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 Jan 2026

미-러의 무력 시위 속 우크라 평화 협상은 지금 어디에? 전후 안보 보장 양해 각서 체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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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마두로 베네수엘라 대통령 압송(3일, 현지시간)→우크라-유럽, 파리 정상회의서 안보 보장 각서 서명(6일)→우크라-미, 파리서 연일 평화협상(6, 7일)→미국의 러시아 유조선(그림자 함대 소속) 억류(7일)→ 미-러, 파리서 회담(8일)→러, 오레슈니크 미사일 발사(8일 밤)

트럼프 미 대통령이 제안한 28개 항의 우크라이나 평화 계획을 기본으로 한 평화 협상은 제네바, 마이애미, 베를린 등을 돌며 순항하는 듯했다. 하지만 전혀 예상하지 못했던 미국발(發) 군사작전(마두로 대통령 압송과 러시아 유조선 나포)은 협상 흐름을 출렁이게 만들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6일 파리에서 유럽 정상들과 만나 '의지의 연합' 소속 군대의 우크라이나 배치를 포함하는 전후 안보보장 각서에 서명하고 이를 미국과 러시아에 제시했다. 미국은 일부 수정을 거쳐 러시아 측에 최종안으로 넘긴 것으로 전해졌다. 러시아 측의 공식 반응은 아직 나오지 않았다.

이같은 상황에서 러시아는 유럽 국경과 가까운 우크라이나 서부 르보프(르비우)를 향해 최신 중단거리 탄도미사일인 오레슈니크를 두 번째로 발사했다. 탄두를 장착하지 않았지만, 위력은 무시무시했다. 만약 핵탄두를 장착한다면, 그 피해는 상상하는 것조차 끔찍하다.

러시아 최신 탄도 미사일 오레슈니크가 우크라이나 서부 르비우를 타격하는 장면/영상 캡처 mkru
러시아 최신 탄도 미사일 오레슈니크가 우크라이나 서부 르비우를 타격하는 장면/영상 캡처 mkru

 

마두로 대통령의 미국 압송과 러시아 유조선 나포 vs 오레슈니크 미사일 발사로 대변되는 '상징적인' 미-러 군사작전은 우크라 평화 협상의 흐름에 어떤 식으로든 충격을 가할 게 분명하다. 트럼프 대통령 특유의 '힘' 과시에 고무된 젤렌스키 대통령이 그 힘을 러시아를 향해 사용할 것을 은근히 부추기다가 오레슈니크 미사일의 발사에 움찔한 것으로 보인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오레슈니크 미사일 발사 다음날인 9일 대국민 영상을 통해 "러시아가 오레슈니크 미사일을 의도적으로 유럽연합(EU) 국경 근처로 발사했다"며 "폴란드, 루마니아, 헝가리 등 EU는 이를 심각하게 여기고, 공동대응 체계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미사일 발사 한 발에 유럽 전체가 공동 대응 운운하는 것도 우습다. 우크라이나의 전후 안보보장 방안에 녹이는 게 현실적이다.

우크라이나 안보 보장은 6일 파리에서 열린 '의지의 연합' 정상회의를 계기로 서방 진영 내에서는 조율이 끝나가는 듯한 느낌이다.

6일 파리에서 만난 젤렌스키 대통령, 유럽 정상들의 모습/사진출처:텔레그램@V_Zelenskiy_official
6일 파리에서 만난 젤렌스키 대통령, 유럽 정상들의 모습/사진출처:텔레그램@V_Zelenskiy_official

우크라이나 매체 스트라나.ua는 8일 하루를 정리하는 기획 기사 중 '파리 협상. 셋째 날'(Переговоры в Париже. День третий) 코너에서 "젤렌스키 대통령은 지난 이틀간(6, 7일) 파리에서 진행된 미-우크라 협상을 보고 받은 뒤 미국의 안보 보장 문서는 '사실상 최종 확정 단계에 있다'고 발표했다"며 "이제는 미-러 간의 만남에 이은 모스크바의 답변을 기다리고 있다"고 전했다.

