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이나 전쟁을 계기로 소위 '혈맹관계'로 들어선 러시아와 북한의 양국 관계를 상징하듯 러시아 수도 모스크바에 북한 식당이 잇달아 들어섰다. 지난 8월 중순 '평양관'(러시아식 명칭은 ресторан Пхеньян)이 문을 열더니 26일에는 모스크바 도심의 트베르스카야 울리짜(Тверская улица) 17번지에 들어선 '승리'(러시아식 명칭은 pесторан Сынри)가 요란한(?) 개업식을 한 것으로 보인다.
구소련 시절 한국인 방문객들도 자주 찾은 모스크바의 '평양식당'을 시작으로 모스크바에는 기존의 '고려'(ул. Вавилова д.1)와 '능라도'(Ломоносовский проспект, 29 к1) 외에 이번에 2개가 더 늘어 총 4개의 북한 식당이 영업 중인 것으로 추정된다. 모스크바에 북한 식당이 새로 개점한 건 '고려'가 문을 연 뒤 15년여 만이라고 한다.
모스크바의 북한 식당 '고려'/사진출처:dzen.ru
모스크바의 북한 식당 능라도/사진출처:얀덱스 지도
주북한러시아대사관의 페이스북에 따르면 26일 열린 '승리식당'의 개업식에는 러시아 극우민족주의 성향의 자유민주당(LDPR) 레오니드 슬루츠키 대표와 알렉산드르 마체고라 주북러시아 대사 등 러-북 관계자들이 대거 참석했다. 슬루츠크 대표는 소련 붕괴후 블라디미르 지리노프스키가 창당한 자민당을 이끄는 대표적인 우익 인사다. 국가두마(하원)에서 외교위원회 위원장을 맡기도 했다.
그는 축사를 통해 "승리식당이 훌륭한 조선 음식뿐 아니라 형제적 인민들의 음악, 예술, 전통을 러시아에게 전하는 북한의 문화 중심지가 될 것"을 기대했다.
모스크바의 북한 식당 '승리' 개업식에서 축사하는 마체고라 대사(위)와 슬루스크 자민당 대표/사진출처:주북러시아대사관 페이스북
주북러시아 대사관은 페이스북을 통해 승리식당을 "조선요리 비법을 알고 있는 우수한 요리사들이 만드는 가장 맛있는 요리를 맛볼 수 있는 곳"으로 소개하면서 "개업식 참석자들은 평양냉면과 맛있는 김치 등 전통적인 조선음식에 감탄했다"고 전했다. 또 손님들에게 비타민C 를 (개업) 선물로 전달했다고도 했다.
공개된 사진을 보면, 테이블에는 북한 전통음식뿐만 아니라 고급 횟집을 연상케 하는 모둠회와 바닷가재, 양주와 와인 등이 올라와 있다. 
승리식당 개업식 테이블에 오른 메뉴들/사진출처:주북러시아 대사관 페북
러시아의 주요 레스토랑과 마찬가지로 이날 개업을 축하하는 다양한 공연도 진행됐다. 전자기타와 드럼을 배경으로 한 색소폰 연주, 장구 공연이 분위기를 돋구었고, 전기 기타와 오르간, 장구 반주에 맞춰 한복 차림의 여성이 노래를 부르기도 했다. 
승리식당 개업 축하 공연 모습/사진출처:주북러시아대사관 페북
전문가들은 러시아에서의 북한 식당 개업이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의 2017년 대북 제재 결의를 위반하는 것으로 본다. 안보리 결의는 북한 노동자에 대한 회원국의 고용 허가를 금지하고 있다. 하지만 북한은 오래 전부터 러시아뿐 아니라 중국, 동남아시아, 몽골 등에서 식당을 열어 주요 외화벌이 수단으로 이용해 왔다. 
지난 8월에 개업한 것으로 알려진 모스크바 북한 식당 평양관/사진출처:얀덱스 지도
앞서 지난 8월 개업한 평양관은 현지 음식 전문 인플루언스들에 의해 '특이한 식당'으로 소개됐으며, 한 블로거는 젊은 여성 종업원들이 유니폼과 하이힐 차림으로 친절하게 응대했다는 후기를 올렸다. 메뉴는 김치와 후라이드치킨뿐 아니라 라면, 비빔밥, 한국식 바비큐 등으로 다양했다고 한다. 다만 북한 안내원이 국적을 의심하며 여권을 확인한 뒤 입장시켜줬다는 불만이 일부에서 터져 나오기도 했다.
이진희 기자 jhman4u@buyrussia21.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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