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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우크라이나 전쟁을 둘러싼 미-러 갈등이 극적으로 봉합되는 듯한 그림이 만들어졌다. 트럼프 미 대통령이 원하거나 머리 속에 그린 사태 진전이고, 이를 잘 아는 푸틴 대통령 알아서 맞춰주었을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일각에서 지적한 대로, 미리 짜놓은 시나리오대로 흘러가고 있는지도 모른다. 조금씩, 그러면서도 트럼프 대통령의 역할을 최대한 부각하는 '우크라이나 평화 협상 스케줄' 말이다.
외신 보도를 종합하면, 트럼프 대통령과 푸틴 대통령 간의 충돌을 이틀 앞둔 6일 모스크바와 워싱턴은 모든 언론의 관심이 집중된 상태에서 긴박하게 움직였다.
우크라이나 매체 스트라나.ua와 rbc 등 러시아 언론에 따르면 6일 아침(모스크바 시간) 스티브 위트코프 미 대통령 특사가 모스크바 브누코프 공항에 도착했다. 파트너이자 푸틴 대통령 특사인 키릴 드미트리예프 직접투자기금(RDIF) 대표의 영접을 받고 같이 아침 식사를 한뒤 크렘린으로 향했다. 푸틴 대통령은 크렘린에서 그를 반갑게 맞은 뒤 3시간 가까이 면담했다.

협상이 끝난 뒤 유리 우샤코프 크렘린 외교담당 보좌관은 건설적이고 생산적이었다고 발표했다. 그는 "우크라이나 분쟁과 미·러 전략적 협력 발전 가능성을 주로 논의했다"며 "우리(러시아) 측에서는 우크라이나 문제에 대한 몇 가지 신호를 전달했고, 트럼프 대통령으로부터도 동일한 신호를 받았다"고 밝혔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이 아직 면담 결과를 보고받지 못했기 때문에 더 이상 밝힐 수가 없다"고 말했다.
하지만 얼마 후(위트코프 특사가 모스크바를 떠난 뒤) 트럼프 대통령이 러시아산 원유 구매를 이유로 인도에 25%의 추가 관세를 부과하는 행정명령에 서명했다. 문서의 제목은 "미국에 대한 러시아 (연방 정부)의 위협에 대응하기 위한 것". 문서는 "러시아 정부의 행동과 정책은 미국의 국가 안보와 외교 정책에 여전히 이례적이고 특별한 위협을 가하고 있다"면서 "그러나 러시아나 인도가 개선 조치를 취할 경우, 이러한 조치를 취소할 수 있다"고 명시했다. 러시아가 미국의 요구에 따라 우크라이나와 휴전하든가, 인도가 러시아산 원유 구매를 중단할 경우, 행정명령은 취소된다는 뜻이다.

서명 사실 알려지자, 즉각 푸틴 대통령과 위트코프 특사 간의 협상이 실패했다는 평가가 나왔다. 대화가 만족스럽게 잘 됐다면 굳이 서명, 발표할 이유가 없었기 때문이다.
다만 행정명령에는 서명 후 21일 뒤에 도착하는 인도 상품에 추가 관세가 적용된다고 명시됐다. 인도와 러시아에 사실상 21일간의 유예 기간이 또 주어진 셈이다. 트럼프 대통령이 러시아와 강경한 대치보다는 협상 타결에 더 관심이 있음을 시사하는 대목이다. 그 시한은 7월 14일 트럼프 대통령이 당초 푸틴 대통령에게 제시한 '50일 최후통첩'안과 얼추 비슷하다.
행정명령은 또 중국 등을 겨냥해 러시아 에너지의 또 다른 구매자에 대해서도 유사한 조치가 취해질 수 있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이 분명히 인도를 '시범 케이스'로 활용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비슷한 시각, 마코 루비오 미 국무장관은 위트코프 특사의 보고를 들었으며, 긍정적일 수도 있고, 부정적일 수도 있다는 애매한 반응을 내놨다. 협상 결과가 딱 마음에 들지는 않지만, 트럼프 대통령의 판단에 달렸다는 어조로 들렸다.
트럼프 대통령의 선택은 '큰 진전' 쪽이었다. 그는 자신의 SNS인 트루스소셜에 "나의 특사 스티브 위트코프가 방금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고도로 생산적인 회담을 했다"며 "큰 진전이 있었다"는 글을 올렸다. 그는 '진전'의 구체적인 내용은 일체 언급하지 않은 채 "이후 몇몇 유럽 동맹국들에게 (크렘린 협의 내용을) 업데이트했다"고 소개했다.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도 유럽 정상들과 함께 트럼프 대통령과 통화했다고 공개했다. 스트라나.ua는 트럼프 대통령이 집단 화상 통화를 통해 협의 내용을 관련 정상들에게 알린 것으로 추정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또 "모두가 이 전쟁이 반드시 종결되어야 한다는 데 동의한다"며 "우리는 앞으로 며칠, 또는 몇 주 안에, 그것을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유럽 주요 국가들에게 푸틴 대통령의 제안을 전하고, 동의를 얻은 것으로 보인다.
그렇다면 트럼프 대통령은 왜 인도에 대한 25%추가 관세 부과를 서둘렀을까?
우선, 인도라는 '시범 케이스'의 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한 전략의 하나일 가능성이 높다.
트럼프 대통령은 당초 중국, 인도, 그리고 러시아산 원유 수입국들에 100%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거듭 경고했다. 그러더니 전날(5일) 갑자기 "나는 구체적인 추가 관세율을 언급하지 않았다"고 운을 뗀 뒤, 이날 인도에 25% 관세 부과를 결행한 것이다.
앞서 CNN 등 미국 언론들은 인도 등에 대한 추가 관세를 100%로 적용할 경우, 세계 경제는 물론 미국 국내 시장에도 미치는 영향도 크다며 그 후유증을 지적해왔다. 100% 추가 관세는 미국 시장에서 더 비싼 생필품, 미국 기업의 수익 감소, 국제 원가 상승 등으로 이어지면서 미국 경제에도 큰 타격을 줄 것으로 우려됐다.
전문가들은 트럼프 대통령이 러시아산 에너지 수입국에 10~30%의 관세를 부과할 가능성이 높다며 "두자리수 관세율이 오히려 상대국에게 더 큰 영향을 주고, 석유 공급선을 다각화하도록 촉진시킬 것"이라고 주장했다.
클레이튼 시글 미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에너지 지정학 담당 수석연구원은 CNN에 "극단적 관세는 허세로 여겨질 것이다. 미국에도 피해를 주기 때문"이라며 10~30% 수준의 관세가 각국의 석유 수입원 다각화 장려에 더 효과적"이라고 분석했다.
특히 행정명령에 담긴 '21일간의 유예 조치'는 러시아 측에게도 약속을 지키라는 무언의 압력으로 작용할 게 분명하다.