이 매체는 그러나 "평화 협정의 일환으로 추진되는 '의지의 연합' 군의 우크라이나 배치를 담은 파리 안보 보장 각서(일각에서는 공동선언문)에 미국은 서명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또 "젤렌스키 대통령도 최종안에 대해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았다"며 미국의 전후 안보 역할에 대한 의구심을 표시했다. 우크라-유럽 정상들에 의해 6일 서명, 공개된 문서(각서 혹은 공동선언문)는 '강력하고 지속적인 우크라이나 평화를 위한 신뢰할 수 있는 안보 보장'으로 돼 있다. 여기에는 △휴전 감시 및 검증 메커니즘 구축 △우크라이나군에 대한 무기 및 군사 장비 지원 △우크라이나군 훈련 및 억지력 확보를 위한 다국적군(의지의 연합군)의 파견 △러시아의 추가 도발시, 우크라 지원 약속 △우크라이나와의 장기적인 국방 협력 강화 등 크게 5개 항으로 구성됐다. 또 파리에 미-우크라 간 조정 그룹을 두기로 했다. 

파리 안보 각서 중 핵심은 유럽군(의지의 연합군, 영 독 프랑스 튀르키예(터키) 4개국 군대로 편성 예상/편집자)군의 우크라이나 파견이다. 벌써부터 세부 내용을 놓고 서로 다른 이야기들이 나올 정도로 이해 관계가 판이하다. 파견 군대의 규모도 들쭉날쭉이다. 영국의 한 언론은 프랑스와 영국이 최대 1만 5천 명의 병력을 우크라이나에 파병하기를 원한다고 썼지만, 영국 '더 타임스'는 예상보다 훨씬 적은 규모로 줄였다고 보도했다. 영국은 7천500명 정도 파병할 것으로 예상되지만, 정규군 병력이 약 7만 1천 명에 불과한 영국군에게는 이마저도 큰 부담이 된다는 것이다.

파병된 영국과 프랑스군은 우크라이나군의 훈련을 지원하고 무기 및 군사 장비 관련 시설의 건설을 감독할 것으로 알려졌다.

메르츠 독일 총리는 다른 시각에서 접근했다. 그는 "우크라이나 주둔 병력에 관한 양해각서가 우크라이나와 체결되었다"고 인정하면서도 "우리(의지의 연합)가 논의하는 것은 휴전 이후의 안보 보장이며, 최우선적으로 휴전이 이뤄진 뒤에나 일단 가능하고 러시아와의 합의 없이는 또 불가능하다"고 지적했다. 러시아와의 합의를 파병의 전제로 깔았다. 영-프랑스와 달리 미국과 비슷한 접근법이다.

러시아는 그동안 유럽의 우크라 파병 발상에 극도로 부정적이었다. 안보 각서 내용이 알려진 뒤 러시아는 8일 자하로프 외무부 대변인 성명을 통해 외국군의 우크라이나 주둔에 거듭 반대 의사를 천명했다. 자하로바 대변인은 "서방 군대와 군 시설(기지)이 우크라이나에 배치되는 것은 (러시아에) 안보 위협으로 간주될 것이며, 합법적인 타격 목표로 여겨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크렘린을 방문한 미국 대표단, 제러드 쿠슈너와 위트코프(맨 오른쪽)를 안내하는 드미트리예프 러시아 대통령 특사(오른쪽 2번째) 맨 왼쪽은 우샤코프 크렘린 외교담당 보좌관/사진출처:크렘린.ru
크렘린을 방문한 미국 대표단, 제러드 쿠슈너와 위트코프(맨 오른쪽)를 안내하는 드미트리예프 러시아 대통령 특사(오른쪽 2번째) 맨 왼쪽은 우샤코프 크렘린 외교담당 보좌관/사진출처:크렘린.ru

