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 Jan 2026

푸틴 대통령 10년만에 미국 방문, 알래스카 정상회담 이모저모/화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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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탄 대통령 전용기(에어포스원)가 현지시간 15일 오전 10시 20분께 정상회담이 열리는 엘먼도프-리처드슨 합동기지에 먼저 도착했다. 30여분 뒤 푸틴 대통령이 탄 전용기가 같은 장소에 착륙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푸틴 대통령 전용기가 도착할 때까지 기내에서 머물다가 푸틴 대통령을 맞았다.

우크라이나 매체 스트라나.uarbc 등 러시아 언론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특유의 빨간 넥타이를 매고 오전 11시 8분께 에어포스원에서 내렸다. 이어 레드카펫 위에서 푸틴 대통령을 기다렸다. 검붉은 넥타이를 맨 푸틴 대통령이 전용기에서 내려 트럼프 대통령이 기다리는 곳으로 걸어갔다. 

트럼프 대통령이 푸틴 대통령 도착을 기다리다
트럼프 대통령이 푸틴 대통령 도착을 기다리다

 

다가온 푸틴 대통령과 반갑게 악수를 나눈 뒤
다가온 푸틴 대통령과 반갑게 악수를 나눈 뒤
정상회담 환영 단상에 나란히 올라 포즈를 취하고 있다/사진출처:크렘린.ru
정상회담 환영 단상에 나란히 올라 포즈를 취하고 있다/사진출처:크렘린.ru

미 CNN 방송은 "매우 인상적인 만남"이라고 평가했다.  이 방송은 "양국 정상의 바디 랭귀지는 전혀 차갑지 않았다"며 "푸틴 대통령이 다가가자 트럼프 대통령은 여러 차례 박수를 치며 10년 만에 미국 땅을 밟은 상대를 환영했다"고 밝혔다. 두 정상은 환하게 웃으며 손을 맞잡았고, 다른 한 손으로는 서로의 다른 팔을 치면서 반가움을 표시했다. 양국 대통령은 레드카펫을 따라 군 의장대를 사열하며 약 20초간 걸어 '알래스카 2025'이라고 쓰인 환영식 연단에 도착했고, 공개 발언없이 약 30초간 사진 촬영을 위해 포즈를 취했다. 이어 트럼프 대통령의 리무진으로 향했다.

CNN은 "알래스카 공군기지에 설치된 카메라들을 통해 리무진 창밖으로 내다보는 미소 띤 푸틴 대통령의 얼굴이 보였다"고 전했다. 뉴욕타임스(NYT)는 "두 초강대국의 지도자가, 특히 적대 관계에 있는 두 지도자가 같은 리무진을 타고 이동하는 것은 매우 이례적"이라고 평했다. 통역자도 배석하지 않았다고 한다. 푸틴 대통령은 소련 KGB 요원으로 독일(과거 동독)에 오래 근무한 탓에 독일어는 유창하게 구사하지만, 영어 실력에 대해서는 알려진 게 거의 없다.

양국 정상이 미 대통령의 리무진에 타는 모습. 트럼프 대통령은 원래 자신의 자리에, 푸틴 대통령은 운전석 뒷자리에 올랐다/영상 캡처
양국 정상이 미 대통령의 리무진에 타는 모습. 트럼프 대통령은 원래 자신의 자리에, 푸틴 대통령은 운전석 뒷자리에 올랐다/영상 캡처

이같은 장면들은 당초 예상하지 못했던 것들이다. 정상회의도 원래 1대1 단독 회담에 이어 확대정상회담으로 진행할 계획이었으나, 회담 직전 바꿨다. 3대3 회담으로 시작해 확대 정상회담으로 옮겨가기로 한 것. 

돌발 상황도 벌어졌다. 한 기자가 푸틴 대통령에게 "민간인 학살을 멈출 겁니까?"라고 외쳤다. 푸틴 대통령은 무슨 소리냐는 몸짓을, 트럼프 대통령은 기자들에게 질문을 멈추라는 손짓을 했다. 

