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 Jan 2026

푸틴 대통령, 발다이 클럽 포럼서 참석자들과 토론-새로운 시각에서 되짚어보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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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일 러시아 흑해 휴양지 소치에서 발다이 국제토론클럽(발다이 클럽)의 마지막 본회의가 열렸다. 2004년에 설립된 발다이 클럽은 △세계의 시스템 위기를 극복하기 위한 세계 주요 지식인들의 통합 △정치인과 전문가, 언론인들 간의 열린 대화 △정치 경제 안보 에너지 등 국제 현안에 대한 토론 △21세기 세계 질서의 주요 동향 예측 등을 수행하는 러시아의 국제 문제 분석 모임이다. 통상 러시아 안팎의 전문가들 모임으로 일컬어진다. 올해로 22회째를 맞는 발다이 클럽 포럼의 주제는 '다원심력의 세계: 수용법'(Полицентричный мир: инструкция по применению)이다. 

이 모임이 주목을 받는 것은 푸틴 대통령이 포럼 마지막날 본회의에 참석해 전문가들과 국내외 현안에 대해 솔직하게 의견을 교환하기 때문이다.

바이러시아는 매년 발다이 클럽 포럼을 중요하게 여겨 푸틴 대통령의 발언(질의응답 포함)을 소주제별로 묶어 정리했다. 올해는 예년과 달리 본회의 분위기를 전달하는 방법을 고민하다가 현지 유력 경제지인 코메르산트의 현장 르포성 기사를 발견했다. 이 기사와 크렘린 자료, 언론 기사 등을 토대로 포럼 본회의의 진행을 따라가면서, 소주제별로 핵심 사항을 정리한다. 안드레이 콜레스니코프와 크라스나야 폴랴나 기자가 쓴 르포성 기사의 제목은 '떨리는 심장, 가슴이 떨린다'(Валдаится сердце, сердце валдаится)다/편집자 

소치에서 열린 발다이 클럽 2025 포럼/사진출처:크렘린.ru
소치에서 열린 발다이 클럽 2025 포럼/사진출처:크렘린.ru

 

발다이 (클럽) 포럼은 매년 흑해 휴양도시 소치의 정상에 있는 휴양 시설 '폴리아나 1389'에서 열린다. 모든 것은 매년 평소와 다름없다. 너구리들이 호텔 방의 발코니 문에 등을 비비고, 문을 닫지 않으면 방안으로 들어올 태세다. 이 장면을 처음 본 손님은 너구리를 오소리나 스컹크 같은 다른 동물로 착각해 ​​겁을 먹는다. 포럼에 참석하지 않았다면 너구리를 본 적도 없을 것이다. 

참석자들은 포럼이 열린 지난 이틀간 많은 의견을 교환했다. 누군가는 새로운 게 없었다고 말할 지도 모른다. 포럼이 모두 끝난 뒤 일부 언론의 평가도 그랬다.
 
우크라이나 매체 스트라나.ua는 3일 "푸틴 대통령의 발다이 포럼 연설은 기본적으로 새로운 내용을 담고 있지 않았다"며 "대(對)우크라이나·서방 관계, 다극화된 세계에 대해 같은 내용을 반복했다"고 평가했다. 이 매체는 그러나 "러시아를 종이호랑이로 부른 트럼프 미 대통령 과 러시아 드론의 대(對)서방 위협에 대한 발언 등 주목할 만한 순간이 있었다"며 "이 대목에서 푸틴 대통령이 서방에 보내는 신호를 분명하게 읽을 수 있었다"고 지적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거듭된 실망 표현에도 감정을 드러내지 않고, 대화를 계속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낸 것과 유럽을 공격할 의사가 없다는 점을 강조한 것을 푸틴 대통령의 신호로 인식했다.

