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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니스 슈미갈 우크라이나 총리가 15일 사퇴했다. 2020년 3월 취임했으니, 5년 4개월만에 총리직을 내려놨다. 그의 사퇴로 우크라이나 내각은 전면 개편으로 들어간다.
그의 후임은 이미 정해졌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전날(14일) 율리아 스비르덴코 제1부총리겸 경제부 장관을 차기 총리 후보로 지명했다. 스비르덴코 지명자는 우크라이나 희귀광물의 개발에 관한 미-우크라 광물협정을 마무리한 친(親)젤렌스키 인사다. 우크라이나 법률에 따르면 총리를 비롯한 각료들의 임면(任免)은 최고라다(의회)의 승인을 받아야 유효하다.


우크라이나 매체 스트라나.ua에 따르면 슈미갈 총리는 이날 사임서를 의회에 제출했다. 그는 사임서를 제출하면서 "젤렌스키 대통령과 총리실 관계자들은 물론, 우크라이나를 지키기 위해 최전선에서 싸워준 우리 병사들에게 감사드린다"고 밝혔다.
스트라나.ua에 따르면 퇴임 각료들의 거취는 대충 정해진 것 같다. 한마디로 '회전문'인사다. 슈미갈 총리는 국방장관으로, 루스템 우메로프 국방장관은 가족이 거주하는 주미국 대사로 갈 것으로 전해졌다. 옥사나 마르카로바 현 주미 우크라이나 대사는 지난해 미국 대선을 앞두고 젤렌스키 대통령의 미 방산업체 방문을 주선하는 등 친(親)바이든 (전 대통령) 지지 성향을 드러내 트럼프 행정부로부터 사퇴 압력을 받아왔다.

우크라이나 국방장관이 교체될 경우, 튀르키예(터키) 이스탄불에서 열리는 러시아와의 제 3차 평화(휴전) 협상을 새 국방장관이 이끌게 된다. 협상 분위기가 어떻게 바뀔지 예측불허다. 키예프(키이우)가 트럼프 미 대통령의 14일 중대 발표를 계기로 우크라이나가 아예 러시아와 3차 협상에 임하지 않을 수도 있다는 예상도 나온다.
내각 개편설은 지난 6월부터 정계에 파다하게 돌기 시작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이 스비리덴코 부총리를 차기 총리로 임명할 계획이라는 게 핵심이다. 특히 그 배후에는 안드레이 예르마크 대통령 실장이 있다는 분석이 유력했다. 그는 이미 1년 전인 지난해 6월, 내각 개편을 추진하다가 정적이자 집권 여당인 '국민의 종' 다비드 아라하미아 대표의 반대로 포기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아라하미아 대표도 젤렌스키 대통령의 최측근으로, 의회를 장악한 실세다.

예르마크 실장의 노림수는 행정 권력의 장악이다. 자신의 말을 잘 듣는(?) 시비리덴코를 정부 수장(총리)에 앉혀 원격 조종하겠다는 의도다. 또 총리 교체(개각)를 통해 수많은 사회·경제적 문제와 부패 스캔들에서 벗어나려는 전략을 읽을 수 있다. 특히 우메로프 국방장관은 가족이 대서양 연안에 있는 미국 서부에서 수영장이 있는 호화 주택에 살고 있으며, 그 곳에 미술관도 소유하고 있다는 언론 폭로가 나왔다. 또 대통령실의 지지를 받고 있는 알렉세이 체르니쇼프 부총리겸 국가통일부 장관은 국가를 뒤흔들 만한 부패 사건에 연루된 것으로 확인됐다.
스비리덴코 총리 지명자에 대한 스캔들도 터져 나왔다. 의회에 임명 동의안을 제출하기도 전이다. 그녀의 남동생이 동원 대상임에도 불구하고, 해외로 출국한 뒤 귀국하지 않고 있다는 '동원 회피설'이다.
스트라나.ua에 따르면 마리아나 베주글라야 의회 의원은 14일 스비리덴코 지명자의 동생 비탈리가 전쟁 중 런던으로 유학갔다가 돌아오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비탈리는 연령으로 보면 아직 동원 대상자다.
베주글라야 의원은 텔레그램을 통해 "고위 공직자가 가족, 특히 자녀가 아니라 부모, 형제자매에 대해 책임을 져서는 안된다는 데 동의하지만, 동생이 동원령을 피해 해외로 도망친 경우는 예외"라며 스비리덴코 지명자의 해명을 요구했다.
이진희 기자 jhman4u@buyrussia21.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