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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과 러시아를 잇는 발트해 해저 가스관 '노르트 스트림'(노드 스트림) 폭파 사보타주(비밀 파괴 공작)에 가담한 우크라이나인 용의자 블라디미르 Z(주라블레프, 46세)가 지난 30일 폴란드에서 잡혔다. 독일 연방검찰이 지난해 6월 폴란드 당국에 체포를 요청했으나, 협조 부족으로 검거에는 실패한 핵심 용의자다. 그는 체포를 피해 급히 우크라이나로 도피했다가 다시 폴란드로 건너와 수도 바르샤바 외곽 프루슈쿠프에서 다이빙 강사를 계속하고 있었다고 한다.

우크라이나 매체 스트라나.ua와 rbc 등 러시아 언론에 따르면 블라디미르 Z는 폴란드 경찰에 체포돼 이미 바르샤바 지방 검찰청으로 송치됐다. 사건을 수사 중인 독일 연방검찰은 "그가 특수 훈련을 받은 잠수부로, 노드 스트림 폭파에 나선 용의자여서 폴란드로부터 신병을 인도받을 계획"이라고 밝혔다. 폴란드 법정에서 독일로의 범죄인 인도 절차가 곧 시작될 것으로 보인다.
블라디미르 Z의 변호사는 그의 체포 사실을 확인하면서 "블라디미르 Z가 가스관 폭파 사건에 가담했는지 여부는 알지 못한다"며 "독일로 인도돼야 할 어떤 범죄도 저지르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가스관 폭파 사건에 연루된 것으로 알려진 일부 인사가 그동안 언론 인터뷰 등을 통해 "노드 스트림은 러시아와 전쟁 중에 파괴해야 할 합법적 군사 목표물이었다"는 주장을 펴왔는데, 그의 변호사도 같은 논지로 변론할 것으로 전망된다.
독일 언론이 지난해 프루슈코프에 있는 블라디미르 Z의 연락처를 확인하고 전화를 걸었을 때, 그는 "폭탄 테러에 연루된 적이 없다"고 부인한 뒤 전화를 끊었다고 한다. 범죄자 인도 법정에서는 사건 연루 자체를 부인할 수도 있다는 추측이 가능하다.
그러나 그가 지난해 체포를 피해 우크라이나로 도피하고, 독일 검찰이 그에 대한 추적을 포기하지 않았다는 점에서 블라디미르 Z의 신병은 조만간 독일로 넘겨질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라도스와프 시코르스키 폴란드 외무장관이 최근 블라디미르 Z에게 (영웅) 메달을 수여하고 망명을 허용할 의사를 표명한 게 여전히 변수다. 폴란드는 지난해 6월 베를린으로부터 체포영장을 받고도 그를 구금하기는커녕 그가 탄 우크라이나 외교관 차량이 국경을 통과하는 것을 묵인했다. 차량은 주폴란드 우크라이나 대사관 소속 무관이 운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8월 이탈리아에서 체포된 또다른 용의자 세르게이 쿠즈네초프는 이미 독일로 송환됐다.


독일 검찰 당국에 따르면, 다이빙 강사인 블라디미르 Z는 2022년 9월 동료들과 함께 요트를 타고 발트해로 가 노드 스트림에 폭발물을 설치했다.
노드 스트림은 러시아산 천연가스를 유럽으로 수송하는 약 1천200㎞ 길이의 해저 가스관으로, 2022년 9월 가스관 4개 중 3개가 부분적으로 파괴됐다. 노드 스트림2 가스관 2개는 2022년 2월 러시아 특수군사 작전(우크라이나 전쟁) 발발로 가동 승인 자체가 취소된 바 있다.
독일 언론들은 우크라이나 보안국(SBU) 특수부대 소속인 로만 체르빈스키 대령이 노드 스트람 폭파 작전 계획을 수립하고, 발레리 잘루즈니 당시 우크라이나군 총참모장(합참 의장격, 현 영국 주재 대사)이 총지휘를 맡은 것으로 보고 있다.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의 승인 여부는 아직 분명하지 않다.
이진희 기자 jhman4u@buyrussia21.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