푸틴 대통령의 발다이 클럽 기조 연설/사진출처:크렘린.ru
푸틴 대통령의 발다이 클럽 기조 연설/사진출처:크렘린.ru
자리에 앉아서도 들고 온 푸쉬킨 시집을 들춰보는 푸틴 대통령/사진출처:크렘린.ru
자리에 앉아서도 들고 온 푸쉬킨 시집을 들춰보는 푸틴 대통령/사진출처:크렘린.ru

(코메르산트) 현장 기자가 놀란 것은 푸틴 대통령이 포럼 참석자들과 질의응답에 앞서 한 기조 연설의 절반을우크라이나 문제(전쟁)가 아니라 미국에 할애했다는 사실이다. 푸틴 대통령은 이날 알렉산드르 푸시킨의 책을 들고 단상으로 걸어 들어왔다. 그는 "너무 감명 깊어 이 책을 손에서 놓을 수가 없었다"며 "여기에 나오는 보로디노에 대한 시(러시아 시인 미하일 레르몬토프의 시 '보로디노'를 읽고 쓴 푸쉬킨의 시/편집자)는 현재의 우리 입장을 대변한다"며 질의응답 중에 직접 낭독하기도 했다. 

푸틴 대통령이 등장하기 전, 현장의 관심은 보스니아 헤르체코비나의 세르프스카 공화국(Republika Srpska)의 밀로라드 도딕(Milorad Dodik) 대통령에게 쏠렸다. 그는 국제사회(서방)의 결정을 따르지 않는다는 이유로 지난 2월 사실상 대통령직에서 해임됐다.
관심을 받은 한사람은 본회의 사회를 맡은 언론인 표도르 루키아노프다. 그는 크렘린의 전쟁 논리를 전파한다는 이유로 우크라이나와 서방에서 제재를 받은 유명 인사다. 발다이 포럼의 연구이사이지만 이번 본회의 사회자로 나오기 전까지 수년간 모습을 공식석상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사회자인 루키아노프는 발다이 클럽 22차 포럼의 주제를 '다원심력의 세계:수용법'이라고 소개하며 푸틴 대통령에게 그 작동 원리를 설명해 달라고 청했다. 그는 푸틴 대통령을 '다원심력의 세계'를 움직이는 엔지니어라고 칭했다. 

푸틴 대통령은 "다극화된 세계는 매우 역동적이고, 변화는 빠르게, 때로는 갑자기, 거의 하룻밤 사이에 일어난다"며 "대비도, 예측도 불가능하지만, 즉각적이고 실시간으로 대응해야 한다"고 운을 뗐다.

현장 기자는 "다극화된 세계는 이전 포럼에서도 나온 이미 식상한 주제"라고 전제, "이번에는 더 진전되어야 할텐데, 그 다음은 무엇일까요?"라고 기대감을 표명했다. 

푸틴 대통령은 단상에서 과거 이야기를 꺼냈다. 러시아가 나토 가입 의사를 전한 1954년과 2000년 기억이다.

"우리(러시아)는 유럽에서 공동 안보 공간을 구축하기 위해 두 번이나 나토(NATO) 가입 의사를 밝혔다. 소련 시절인 1954년과 2000년 클린턴 미 대통령의 모스크바 방문 때였다. 두 번 모두 사실상 거부당했다. 서방은 지정학적, 역사적인 고정 관념과 도식적인 세계관에서 벗어나려고 하지 않았다." 

그는 2000년 클린턴 대통령과의 에피소드를 자세히 설명하기도 했다. "처음에는 클린턴 대통령이 (러시아의 나토 가입 의사에 대해) '흥미롭다. 가능할 것 같다'고 말했는데, 그날 저녁에 '검토를 해봤더니 비현실적"이라고 최종 답을 줬다. '언제쯤 현실화될까?'라고 물었는데, 그게 전부였다.(답이 없었다/편집자)" 

이어 그는 "러시아에는 쇠지렛대를 막는 방어수단은 또 다른 쇠지렛대뿐이라는 속담이 있는데, 그것은 불변의 진리"라며 "주변의 모든 것을 통제하려는 시도는 그만한 부담을 함께 져야 한다. 얼마 전 미국 친구들에게서 '우리는 세계를 얻었지만 미국 자체를 잃었다'는 말을 들었다. (미국이 지금까지) 그렇게 행동할 필요가 있었을까? 그 결과, 무엇을 얻었을까?'라는 생각이 든다"고 되돌아봤다.

