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 Jan 2026

노드 스트림 폭파 사건의 진상 규명은 종전 후에나? 이, 폴란드 용의자 독일 인도 거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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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와 독일을 잇는 발트해 해저 가스관 '노르트 스트림'(노드 스트림) 폭파 사건에 대한 진상 규명은 우크라이나 전쟁의 종식 이후에나 가능할 전망이다. 러시아의 특수 군사작전(우크라이나 전쟁)이 개시된 지 7개월여가 지난 2022년 9월 26일, 노드 스트림이 '사보타주'(비밀 파괴공작)에 의해 폭파됐다. 노드 스트림 1, 2의 가스관 4개 중 3개에 큰 구멍이 났고, 가스 수송은 곧바로 중단됐다. 해저 가스관에서 유출된 천연가스가 수면 위로 솟구치면서 만든 거대한 물결은 이 폭파 사건의 상징이 됐다. 

노드 스트림 폭파 사건 이후 생긴 거대한 물결/사진출처:덴마크 국방부
노드 스트림 폭파 사건 이후 생긴 거대한 물결/사진출처:덴마크 국방부

 

그로부터 2년 11개월 만에 '사보타주'에 가담한 혐의를 받고 있는 우크라이나인 용의자 세르게이 쿠즈네초프(49)가 지난 8월 20일 이탈리아에서 잡혔다. 2번째 용의자 블라디미르 주라블레프(Z, 46)는 지난달(9월) 30일 독일 검찰이 발부받은 유럽 체포영장에 의해 폴란드 바르샤바 근교 프루슈쿠프에서 체포됐다. 

이들이 송환되면, 일부 언론에서는 쿠즈네초프가 이미 독일로 송환됐다는 보도도 나왔지만, 독일 검찰이 그동안 진행한 수사 결과를 바탕으로 사건 전모를 완전히 파악할 것으로 전망됐다.

하지만 전쟁이란 '괴물'은 독일 검찰의 바램을 첫 걸음부터 짓밟았다. 그놈의 전쟁 때문에 독일 검찰이 파악한 우크라이나인 용의자 7명 가운데 이탈리아와 폴란드에서 체포된 2명의 신병을 확보하는데 실패했다.

우크라이나 매체 스트라나.ua에 따르면 이탈리아 대법원이 지난 15일 쿠즈네초프를 독일로 송환하라는 항소 법원의 결정을 파기, 환송했다. 이탈리아 사법 시스템에 따라 다른 항소 법원에서 이 사건을 다시 다루게 된다.

이탈리아 경찰에 체포된 용의자 쿠즈네초프/사진출처:gazeta.ru
이탈리아 경찰에 체포된 용의자 쿠즈네초프/사진출처:gazeta.ru

이틀 후(17일)에는 폴란드 바르샤바 지방법원이 블라디미르 Z(46)를 넘겨달라는 독일 검찰의 청구를 기각하고 즉각 석방을 결정했다. 다리우시 루보프스키 판사는 "그가 실제 범인이라고 하더라도 우크라이나 국가를 위해 한 행위와 관련해 직무상 면책받을 권리가 있다"며 "노드 스트림 폭파를 군사적 행동으로 이해해야 하며, 개인에게 형사 책임을 물을 수 없다"고 그 이유를 밝혔다. 우크라이나 전쟁을 보는 폴란드 정부의 인식이 그대로 판결에 투영된 결과라고 할 수 있다. 

스와보미르 첸츠키에비치 폴란드 국가안보국장은 지난 15일 현지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폴란드 입장에서는 러시아의 전쟁 기계를 손상 또는 파괴하는 게 이익이 되고, 그 목표는 달성됐다"며 "우리는 그가 송환되지 않도록 모든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고 주장했다. 도날트 투스크 폴란드 총리조차 법원의 석방 결정에 "정당한 판단이며 사건은 종결됐다"고 환영했다. "노드 스트림은 폭파가 아니라 건설된 것 자체가 문제"라고도 했다.