회의장에 들어와 자리에 앉은 푸틴-트럼프 대통령. 러시아측 배석자들은 착석한 상태이고, 미국측 배석자 자리는 아직 비어 있다/영상 캡처
회의장에 들어와 자리에 앉은 푸틴-트럼프 대통령. 러시아측 배석자들은 착석한 상태이고, 미국측 배석자 자리는 아직 비어 있다/영상 캡처

회의장에 도착한 뒤에도 두 정상은 별도의 모두 발언 없이 회담에 들어갔다. 푸틴 대통령은 풀기자단(특정 사건의 취재를 위해 선별된 기자)의 질문에 답변을 하려고 애를 썼으나, 트럼프 대통령은 곧바로 퇴장을 요청했다. 이에 푸틴 대통령은 당혹스런 표정을 지은 것으로 알려졌다.
스트라나.ua에 따르면 푸틴 대통령은 기자들의 질문 속에 "젤렌스키 대통령과 3자 회담을 할 준비가 되셨습니까?"라는 러시아어 질문에는 고개를 끄덕였다고 한다. 

회의장 뒤 벽면에는 파란색 바탕에 흰색으로 '평화 추구'(PURSUING PEACE)라는 글씨가 새겨져 있었다. 러시아 측 협상 대표인 키릴 드미트리예프 대외협력 특사가 두 정상이 도착하기 전 회의장 모습을 텔레그램을 통해 공개했다. 

러시아측 드미트리예프 특사가 공개한 미-러 정상회담장의 모습/텔레그램 캡처 
러시아측 드미트리예프 특사가 공개한 미-러 정상회담장의 모습/텔레그램 캡처 

현지 언론은 푸틴 대통령이 회의장에서 "손을 모은 채 몸을 약간 앞으로 기울여 앉았다"고 전하며, 통상의 그의 태도와는 달랐다고 평가하기도 했다.

유럽에서는 트럼프 대통령의 환대를 비판하는 목소리도 나왔다. 독일 일간지 빌트의 폴 론츠하이머 편집 책임자(우리 식으로는 편집인, 혹은 편집국장)는 엑스(X)에 "어떤 러시아 선전 기관도 레드카펫에서 미국 대통령이 박수로 자국의 대통령을 맞이하는 것보다 더 나은 이미지를 만들어낼 수 없을 것"이라고 썼다. 

영국 스카이 뉴스는 "트럼프-푸틴 대통령의 이날 만남이 러시아가 국제적 고립에서 벗어나는 계기가 되며, 소외된 인물이 오히려 파트너처럼 보인다"며 "푸틴 대통령이 그토록 갈망해 온 순간"이라고 평가했다. 이 매체는 또 "북한만이 전범으로 기소된 사람(푸틴 대통령)에게 이런 환영을 베풀 수 있었을 것"이라며 "트럼프 대통령은 (러시아에 대한) 제재 대신 국빈 방문에 준하는 환영으로 그를 맞았다"고 썼다.

푸틴 대통령은 알래스카로 가는 길에 러시아 극동 도시 '마가단'에 들러 알래스카-시베리아(ALSIB) 항로의 옛 조종사들의 희생을 기리는 기념탑에 헌화했다. ALSIB 항로는 제2차 세계대전 당시 원활한 군용기 운송을 위해 취항한 알래스카 페어뱅크스와 러시아 크라스노야르스크 노선이다. 당시 미국은 '무기대여법'에 따라 소련(러시아)에 각종 무기를 제공했는데, 극지방과 가까운 매우 위험한 항로로 다니다보니 미국과 소련 파일럿 간의 협력이 필수였다고 한다. 기념탑은 이 항로에서 핵심적인 역할을 맡았던 옛 마가단 공항 근처에 세워져 있다.

이진희 기자 jhman4u@buyrussia21.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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