2000년 모스크바를 방문한 클린턴 미 대통령이 러시아 국가두마(하원) 단상에 올라 활짝 웃는 모습/사진출처:위키피디아
2000년 모스크바를 방문한 클린턴 미 대통령이 러시아 국가두마(하원) 단상에 올라 활짝 웃는 모습/사진출처:위키피디아

이때 코메르산트 기자는 "오늘 저녁 러시아 대통령이 사회자보다도 더 자주 미국과 미국 지도자를 언급할 것이라고 누가 생각했을까"라며 놀라움을 표시했다. 또 이쯤 되면 푸틴 대통령이 서방 국가에서 민주주의적 절차가 짓밟히는 것에 대해 언급하지 않고 넘어가는 것은 불가능해 보였다고 지적했다.

푸틴 대통령:
"루마니아에서 보듯이, 끊임없이 민주주의와 선거 절차를 희극으로 만들고 국민의 의지를 조종하는 일이 벌어지고 있다. 어떤 나라(루마니아/편집자)에서는 정치적 반대 세력을 제거함으로써(헌법 재판소가 우익 후보가 1위를 차지한 대선을 무효화했다/편집자) 지지를 더 얻으려 한다. 우리는 소련 시절에 이미 경험한 것이다. (소련의 음유시인인) 블라디미르 비소츠키의 노래에 '군사 퍼레이드조차 취소되었다! 곧 모든 사람이 제거될 것이다, 젠장!'이라는 구절이 있다. 제거는 추악한 일이다."

푸틴 대통령은 다시 미국으로 넘어갔다. 
"미국 지도자들은 자국의 문제를 해결하고, 국민의 안전과 삶의 질을 살피고, 허황된 꿈만 쫓지 않도록 해야 한다. 미국은 국민의 요구에 따라 정치적 방향이 상당히 급진적으로 바뀐(트럼프 대통령 정책/편집자) 대표적인 국가다. 다른 나라로 전염되고 있다." 그러면서 그는 유럽이 유독 러시아를 왜 그토록 두려워하는지 이해하지 못했다. "유럽이 러시아와 적대적으로 맞서려면 허리띠를 더 졸라매고, 국익을 훼손하는 정책을 추구할 수 밖에 없다. 그럼에도 유럽 지도층은 한 목소리로 '러시아와의 전쟁이 코 앞까지 다가왔다'고 주장한다. 그들은 말도 안 되는 이런 소리를 반복한다!" 

현장 기자는 푸틴 대통령을 진짜 괴롭혔던 주제는 바로 이것이라고 봤다. 

푸틴 대통령의 솔직한 감정적인 발언이 이어졌다.
"가끔 유럽 지도층의 이야기를 들으면, 설마 정말! 러시아가 나토를 공격할 것이라고 믿고 있을까라는 의문이 든다. 그런 말을 계속하는 그들은 도대체 어떤 사람들일까? 그런 터무니없는 말을 진짜 믿는다면 엄청나게 무능하거나, 정직하지 않은 것이다. 자신들은 믿지 않으면서 국민들에게 그렇게 말하니까."

"유럽 지도자들은 자국 문제를 해결하고 편하게 잠들면 된다. 유럽이 왜 세계 경쟁에서 변방으로 미끄러지고 있는지 돌아봐야 할 때다."

푸틴 대통령은 오히려 "유럽(예컨대 독일)이 군사화하는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며 "러시아의 대응 조치들은 매우 중요한 것이고 오래 걸리지 않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어 "누군가가 러시아와 군비 경쟁을 하고 싶다면 그렇게 하라. 러시아는 우리 안보와 평화, 국민의 안전을 위해, 또 국가적 위협이 있을 경우, 빠르게 대처한다는 점을 이미 여러 차례 보여줬다. 러시아에게 전략적 패배를 안겨주려는 사람들은, 러시아가 결코 약하거나 우유부단하지 않았다는 역사(나폴레옹, 히틀러 공격/편집자)를 기억해야 한다."