이탈리아 대법원의 파기 환송을 이끌어낸 쿠르네초프의 변호인 니콜라 카네스트리니는 "대법원이 유럽 체포 영장의 근거로 쓰인 사실에 오인이 있었다는 우리 쪽 주장을 받아들여 의뢰인의 소송 참여 권리가 침해된 것으로 판단했다"며 그의 석방을 요청할 것이라고 밝혔다. 용의자 2명 모두 자유의 몸이 된다면, 독일 검찰의 수사는 난항을 겪을 수밖에 없다. 독일 측의 반응은 즉각 알려지지 않았지만, 독-이탈리아, 독-폴란드 간 범죄인 인도 문제를 둘러싸고 향후 심각한 분쟁이 발생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피해자 격인 러시아는 노드 스트림 폭파가 에너지 인프라에 대한 국제적 테러 행위라며 독일을 향해 수사 결과를 빨리 내놓으라고 독촉하고 있다. 

손상된 노드 스트림 가스관/영상 캡처
손상된 노드 스트림 가스관/영상 캡처

쟁점은 노드 스트림 해저 가스관이 전쟁 중 정당한 폭파 대상 시설이 되느냐는 점이다. 폭파 공작에 가담한 우크라이나인 용의자들은 노드 스트림이 러시아와 전쟁 중 파괴해야 할 군사 목표물이었으며, 형사처벌의 대상이 아니라고 주장해 왔다. 블라드미르 Z(주라블레프)의 변호인 티모테우시 파프로츠키는 "의뢰인은 독일에서 어떤 범죄도 저지르지 않았고, 독일 측에서 왜 이런 혐의를 제기했는지 이해하지 못한다"며 "러시아를 상대로 한 우크라이나인의 행위를 형사 기소해선 안 된다"고 강조했다. 블라디미르 Z는 지난해 7월에도 체포될 뻔했으나 주폴란드 우크라이나 대사관 소속의 차량을 타고 국경을 넘어 본국으로 도주했다. 

사법부 판단이 내려지기도 전에 폴란드 정부 인사들이 용의자 송환에 반대하고 나선 것은 러시아의 천연가스 수출을 자국 안보를 위협하는 요소로 여겨왔기 때문이다. 폴란드는 2005년 러시아와 독일이 노드 스트림 건설 계약을 체결하자, 이를 제2차 세계대전 직전 독소불가침조약에 빗대는 등 일관되게 반대 입장을 취했다. 독일에 대해서도 반감이 크다. 러시아가 노드 스트림을 통해 값싼 천연가스를 독일에 공급하며 유럽의 대(對)러 에너지 의존도를 심화시켰고, 우크라이나와 전쟁에 필요한 자금도 확보했다며 이를 허용한 독일의 에너지 정책을 비판하고 있다.

하지만 독일의 사법 당국은 그동안 노드 스트림 폭파 사건을 일종의 테러 행위로 보고 진상 규명 및 범인 검거에 수사력을 집중해 왔다.  
스트라나.ua에 따르면 독일 공영 ARD TV와 주간지 디 자이트 등은 독일 검찰청이 그동안 수사한 결과를 토대로 지난 8월 사건 용의자들에 대한 유럽 체포영장을 발부했다고 보도했다. 수사 결과를 요약하면, 우크라이나 출신의 용의자 7명이 2022년 9월 소형 선박(요트) 안드로메다호를 타고 발트해로 나가 노드 스트림에 폭발물을 장착, 폭파했다는 것이다.

노드 스트림 폭파에 이용된 요트 안드로메다호/사진출처:슈피겔
노드 스트림 폭파에 이용된 요트 안드로메다호/사진출처:슈피겔

디 자이트 보도에 의하면 독일 수사당국은 안드로메다호 선상에서 DNA와 지문 흔적, 또 사고 현장에서 건져 올린 폭발 장치의 잔해와 일치하는 폭발물 입자(옥토젠과 헥소젠)를 발견했다. 결정적인 증거는 CCTV에서 찾아냈다. 2022년 9월 8일 밤, 독일 뤼겐 섬에서 흰색 시트로엥 차량이 CCTV에 포착됐는데, 운전자가 여러 차례 키예프를 오가며 우크라이나인들을 실어왔다고 진술한 것.