인도는 미국의 추가 관세 부과 조치에 강하게 반발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오는 7일부터 인도에 25%의 국가별 관세(상호관세)를 부과하기로 통고했기 때문에 인도는 3주 후부터 미국 시장에 접근하기 위해서는 50%의 관세를 물어야 한다.
인도 외무부는 6일 낸 성명에서 미국의 조치에 대해 "매우 유감스럽다"며 "불공정하고 부당하며 이성적이지 않다"고 반박했다. 또 "우리(인도)는 시장 요인에 기반을 두고 (석유를) 수입하며, 14억 인도 국민의 에너지 안보를 확보하는 것이 최종 목표"라며 "자국의 이익을 추구하는 행동에 (미국이) 추가 관세를 부과한 것은 극히 유감스러운 일"이라고 강조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푸틴 대통령을 압박하기 위해 러시아산 에너지 수입국에 대한 2차 관세 부과 외에도 러시아의 원유 수송 '그림자 함대'에도 제재를 준비하고 있다고 영국 파이낸셜 타임스( FT)가 5일 보도했다. '그림자 함대' 제재는 러시아가 서방의 제재를 회피하는 길을 막는 것으로, 러시아에 실질적인 타격을 주는 수단으로 여겨지고 있다. 유럽연합(EU)은 444척을 러시아 '그림자 함대' 소속 화물선(유조선)으로 지정, 제재를 가하고 있다.
바이든 전임 미 행정부는 원유와 화학 제품 등을 수송하는 화물선 213척을 '제재 목록'에 올렸지만, 트럼프 행정부가 들어선 이후에는 목록을 확대하지 않았다.
클리어뷰 에너지 파트너스의 리서치 담당 상무이사 케빈 북은 FT에 "미국이 그림자 함대를 타깃으로 추가 제재를 가할 경우, EU의 최근 제재 조치와 함께 더욱 강력한 위력을 발휘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우크라이나 키예프(키이우) 경제대학의 거시경제 연구 및 전략 책임자인 벤자민 힐겐스톡은 "러시아 그림자 함대를 적극 공략하는 것은 러시아의 상황을 더욱 어렵게 만드는 직접적인 방법"이라고 주장했다.
푸틴 대통령과 위트코프 특사가 나눈, 또는 합의한 내용은 과연 무엇일까? 블룸버그 통신이 전날(5일) 보도한 공중 휴전일까?
러-우크라 간의 공중 휴전에 대해 전문가들은 모스크바에도 불리하지 않을 것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우크라이나군이 지상에서는 방어에 급급하지만, 공중전에서는 러시아의 석유 저장소를 공격하고 공항 운영을 마비시켜 러시아에 상당한 피해를 입힐 수 있기 때문이다.
크렘린 담판에 대한 공식 발표가 나오기 전까지, 모든 언론 보도는 단순히 예측이자 전망일 뿐이다.
바이러시아 buyrussia21@buyrussia21.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