그는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을 소환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이 집권했다면 이런 일(우크라이나 전쟁)은 피할 수 있었을 것이라고 여러 차례 말했다. 동의한다. 우크라이나가 다른 세력(서방 세계)의 손에 의해 파괴적인 도구로 전락하지 않았더라면, 나토가 우리 국경을 향해 진군하지 않았더라면, 우크라이나가 궁극적으로 (서방에 휘둘리지 않고) 진정한 독립과 주권을 갖고 있었다면 전쟁은 피할 수 있었을 것이다." 

코메르산트 기자는 여기서 새로운 용어(новый термин)가 등장했다고 지적했다. 푸틴 대통령이 "세계 다수 국가(стран мирового большинства)의 행동은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유럽과 바이든 전 미국 행정부와는 달랐다"고 강조했기 때문이다. 이 기자는 "다극화된 세계(многополярный мир)라는 용어를 대체하는 것으로 짐작되는 '세계 다수'(мировое большинство)라는 용어가 새롭게 등장했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푸틴 대통령:
"그들('세계 다수 국가',страны мирового большинства)은 한쪽 편을 들지 않고 정의로운 세계 평화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 이를 위해 최근 몇 년간(우크라이나 전쟁 발발 이후/편집자) 진심으로 노력해 온 모든 국가에 감사한다."

그가 감사의 뜻을 전한 대표적인 국가는 브릭스(BRICS, 중국, 인도, 브라질, 남아프리카공화국)와 벨라루스, 북한이다. 아랍국가들, 남미, 아프리카, 유럽의 세르비아 헝가리 슬로바키아도 지목됐다. 하지만 현장 기자는 "이들 국가는 (이 대목을) 좋아하지 않을 수도 있다"고 봤다. 

'세계 다수'라는 현상에 대해 푸틴 대통령은 "국제 사회의 새로운 발전 (단계)"이라며 "그 본질은 대다수의 국가와 국민이 외부의 영향에도 불구하고, 자신들의 진정한 이익을 인식하고, 그 이익을 지킬 힘과 자신이 있다고 느끼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리고 이렇게 덧붙였다. 
"우리(러시아)는 우리의 이익을 증진하고 수호하는 동시에 파트너들과 협력할 준비가 되어 있다. 국제 관계와 외교, 그리고 (세계적) 통합을 성장과 진보, 역사 발전의 원칙적인 힘으로 바꾸고자 한다. '세계 다수' 간의 관계는 다극화된 세계에서 필수적이고 효과적인 국제 정치 발전의 모델이다."

기조연설 뒤 단상에 앉아 참석자들의 질의에 응답하는 푸틴 대통령/사진출처:크렘린.ru
기조연설 뒤 단상에 앉아 참석자들의 질의에 응답하는 푸틴 대통령/사진출처:크렘린.ru

그런 면에서 세계 다수가 유엔을 지지하고 있다는 점을 푸틴 대통령은 분명히 했다. 
"유엔의 시스템이 마비되고 위기에 처했다는 말을 자주 듣는다. 유엔은 더 이상 유용하지 않고, 급진적인 개혁이 필요하다는 주장도 나온다. 유엔은 수많은 문제점이 있다. 하지만 유엔보다 나은 것은 없다. 이점을 인정해야 한다. 이제는 '세계 다수'가 유엔 내에서 영향력을 확보하고 있으니까 이에 맞춰 유엔의 구조및 운영 기구를 정비할 때다. 이게 민주주의의 기본 원칙에도 더 부합할 것이다."

푸틴 대통령은 발언을 끝내기 전에 또 다시 미국을 소환했다. 
"러시아와 미국은 많은 의견 차이를 갖고 있고, 국제 현안에서 서로 충돌한다. 강대국들 간에는 자연스러운 현상이다. 중요한 것은 의견 차이를 어떻게 좁히고 평화적으로 해결할 수 있느냐는 점이다. 트럼프 미 행정부는 현재 자국의 이해관계에 따라 행동하고, 이는 합리적인 접근 방식이다. 그렇다면 러시아도 국익에 따라 행동할 권리도 가지고 있다. 덧붙이자면, 그중 하나가 미국과의 완전한 관계 회복이다."

