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 Jan 2026

푸틴 '혼외 딸'의 인턴을 넘어선 이슈 - 러시아 유명 예술가들, 유럽 공연 재개

푸틴 대통령의 혼외 딸로 알려진 22세 여성이 '반전' 작품을 전시하는 프랑스 파리의 미술관에서 일하고 있다는 보도가 영국 일간 더 타임스에서 나왔다. 그녀가 푸틴 대통령과의 부녀 관계를 한번도 인정한 적이 없지만, 러시아 반정부 인사들과 반러 성향의 유럽 언론들에 의해 2020년 그의 딸로 세상에 각인됐다.


엘리자베타 크리보노기흐/인스타그램 갭처
그녀의 이름은 엘리자베타 크리보노기흐. 푸틴 대통령과 스베틀라나 크리보노기흐라는 여성 사이에서 2003년에 태어났다고 한다. 엘리자베타가 파리에서 반전 작품을 전시하는 스튜디오 알바트로스와 L갤러리에서 학생 인턴으로 근무 중이라는 사실을 반정부 러시아 예술가 나스챠 로디오노바가 SNS를 통해 폭로했다. 그녀는 러시아의 특수 군사작전(우크라이나 전쟁) 개시 이후 프랑스로 망명했다.

그녀는 "자녀가 부모의 범죄에 책임을 질 필요는 없지만, 푸틴 정권의 수혜를 입은 사람이 그 정권의 희생자들을 마주한다는 것은 용납될 수 없다"고 주장했다. 

엘리자베타에 대한 미 확인 보도는 2020년부터 꾸준히 이어졌다. 2021년 3월에는 그녀가 모스크바의 한 클럽에서 DJ를 맡았고, 그 클럽이 큰 인기를 끌었다는 보도도 나왔다. 이때 그녀가 쓴 이름은 루이자 로조바라고 했다.


엘리자베타의 DJ 공연을 전한 SNS/캡처
그녀는 전쟁 발발 직후 종적을 감췄다가 지난해 파리 거주 사실이 우크라이나 매체 등을 통해 알려졌다. 파리에서 쓰는 이름은 엘리자베타 루드노바 혹은 리자 크리보노기흐라고 한다. 파리 11구에 있는 예술대학원 IESA에서 공부했다. 

스튜디오 알바트로스와 L 갤러리를 운영하는 L 협회의 디렉터 드미트리 돌린스키는 루드노바(크리보노기흐의 가명)가 소속 미술관에서 일하고 있다는 사실을 확인해줬다. 푸틴 대통령과 닮았다고도 했다.


러시아 발레의 거장이자 마린스크 극장 감독인 게르기예프/사진출처:페이스북
유럽 언론이 진짜 관심을 가져야 할 이슈는 전쟁 발발 직후 국제 공연계에서 퇴출된 러시아 유명 예술가들이 다시 유럽 무대에 서기 시작했다는 사실이다. 
렌타루 등 러시아 언론에 따르면 미국의 정치 전문 매체 폴리티고는 6일 전쟁 직후 유럽 문화계에서 배제됐던 러시아의 유명 예술가 발레리 게르기예프와 안나 네트렙코가 유럽의 주요 무대에 다시 등장했다고 보도했다. 우크라이나 지지 활동가와 유럽연합(EU) 대표들이 이에 항의했지만, 목소리는 조금씩 잦아들고 있다. 

폴리티코에 따르면 유럽 예술계의 '블랙리스트'에 올랐던 러시아 마린스키 극장의 예술 감독 발레리 게르기예프가 EU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스페인 바로셀로나에서 공연할 예정이다. 이베르카메라 시리즈의 일환이다. 주최 측은 게르기예프의 참여에 법적 장애가 없으며, 프로그램 진행 자금도 EU 기금과 연계되어 있지 않다고 밝혔다. 그러나 이 공연에 화들짝 놀란 EU 집행위원회는 친러시아 예술가들이 참여하는 행사에 EU 기금의 사용을 금지하는 방안을 검토하기로 했다.


열창하는 오페라 가수 네트렙코/사진출처:페이스북
또다른 유명 예술가는 오페라 가수 안나 네트렙코다. 유럽과 미국의 주요 극장에서 출연이 금지됐던 그녀는 이미 미국에서 공연했고, 런던과 베를린, 취리히에서 공연을 준비하고 있다. 친우크라이나 인사들은 그녀의 무대 복귀에 반대했지만, 슬로바키아의 브라티슬라바 공연 티켓은 일찌감치 매진됐다.

게르기예프와 안나 네트렙코의 공연은 러시아 유명 음악가들이 거의 3년 만에 EU 무대로 복귀하기 시작했다는 신호로 해석할 수 있다.  

당연히 우크라이나는 발끈했다. 우크라이나 문화부 장관은 "러시아 문화의 부활 위험"을 주장하며 유럽 극장들에게 "러시아 예술가들의 초청을 자제해 줄 것"을 촉구했다. 우크라이나 예술가들은 러시아 예술가들의 복귀는 문화적인 문제를 넘어 국가 안보와 직결된 사안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하지만, 공연계 현실은 우크라이나측의 주장과 동떨어져 있다. 안나 네트렙코가 베를린 국립 오페라 무대에 올랐을 때 반대 시위 군중은 눈에 띄게 적었고, 슬로바키아 국립극장에서 열린 그녀의 공연장 밖에 몰린 시위대는 수십명에 불과했다. 

안드레이 예르마크 우크라이나 대통령 실장까지 나서 안나 네트렙코의 EU 영토 내 공연을 허용하지 말라고 촉구하지만, 러시아 유명 예술가에 대한 유럽 예술계의 수요는 자꾸 늘어날 전망이다.

이진희 기자 jhman4u@buyrussia21.com

출처 : 바이러시아(https://www.buyrussia21.com)

댓글을 남기려면 로그인해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