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 Jan 2026

러, 키예프 대규모 공습 재개-트럼프 미 대통령 "불쾌하지만 놀랍지는 않다"고, 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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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수도 키예프(키이우)에 대한 대규모 미사일·드론 공격을 재개했다. 미-러, 미-우크라-유럽 간의 잇단 정상회담과 무르익은 평화협상 분위기에 수 주간 수도권 공습을 자제하던 러시아군이 27일 밤~28일 새벽 키예프 등 우크라이나 주요 지역에 미사일·드론 공격을 가해 어린이 3명을 포함해 최소 19명이 숨지고 거의 50여명이 다쳤다.

우크라이나 매체 스트라나.ua는 28일 하루를 정리하는 기획기사 중 '키예프 타격'( Удар по Киеву) 코너에서 "러시아군이 오랜 휴식 끝에 수도(키예프)를 다시 공격했다"며 "대규모 사상자가 발생했으며, 키예프시는 내일(29일)을 애도 기간을 선포했다"고 전했다. 

러시아군의 공습으로 유럽연합(EU) 대표부가 피해를 입었다/캡처
러시아군의 공습으로 유럽연합(EU) 대표부가 피해를 입었다/캡처

 

러시아군이 쏜 미사일은 질리안스카 거리에 있는 올림피스카야 지하철역 인근 등 키예프시 도심을 직접 타격해 금융기관과 유럽연합(EU) 대표부, 언론사 등이 입주한 건물들이 손상됐다. EU 대표부와 영국 문화원은 질리안스카 거리에 새로 지어진 비즈니스 센터에 위치해 있다. 공습 영상에 따르면 우크라이나 방공부대는 러시아군 미사일을 요격하지 못했다. 우크라이나군 당국은 러시아군 드론 598대 중 563대, 미사일 31발 중 26발을 격추했다고 밝혔다. 러시아군 드론 35대와 미사일 5발(이스칸데르, Kh-101, 킨잘 포함)을 놓쳤다는 뜻이다. 피해를 입은 EU와 영국은 러시아군의 이번 공습에 강력히 반발했다. 

스트라나.ua에 따르면 러시아군의 미사일·드론은 5층 아파트 등 여러 건물을 타격했으며, 이로 인해 시내 곳곳에 화재가 발생했다. 
티무르 트카츠헨코 키예프 군사행정청장은 "(민간인 지역을 겨냥한) 전형적인 러시아식 공격으로 시내 7개 지역 20여 곳에서 피해가 발생했고, 도심의 쇼핑센터 등 약 100채 건물이 파손됐다"고 밝혔다. 

하지만 러시아 측의 발표는 다르다. 국방부는 우크라이나의 방산 시설과 공군 기지를 공격했다고 주장했다. 러시아 매체들은 우크라이나의 미사일 및 우주산업 기업, 무인기(드론) 조립 공장, 빈니차 철도 교차로, 그리고 흐멜니츠키와 이바노프란키우스크 지역의 군용 비행장을 공격했다고 설명했다.

이고르 진케비치 리보프(리비우) 시의원은 키예프의 바이락타르 드론 공장에 대한 오늘(28일) 러시아군의 공습이 지난 6개월 동안 네 번째였다고 밝혔다. 진케비치 의원은 "튀르키예(터키)산 바이락타르 드론의 생산을 위한 설비가 러시아군의 공습으로 심각한 피해를 입었다"며 "기업은 수천만 달러의 자금을 투입해 생산 설비를 갖추고, 인력 양성을 거의 끝났다"고 주장했다. 우크라이나 당국은 이를 공식 확인하지 않았다.

러시아는 또 빈니차주(州) 코지야틴의 철도 교차로를 폭격해 열차 운행이 5~6시간 지연되고, 전기 기관차 대신 디젤 기관차가 투입됐다. 차량 기지와 열차들도 파손 혹은 전소됐다. 러시아는 이같은 공격에 미사일 외에도 새로 개발한 '제트 드론'을 사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러시아군의 공습으로 빈니차주 우크라이나 차량 기지와 열차가 파괴, 전소됐다/캡처 
러시아군의 공습으로 빈니차주 우크라이나 차량 기지와 열차가 파괴, 전소됐다/캡처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이날 엑스(X·옛 트위터)에서 "러시아가 외교적 해결과 종전 대신 살상을 택했다"면서 주로 침묵을 지키고 있는 전세계 모든 국가들에게 강력한 대응을 촉구했다.

우르줄라 폰데어 라이엔 EU 집행위원장은 젤렌스키 대통령과 트럼프 미 대통령에게 잇달아 전화를 걸었다. 그녀는 트럼프 대통령과의 대화 내용을 밝히지 않았지만, "푸틴 대통령은 협상 테이블에 앉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 "유럽은 우크라이나 강철 고슴도치로 만들 수 있도록 안보 보장을 제공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우크라이나도 러시아 정유 시설에 대한 드론 공격을 이어갔다. 러시아 남부 크라스노다르주(州) 아핍스키 정유공장과 사마라주 정유공장이 우크라이나군의 공격 표적이 됐는데, 아핍스키 정유공장은 이 지역에서 최대의 정유 설비를 갖춘 것으로 알려졌다. 러시아 국방부는 밤새 최소 7개 지역에서 우크라이나 드론 102대를 격추했다고 공식 발표했다.

러시아군의 이번 공습에 대한 트럼프 대통령의 반응은 "불쾌하지만 놀랍지는 않다"는 것으로 요약된다. 
캐롤라인 리빗 미 백악관 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에서 "러시아는 키예프를, 우크라이나는 러시아 정유소를 공격했다"며 "트럼프 대통령은 이같은 양국의 공방전에 대해 불쾌하지만 놀라지는 않았다"고 말했다. 그녀는 "푸틴-젤렌스키 대통령은 이 전쟁을 스스로 끝낼 준비가 되어 있지 않다"며 "트럼프 대통령은 나중에 이 문제에 대해 추가 성명을 발표할 것"이라고 예고했다.

러시아군의 대규모 공습으로 파괴된 키예프 건물들/캡처
러시아군의 대규모 공습으로 파괴된 키예프 건물들/캡처

우크라이나 주재 미국 대사관도 성명을 통해 "민간인을 표적으로 삼은 공격은 용납할 수 없으며, 즉시 중단되어야 한다"고 지적하면서도 "양국은 협상을 통해 해결책을 모색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드미트리 페스코프 크렘린 대변인 "우크라이나와 공중 휴전에 대한 합의가 이루어지지 않았으며, 러시아군은 우크라이나의 군사 인프라를 공격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진희 기자 jhman4u@buyrussia21.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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