사회자는 참석자들에게 개별 질문 기회를 제공했다. 미국의 대(對)우크라 토마호크 제공설과 종이호랑이 발언, 러시아 드론의 나토 영공 침범설, 우크라이나 전황(戰況), 자신의 권력 위상 등 예민한 질문이 쏟아졌다.  

푸틴 대통령은 토마호크 미사일이 전쟁의 판을 바꾸지 못할 것이라며 에이태큼스(ATACMS)의 예를 들었다.
"ATACMS가 처음에는 어느 정도 피해를 입혔다. 하지만 결국에는 러시아의 방공 시스템이 격추하기 시작했다. 토마호크도 그럴 것이다. 피해를 안겨줄 수도 있지만, 우리는 격추할 것이다."

미국에 대한 경고도 잊지 않았다.
"키예프(키이우)는 미군의 참여 없이 토마호크 미사일을 운용할 수 없기 때문에, 토마호크 미사일 공격은 모스크바와 워싱턴의 관계를 손상시키고 질적으로 새로운 긴장 단계로 몰아갈 것이다."

그는 "터널의 끝에서 빛이 나타나기 시작한 우리의 관계를 훼손할까? 물론 그럴 것이다. 어찌 아니겠는가?"라고 반문했다.

미국의 토마호크 미사일 지상 발사/사진출처: nationalsecurityjournal.org
미국의 토마호크 미사일 지상 발사/사진출처: nationalsecurityjournal.org

스트라나.ua에 따르면 서방 언론들은 연일 트럼프 대통령이 우크라이나와의 기밀 정보 공유를 늘리고, 우크라이나가 러시아 본토 깊숙한 목표물을 더욱 효과적으로 타격할 수 있도록 지원할 의도가 있다고 보도했다.

미 NBC 방송은 2일(현지 시간, 유럽 시간으로는 3일) "미국이 러시아의 석유 및 가스 시설에 대한 공습에 필요한 정보를 우크라이나에 제공할 계획"이라고 보도했다.

영국 파이낸셜 타임스(FT)도 이를 확인하면서 미 백악관의 최종 결정은 아직 나오지 않았다고 전했다. 다만 "새로운 조치는 키예프가 러시아 방공망을 파악하고, 공격 루트를 확보하는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짚었다. 

FT는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의 일부 참모들은 우크라이나에 토마호크 미사일을 제공한다고 해서, 군사적 균형과 러시아의 입장이 크게 달라질 것이라고는 생각하지 않는다"며 "제한된 수의 토마호크 미사일이나, 러시아 본토 깊숙이 가끔 공습하는 것만으로는 푸틴 대통령의 마음을 바꿀 수 없을 것이라는 판단"이라고 전했다.

스트라나.ua는 "미 백악관이 공식적으로 노선 변경을 확인하지 않았다는 점은 주목할 만하다"며 "기밀 정보에 관해서는 공개적으로 언급하지 않는다"는 캐롤라인 레빗 백악관 대변인의 발언을 소개했다.

그는 프랑스에서 '그림자 함대'로 의심되는 유조선을 억류한 것은 러시아를 "적극적인 행동"으로 유도하기 위한 해적 행위로 규정하고, 마크롱 대통령이 국내 문제에서 해외 문제로 여론을 돌리려 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또 "그들은 유조선에는 드론(무인기)을 찾고 있었던 것으로 보이지만, 그런 것들은 전혀 없었으며, 실제로 싣지도 않았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 "그들은 항상 우리에게 국제법 준수를 요구하는데, 우리도 그들에게 국제법을 준수할 것을 촉구한다"며 "국제법에는 정당한 이유 없이 강도, 해적 행위, 또는 타인의 선박을 나포하는 것이 허용된다는 조항이 없으며, 이는 중대한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러시아를 종이 호랑이로 조롱한 데 대해 푸틴 대통령은 "종이 호랑이를 한번 상대해 보라"며 "우리가 나토 전체와 싸우고 있는데, 우리가 종이 호랑이라면 나토는 뭔가?"라고 반문했다. 트럼프 대통령에 대해서는 "사람들에게 충격 주기를 좋아하지만 기본적으로 경청할 줄 아는 사람"이라며 "지난 8월 알래스카 정상회담에서도 나의 말에 귀를 기울이고 방해하지 않았다"고 회고했다. 그는 또 "알래스카 회담에서는 우크라이나 문제 해결 방안에만 집중했다"며 "우리는 이 논의를 계속할 준비가 됐다"고 밝혔다.

