위를 벌일(이란) 것이라고 주장했다. 하지만 우크라이나에서도, 이란에서도 아직까지는 그런 조짐이 없었고, 또 그럴 가능성도 별로 없다.

미국이 합류를 기대했던, 올해 초 대규모 반정부 시위에 참여했던 이란 국민들의 심경은 제대로 알려지지 않았다. 하지만, 서방 언론에  따르면 그들의 심경은 우크라이나 전쟁 발발 초기인 2022년 3월 마리우폴에서 고난을 겪었던 친러시아 성향의 주민들과 유사한 것으로 보인다고 스트라나.ua는 전했다. 이란의 반정부 세력도, 우크라이나의 친러 주민들도, 당국의 정책및 노선 변화를 강하게 요구했지만, 이를 전쟁으로 푸는 것은 원하지 않았던 게 분명하다. 

군사작전 개시 전, 미-러 양국이 아주 손쉽게 군사작전을 성공으로 이끈 경험을 가졌다는 것도 닮았다. 러시아는 친러 무장세력을 앞세워 2014년 크림반도를 신속하게 합병했고, 미국은 기습작전으로 마두로 베네수엘라 대통령을 미국으로 압송하고, '포스트 마두로' 정권을 손아귀에 넣었다. 미-러 양국은 이란과 우크라이나에서도 같은 일이 벌어질 것으로 기대했을 것이다. 미-러 양국 군대는 공격 초기 며칠 동안 상당한 군사적 성공을 거두었다. 미국과 이스라엘은 하메네이 등 이란의 최고 지도부를 제거하는 데 성공했고, 러시아는 수도 키예프를 포위하는 등 순식간에 넓은 영토를 장악했다.

그러나 당초 계획한 대로 목표 달성에 실패하자, 곧바로 "이제 전쟁을 끝낼 때"라는 주장이 양측에서 나오기 시작했다. 우크라이나의 경우, 개전 한달 뒤 튀르키예(터키) 이스탄불에서 평화협정이 마무리됐지만, 서명까지는 가지 못했고, 이란의 경우, 국제사회가 트럼프 대통령에게 전쟁 종식을 촉구하고 나섰다. 

이란과 우크라이나가 내건 전쟁 종식의 조건도 근본적으로는 같다. 미-러 양국에 전쟁 배상금을 요구하고 종전 후 안보에 대한 국제적 보장을 요구한다. 그래서 전쟁 종식을 위한 타협점을 찾는 것도 매우 어렵다. 이란과 우크라이나에게는 생존이 걸려 있는 문제이고, 오랫동안 누적된 구조적인 갈등 관계가 타협의 발목을 잡는다. 특히 이스라엘에게는 이번 전쟁이 미국의 전폭적인 협력을 얻어 이란과의 해묵은 갈등을 해결할 수 있는 마지막 기회가 될 수도 있다. 이번에 이란을 전략적으로 파멸시키지 못하면, 또다시 미국의 협력을 얻어낼 수 없을 것이라는 강박에 몰려 있는 듯하다.  

아이러니하게도 두 전쟁 모두 전쟁에 관여하지 않는 중국에게 절대적으로 유리한 지정학적 입지를 만들어주고 있다.

이진희 기자 jhman4u@buyrussia21.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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