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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크라이나가 푸틴 대통령을 협상 테이블에 앉히기 위해 꼭 필요하다고 주장하는 미국의 토마호크 장거리 미사일이 천하무적일까? 방어 무기는 없을까? 우크라이나가 토마호크 미사일을 도입하면 전장에서 어떤 변화가 생길까?
우크라이나 매체 스트라나.ua에 따르면 토마호크는 지형을 따라 저고도로 1,500~2,500㎞의 거리를 날아가 육지와 해상 목표물을 타격하도록 설계된 순항 미사일이다. 1980년대 초부터 미군에 실전 배치되었으니 개발 역사는 40년 세월을 자랑하고, 그동안 끊임없이 개량됐다.
토마호크는 탄도 미사일과 달리 아음속(亞音速, 음속보다 약간 느린 속도) 미사일이어서 최첨단 방공 체계가 아니더라도 이론적으로 요격이 가능하다. 그러나 저고도 비행과 비행 중 기동성 때문에 탐지가 어렵다. 충분한 수의 요격 미사일을 갖추고 체계적, 다층적인 방어 체계를 갖춰야 토마호크를 잡을 수 있다.


러시아에도 비슷한 순항 미사일이 있다. 칼리브르다. 타격 용도와 사거리가 토마호크와 유사하다. 주로 해상 발사체(해군 함정)에서 운용되는 것도 비슷하다. 칼리브르 미사일은 지난 3년 8개월간 우크라이나 공격 시, 잠수함과 함정에서 발사됐고, 또 발사될 것이다. 공개된 자료에 따르면 두 미사일의 사거리는 비슷하며, 대략 1,500㎞~2,500㎞다.
우크라이나 전쟁 초기에 칼리브르 미사일은 우크라이나군이 보유한 구소련제 S-300 방공미사일로도 많이 격추됐고, 지금도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 칼리브르가 우크라이나 전쟁의 흐름에 큰 영향을 미치지 못했다는 뜻이다. 지금은 주로 탄도미사일과 드론과 연계돼 우크라이나에 대한 타격 효과를 높이는 '연합 공격' 무기의 하나 더 가깝다.
공개된 자료에 의하면 칼리브르의 속도(마하 0.8)가 토마호크(마하 0.75)보다 약간 빠르다. 이를 감안하면 토마호크 피격추율도 칼리브로 못지 않게 높을 것으로 예상된다. 변수는 미사일 자체의 기동 능력과 방공망 회피 경로다. 하지만 러시아 방공군은 소련 시절부터 토마호크 공격에 대한 방어 계획을 세워온 만큼, 토마호크가 크게 낯설지는 않다. 그들에게는 오히려 최신 드론에 대한 대응이 더 어려울 수 있다.
소련제 S-300 방공 시스템은 아예 토마호크에 대응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는 분석도 있다. 칼리브르 미사일을 다수 격추한 만큼, 토마호크 미사일에도 충분히 대응할 능력을 갖추고 있다고 봐야 한다. 한 단계 더 업그레이드된 S-400 방공 시스템이 현재 러시아군 방공 전력의 주력이다. S-400 방공 시스템에게는 토마호크가 에이태큼스(ATACMS) 장거리 미사일보다 더 맞추기 쉬운 표적이라는 게 대체적인 분석이다.
토마호크가 러시아에게 위협적인 이유는 모스크바와 상트페테르부르크 등 러시아 서부 대도시와 산업 중심지, 주요 군사 목표물이 모두 토마호크의 사정권 내에 든다는 사실이다. 언제 어디를 어떻게 공격할 지 모른다는 불확실성이 문제다. 러시아가 토마호크의 모든 타격 목표를 방어하기 위해서는 넓은 땅 곳곳에 다수의 방공 시스템을 지속적으로 배치해야 하며, 이에 따라 요격 미사일의 수요가 크게 늘어날 수밖에 없다.
특히 토마호크 미사일을 한 기라도 놓치면 그 피해가 상당하다. 탄두 무게가 약 450㎏으로, 에이태큼스(200~300㎏)의 두배나 된다. 큰 탄두를 장착하지 못하는 드론과는 비교조차 안된다. 드론은 그야말로 유류창고와 같은 가연성 목표물을 때려야 공격 효과가 극대화할 뿐이다. 우크라이나군도 장거리 드론과 연계해 토마호크 미사일을 운용하면 러시아 후방의 방공 체제를 흐트려뜨리고, 예상외의 효과를 거둘 수도 있다.
토마호크 미사일은 주로 미국과 나토 회원국의 해군 함정(잠수함 포함)에서 발사된다. 그러나 우크라이나에는 발사 장치를 갖춘 함정이 없다. 러시아가 지켜보는 상황에서 미국이나 나토가 함정을 우크라이나에 제공할 리는 없다. 그 함정이 흑해에 배치될 경우, 러시아군의 드론이나 미사일에 의해 파괴될 가능성이 높아 더욱 그렇다. 이론적으로는 북해상의 공해에 배치된 항공모함에서 토마호크를 발사할 수 있지만, 실현 가능성이 극히 희박하다. 또 토마호크는 전투기나 폭격기가 공중에서 발사할 수는 없다. 미국이 중거리핵전력(INF)조약 탈퇴 후 이동식 지상 발사대 타이폰(Typhon) 시스템을 지난 2019년 개발한 이유다.

개발 역사가 짧은 만큼 타이폰 시스템은 지금까지 시험 발사 단계만 거쳤을 뿐, 실전에서 사용된 적은 없다고 한다. 미국이 토마호크를 우크라이나에 제공할 경우, 지상 발사대와 함께 넘겨줄 것으로 예상되는데, 타이폰 시스템을 실전에서 시험해볼 좋은 기회다.
다만, 미국이 타이폰 시스템을 현재 몇 대나 보유하고 있는지, 또 타이폰의 자체 방어 시스템이 실전에서 적의 공격에 물리칠 수 있는지 여부는 여전히 불분명하다.
미국 의회가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타이폰 시스템은 현재 필리핀에 배치되고, 호주에서는 훈련에 동원됐다. 하지만 생산된 대수에 대한 공개 자료는 아직 없다. 2019년 시험됐다는 점을 고려하면, 현실적으로 많이 생산되었을 가능성은 낮다.
문제는 또 있다.
미 의회 보고서는 타이폰이 덩치가 너무 커 적에게 쉽게 포착되는 취약점을 갖고 있다고 밝혔다. "미 육군은 타이폰 시스템이 전장에서 운용하기에는 너무 크고, 미사일을 발사하려면 발사관을 수직으로 세워야 하기 때문에 운용 경험상 매우 복잡하다고 여긴다"고 적었다.
이진희 기자 jhman4u@buyrussia21.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