러시아 드론의 영공 침범설과 관련, 사회자가 '왜 덴마크에 많은 드론을 보냈는가'라고 묻자 푸틴 대통령은 웃으면서 "더는 그러지 않겠다"는 농담으로 응수한 뒤 "드론들이 또 어디까지 가는가? 리스본(포르투갈)"이라고 자문자답(自問自答)하고, "러시아에는 리스본까지 가는 드론은 없다"고 주장했다. 또 "우리에게 (그곳까지 가는) 장거리 드론이 있더라도, 거기에는 우리의 공격 표적은 없다"고 덧붙였다. 그는 "드론의 영공 침범설은 사기"라며 "유럽 내부 문제에 대한 관심을 돌리기 위해, 또 미국의 군비 지출 증액을 위해 상황을 악화시키는 하나의 방법"이라고 주장하기도 했다.

미확인 드론은 2일에도 독일과 벨기에 상공에 나타났다. 뮌헨 공항은 즉각 항공기 운항이 중단하고, 현지 수사 당국은 헬기를 띄워 드론 추적에 나섰지만, 실패했다. 이날 뮌헨 공항에서는 17대의 항공기 이륙이 취소됐고, 15대는 다른 공항으로 회항했다. 수천 명의 승객이 큰 불편을 겪었다. 

앞서 독일국경에서 몇 ㎞ 떨어진 벨기에 군 기지 상공에도 드론 15대가 목격됐다. 벨기에에서 독일로 넘어간 것으로 추정됐다. 드론의 출처와 조종자는 아직 불분명하며, 조사가 진행 중이다. 

유럽은 출몰하는 미확인 드론에 대햔 대응책을 아직 마련하지 못한 상태다. 미 정치전문 매체 폴리티코에 따르면, 유럽연합(EU) 집행위원회의 '드론 장벽' 설치 계획은 일찌감치 무산됐다. "발트 3국과 폴란드에게는 '드론 장벽'이 합리적인 대응으로 여겨지지만, 서유럽 국가들은 실현 가능성과 비용, EU와 나토 간의 군사 계획 연관성, 회원국의 국가 방위 정책에 대한 독립성 훼손 등을 우려하고 있다"고 폴리티코는 보도했다. 

특히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드론 장벽'으로 무려 3,000㎞에 달하는 EU 접경 지역 전체를 보호하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지적했고, 메르츠 독일 총리도 코펜하겐에서 열린 EU 정상회의에서 이를 '매우 가혹한' 어조로 비판한 바 있다. 그렇다고 유럽이 드론 대응 역량을 강화해야 한다는 점을 의심하는 사람은 거의 없다. 그 시기와 비용 조달, 그 수준이 아직 결정되지 않았을 뿐이다.