독일은 폴란드와 함께 이 차량을 타고 국경을 넘은 승객들의 신원을 확인하고 이동 경로를 확보했다. 이들은 예브게니 호메네츠, 프세볼로드 미츠코, 세르게이 쿨리니치 등 가명을 사용했지만, 진짜 신원과 사진들이 우크라이나 공식 문서로 드러났다. 그중의 한 명이 폴란드에서 체포된 키예프 출신 다이빙 강사 블라디미르 Z다. 또 다른 용의자는 우크라이나군 소속 프세볼로드 K(53)로, 이전에 독일 분데스베어 센터에서 특수 훈련을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그는 지난해(2024년) 12월 우크라이나 동부 지역에서 전투 중 사망했다. 그의 DNA는 안드로메다에서 발견된 샘플과 일치했다. 

독일 수사 당국은 폭파 작전에 블라디미르 Z 등 잠수부 4명, 폭발물 전문가 1명, 선장 1명, 그리고 이탈리아에서 구금된 세르게이 쿠즈네조프 등 7명이 참가한 것으로 보고 있다. 블라디미르 Z와 함께 주목할 만한 잠수부는 키예프 다이빙 스쿨에서 강사로 활동했던 프로 여성 다이버 발레리아 T(40세)다. 그녀는 우크라이나 심해 다이빙 기록(104m) 보유자라고 한다. 그녀는 또 소셜 미디어를 통해 러시아의 특수군사 작전(우크라이나 전쟁)을 강하게 비판했다. 특히 현지 소식통에 따르면, 다른 참가자들이 현장에서 악천후로 인해 작전 수행을 주저했을 때 그녀가 작전 수행을 고집했다고 한다. 

안드로메다호의 선장은 미하일 포포프와 유리 코텐코라는 가명을 썼는데, 실제로는 대서양 횡단 등 요트 운항 경험이 풍부한 오데사 출신의 항해사로 전해졌다. 그의 지문도 요트 선상에서 발견됐다. 

파괴 공작팀을 이끈 팀장은 이탈리아에서 체포된 세르게이 쿠즈네초프인 것으로 독일 수사 당국은 믿고 있다. 

독일이 노드 스트림 수사를 전담하게 된 것은 사건 현장에서 가까운 스웨덴과 덴마크 등이 자체 수사를 중단하고 모든 자료를 넘겨주었기 때문이다. 
스웨덴 검찰은 지난해(2024년) 2월 '관할권 부족'을 이유로 노드 스트림 (폭탄 테러)에 대한 수사를 종결하고 독일에 관련 기록을 넘기기로 했다. 검찰은 "예비 조사 결과, 사건의 윤곽을 파악했으며 공해에서 발생한 이 폭파 사건에 스웨덴이나 스웨덴 국민이 연루됐다는 증거를 찾을 수 없었다"며 사건 종결을 발표했다. 러시아 스푸트니크 통신에 따르면 덴마크 당국도 "공식적으로 결론이 나지 않았지만, 조만간 (사건 종결) 성명을 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며 사실상 손을 떼기로 했다.

서방 언론이 보는 폭파 사건의 또 다른 핵심인물은 로만 체르빈스키 우크라이나 보안국(SBU) 대령이다. 
미 워싱턴 포스트(WP)와 독일 슈피겔은 체르빈스키 대령이 6명으로 구성된 폭파 실행 팀을 구성한 뒤 가짜 신분으로 요트를 빌리고 심해 잠수장비를 이용해 가스관에 폭발물을 설치하도록 구체적인 실행 계획을 주도했다고 지난 2023년 11월 보도했다. 체르빈스키 대령은 그러나 WP에 보낸 메모에서 "노드 스트림 공격에 내가 개입했다는 모든 추측은 아무런 근거도 없이 러시아 측 선전에 의해 유포된 것"이라며 폭파 사건과 관련성을 부인했다. 

체르빈스키 대령은 2022년 7월 러시아 조종사 1명을 우크라이나로 귀순시키는 계획을 추진하다 직권 남용 혐의로 이듬해(2023년) 4월 체포됐으며, 키예프 교도소에 수감된 상태라고 한다. 7월에는 러시아 조종사 귀순 작전을, 9월에는 노드 스트림 폭파 사건을 지휘한 것으로 보인다.

그는 2016년부터 SBU 제 5국에서 근무했으며, 2022년 SBU 산하 특수작전부대의 한 부대를 맡았으니(부대장/편집장), 작전 입안 및 실행이 가능해 보인다. 특히 그 부대에는 환경 안전 및 광산 활동 파트 소속의 장교인 세르게이 쿠즈네초프(이탈리아에서 체포)가 배치돼 체르빈스키 대령과 호흡을 맞춘 것으로 알려졌다. 