우크라이나 전황에 대해 푸틴 대통령은 "러시아군이 쿠퍄스크의 3분의 2를 장악하고 있으며, 포크로프스크, 콘스탄티노프카, 세베르스크에도 진입하는 등 모든 전선에서 주도권을 장악하고 있다"며 "러시아군은 세계에서 가장 전투 준비가 잘 된 군대"라고 강조했다. 이어 키예프 지도부에게 "협상 방법을 고민하는 게 더 나을 것"이라며 "우크라이나 지도부가 협상 테이블에 나오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그는 러시아군의 일원으로 싸우다 전사한 미 중앙정보국(CIA) 부국장의 아들 마이클 글로스에 대해 "최전선에서 존엄하게 싸웠다"고 치하하며 "미국인들은 그를 자랑스러워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푸틴 대통령은 전략 핵무기 수를 제한하는 신전략무기감축조약(New START·뉴스타트)을 1년 연장하자고 미국에 제안한 것과 관련해서는 "우리는 이 대화가 쉽지 않다"면서 "러시아는 신형 중거리 탄도 미사일인 오레슈니크 미사일에 이어 극초음속 미사일 등 새로운 무기 체계를 개발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새로운 핵 군축 협상에 중국을 포함해야 한다는 의견에 대해서는 "나토 회원국인 영국과 프랑스의 핵 잠재력도 고려해야 한다"고 반박했다. 또 "핵실험을 준비하는 나라가 있다는 것을 알고 있다"면서 "그런 일이 발생하면 우리도 똑같이 할 것"이라고도 했다. 그는 준비 중인 국가가 누구인지는 밝히지 않았다.

푸틴 대통령은 핵 안전 문제에 대해서도 우크라이나군의 자포로제(자포리자) 원전 공격을 비난하면서 "이는 매우 위험한 행위이고, 키예프도 자국 영토에 원전이 있다는 점을 잊지 말아야 하며, 러시아는 똑같은 방식으로 대응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푸틴 대통령의 집무실과 연결된 비밀의 방에는 표트르 대제의 초상화가 걸려 있다/현지 TV매체 영상 캡처
푸틴 대통령의 집무실과 연결된 비밀의 방에는 표트르 대제의 초상화가 걸려 있다/현지 TV매체 영상 캡처

푸틴 대통령은 "(나폴레옹 시대 이후의 유럽 질서를 재편한) 빈 회의에서 새로운 세계 질서를 위한 협상을 직접 이끌었던 알렉산더 1세처럼 느껴질 때가 있지 않는가?"라는 사회자의 질문에 "알렉산더 1세는 황제였고, 나는 국민이 특정 임기를 부여하고 선출한 대통령"이라며 "여기에 가장 큰 차이가 있다"고 말했다. 

그는 중국과 인도, 일부 유럽 국가들에게 러시아산 석유 구매 중단을 요구하는 트럼프 대통령의 정책에 대해 "러시아 석유가 없다면 유가가 배럴당 100달러 이상으로 오르는 등 세계 경제가 어려움을 겪을 것"이라고 비판했다. 특히 "(러시아산 원유 수입국에 대해) 2차 관세를 부과할 경우, 세계적으로 물가가 상승하고 미국도 고금리를 취할 수 밖에 없어 경제가 둔화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미국이 제3국에 러시아산 석유 금수 조치를 압박하면서 정착 자신은 에너지의 원천인 우랴늄을 수입하고 있다는 지적에 대해서는 "러시아가 올해 상반기에 미국에 대한 우라늄 수출로 작년 한 해 동안 벌어들인 수입보다 더 많은 수입을 올렸다"고 설명했다. 작년에 러시아는 미국에 대한 우라늄 수출로 약 7억 5천만 달러를 벌었는데, 2025년 상반기에는 8억 달러 이상의 수입을 올렸다는 것이다. 

그는 소련 붕괴 직후 FSB 국장으로서 목격한 현상에 대해 이렇게 설명했다.
"소련의 붕괴로 낡은 이념의 족쇄는 무너졌지만, 미국 CIA는 카프카스(코카서스) 지역(체첸, 다케스탄 공화국/편집자)에서 탈(脫)러 급진세력을 포섭해 자금과 정보, 심지어는 무기까지 제공했다. 솔직히 말해 전직 소련 KGB 장교였던 나도 그곳에서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 어안이 벙벙했다. 이념이 아니라 지정학적 투쟁이었다. 브렌진스키 전 미 백악관 국가안보담당 보좌관이 말한 대로, 소련의 나머지 가장 큰 부분(러시아)을 무너뜨리고 최소한 네 개로 쪼개야 한다는 목표를 서방 몇몇 주요 국가들이 추진하고 있었고, 어쩌면 아직도 그런 계획을 갖고 있을지도 모른다고 생각한다."

이진희 기자 jhman4u@buyrussia21.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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