프랑스 일 르 피가로는 2023년 8월 안드로메다 요트의 임대 과정을 취재, 보도했다. 임대 비용은 키예프에 거주하는 나탈리아 A(54)가 이사로 있는 바르샤바 여행사 Feeeria Lwowa가 지불하고, 발레리 K가 가짜 몰도바 신분증으로 요트를 빌렸다는 것. 그는 우크라이나군 제93기계화여단에 소속된 직업 군인이라고 한다.

폭파 사건 수사 과정에 큰 파문을 던진 이는 뉴욕타임스(NYT) 출신으로 퓰리처상을 수상한 탐사보도 전문기자 세이무어 허쉬(Seymour Hersh)다. 그는 2023년 2월 미국의 온라인 뉴스레터 플랫폼 서브스탯(substack.com)에 올린 글에서 미국 전문가들이 바이든 대통령의 지시와 노르웨이 측의 도움을 받아 노드 스트림을 폭파했다고 주장했다. 

그가 주장을 요약하면 이렇다. 
"2022년 여름 나토(NATO) 훈련에 참가하는 것으로 위장한 미국 잠수부들에 의해 폭발물이 가스관에 설치됐고, 나중에 노르웨이 측이 이를 폭발시켰다."
"바이든 대통령은 국토안전부 소속 특수부대와 9개월 이상 극비 협의를 거쳐 이 작전을 승인했다."
"미 중앙정보국(CIA)이 작전 협의 과정에서 증거를 남기지 말아야 한다는 점을 적극적으로 개진했으며, 최대 쟁점이었다." 

구체적인 작전 준비및 실행 과정에 대해서는 이렇게 주장했다.
"미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 설리반의 관여 하에 2021년 12월 '노드 스트림' 운영 방해 공작 계획이 수립됐다. 미 플로리다주 파나마시티의 한 다이빙 훈련센터 소속 심해 다이버들이 작전에 동원됐는데, 2022년 6월 '발톱스(BALTOPS) 22'로 알려진 나토 훈련에 참가하는 것으로 위장해 원격 조종 폭발물 C4를 가스관에 설치했다. 3개월 후인 2022년 9월 26일, 노르웨이 해군의 P8 정찰기가 투하한 소나 부표 신호에 의해 가스관에 부착된 폭발물이 터졌다." 

미 백악관은 이를 "거짓말이자 완전한 허구"라고 즉각 부인했다. 

하지만 미국의 완강한 부인은 미 공군 매사추세츠 주방위군 소속 잭 더글러스 테세이라(21) 일병(2023년 4월 체포)이 온라인에 유출한 미국 국방부 기밀 문건을 인용한 워싱턴 포스트(WP)의 보도로 무색해졌다. WP는 그해 6월 기밀 문서를 인용, 미국 정보 당국은 노드 스트림 폭파 사건이 발생하기 훨씬 전에 우크라이나가 이 같은 공격을 준비하고 있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고 보도했다.

WP가 입수한 기밀 문건에 따르면, 유럽의 한 동맹국 정보기관이 우크라이나군의 노드 스트림 공격 계획을 2022년 6월 미 CIA와 공유했고, CIA는 이 정보를 독일 등 다른 유럽 국가에 전달했다. 폭파 사건이 발생하기 약 3개월 전의 일이다.

WP에 따르면 기밀 문건에는 우크라이나군이 파괴 공작에 동원하려 한 요원 숫자와 방법 등 매우 구체적인 내용이 담겼다. 폭파팀은 작전을 발레리 잘루즈니 우크라이나군 총참모장(합참의장 격, 현 주영 대사)에게 직접 보고했는데, 이는 나중에 젤렌스키 대통령이 개입하지 않았다는 증거로 사용하기 위해서라고 했다.

문건은 또 "우크라이나군이 당초에는 2022년 6월 5∼17일 진행된 나토의 '발톱스(Baltops) 22' 해상 훈련 직후 작전을 실행하기로 했으나, 밝혀지지 않은 이유로 보류했다"는 내용도 담고 있다. 허쉬 기자가 미국 폭파설의 근거로 내세운 바로 그 나토 해상 훈련이다. 

문건에는 또 우크라이나 특수부대원 6명이 가짜 신분증으로 보트를 빌린 뒤, 잠수해 가스관을 파괴할 것이며 산소통 외에도 심해 잠수에 더 적합한 헬륨을 준비한다는 내용이 들어 있다. 지금까지 수사 결과로 드러난 내용과 거의 일치한다. 

우크라이나 정부는 그러나 WP의 입장 요청에 답변하지 않았다.

노드 스트림은 탄생부터 지정학적 이유 등으로 손상되거나 차단될 위험을 안고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스트라나.ua는 폭파 1주년을 맞은 2023년 9월 특집 기사를 통해 이를 조명했다. 

스트라나.ua에 따르면 노드 스트림 프로젝트는 처음부터 미국과 영국, 캐나다, 폴란드 등 독일과 가까운 서방국가들의 적극적인 반대에 직면했다. 노드 스트림 1이 2011년에 가동을 시작했고, 노드 스트림2는 2019년 완공될 예정이었다. 그러나 미국의 대(對)러 제재와 인근 국가들의 비협조로 공사는 상당한 지연이 불가피했고, 건설은 2021년에야 모두 끝났다.

노드 스트림 가스관/사진출처:가스프롬
노드 스트림 가스관/사진출처:가스프롬

우크라이나도 당연히 노드 스트림의 건설을 반대했다. 러시아 가스를 유럽으로 가장 많이 운송하는 국가 중 하나로 남아 있기를 원했기 때문이다. 키예프는 또 러시아 가스의 우크라이나 우회 운송이 우크라이나 당국의 운송 차단으로 인한 수입 손실을 러시아가 두려워하지 않고 우크라이나 침공을 시도할 수 있다는 점도 극히 우려했다. 

미국은 노드 스트림으로 독-러 관계가 더욱 긴밀해지는 것을 원치 않았고, 액화천연가스(LPG)를 유럽연합(EU) 시장에 판매하기 위해서라도 EU의 러시아 에너지 의존도를 줄이는 게 아주 중요했다.

반면, 독일은 일관되게 EU의 에너지 안보를 위해 노드 스트림이 필요하다고 믿었다. 러시아 가스가 다른 국가의 가스보다 저렴했기 때문이다. 실제로 EU 번영의 기초는 러시아의 값싼 에너지 자원과 중국 제품이었던 것으로 나중에 확인됐다.

노드 스트림2가 완공 단계로 접어들자, 미국은 건설 참가 기업들을 제재하겠다고 위협했고, 서방의 주요 기업들이 손을 뗐다. 어쩔 수 없이 러시아가 남은 건설 과정을 모두 책임졌고, 그만큼 완공 속도가 늦어졌다. 완공된 것은 2021년 9월이다.

노드 스트림2는 완공직 후 러시아 당국의 운영 승인을 받았으나, 독일 측의 승인은 환경론자들이 제기한 소송 때문에 계속 늦어졌다. 다행히 바이든 미 대통령과 메르켈 독일 총리 간의 담판으로 2021년 말 노드 스트림 2를 둘러싼 국제사회의 첨예한 갈등이 거의 해소되는 듯했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이 임박했다는 미국 측 정보에 유럽의 많은 분석가들이 선뜻 믿지 않았던 이유이기도 했다. 러시아의 침공이 시작되면 크렘린이 그동안 막대한 자원과 노력을 투자한 노드 스트림2 프로젝트의 실행이 곧바로 중단될 것이기 때문이다. 더욱이 바이든 대통령은 전쟁 직전인 2월 7일 올라프 숄츠 신임 독일 총리를 만나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하면 노드 스트림 2가 취소될 것"이라고 확인했다.

하지만, 같은 달 22일 러시아의 특수군사 작전은 시작됐고, 독일은 바로 다음달(3월) "분쟁이 평화적으로 해결될 때까지 노드 스트림2를 인증하지 않겠다"고 선언했는데, 가스관마저도 폭파돼 향후 운영 여부가 극히 불투명해졌다. EU는 아예 러시아산 에너지의 수입을 완전히 금지하는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다.

이진희 기자 jhman4u@buyrussia21.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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