이날 파리에서 키릴 드미트리예프 러시아 대통령 특사(대외 협력 특별 보좌관)가 위트코프 등 미국 대표단과 만난 것은 이같은 문제들을 논의하기 위한 것으로 분석된다. 미국은 지난 이틀간(6, 7일) 우크라이나 측과 협의한 내용을 푸틴 대통령에게 전달하기 위해 드미트리예프 특사에게 만남을 제의한 게 분명하다. '미-러 만남에 이은 모스크바의 답변을 기다리고 있다'는 젤렌스키 대통령의 발언과도 일맥상통하는 대목이다. 

미국의 블룸버그 통신은 9일 "이달 말까지 미-우크라 평화 계획에 대한 모스크바의 답변을 받기를 희망한다"는 젤렌스키 대통령의 인터뷰 기사를 싣기도 했다. 그는 인터뷰에서 "트럼프 대통령과 미-우크라 안보 보장 및 전후 재건 계획을 최종 확정할 시점(이달 말경 가능)까지 20개 항으로 구성된 기본 합의안에 대한 러시아의 답변을 받기를 희망한다"며 "트럼프 대통령과는 미국 또는 스위스 다보스 세계경제포럼에서 만날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미-우크라 정상회담을 위해 루스템 우메로프 우크라이나 국가안보국방회의(우리의 국가안보실 격) 서기(장관급)는 파리에서 위트코프 미 특사와 전후 안보 보장과 복구 계획을 집중 논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어 핵심 쟁점인 영토 문제와 자포로제(자포리자) 원전 통제권에 관해 논의를 이어간 것으로 추정된다. 젤렌스키 대통령이 7일 이같은 미-우크라 차기 협상의 주제를 공개하기도 했다. 그의 발언은, 전날(6일) 파리 안보 각서 체결로 안보 문제는 일단락됐고, 영토 문제와 원전 문제가 주요 쟁점으로 남았다는 뉘앙스(어감)으로 받아들여진다. 

실제로 이튿날(8일) 미 인터넷 매체 악시오스는 "워싱턴과 키예프(키이우), 유럽이 새로운 평화 계획안에 거의 합의한 뒤 드미트리예프 러시아 대통령 특사에게 제시했으며, 현재 모스크바의 답변을 기다리고 있다"고 보도했다. 러시아 측에 제시된 제안에 대한 내용은 일체 공개되지 않았는데, 안보 각서의 일부 내용이 삭제(혹은 수정)되었다는 보도(폴리티코 유럽판 7일자)가 나올 정도로 혼란스럽다.

폴리티코 유럽판에 따르면 우크라이나 안보 보장안에는 미국이 휴전 감시 및 검증 메커니즘을 지원할 것이라는 내용만 명시되어 있을 뿐, '억지력 확보'에 필요한 '의지의 연합'군을 미국이 보호한다는 약속을 하지 않았다고 한다. 주둔군을 보호하고 정보 및 물류를 지원할 것이라는 조항이 삭제되었다는 것이다. 

하지만, 평화 협상의 키를 쥐고 있는 위트코프 미 대통령 특사는 파리 정상회담 이후 "분쟁 종식을 향한 중요한 진전"이라고 일단 평가했다. 나아가 우크라이나의 전후 재건 프로젝트에 대해서도 명확하게 짚고 넘어갔다. 

"전쟁이 끝난 뒤 고향으로 돌아오는 우크라이나 사람들을 위해 (미국 투자회사) 블랙록의 래리 핑크 이사와 함께 (우크라이나 미래에 관한)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 이것은 우크라이나 국민들에게는 매우, 매우 중요할 것이라고 믿는다."

미국은 일찌감치 우크라이나의 안보 보장과 전후 복구 프로젝트를 영토 양보(우크라이나의 도네츠크주 철군/편집자)와 연계해 추진해 왔다. 28개 항 평화계획에는 유럽에 동결된 러시아 자산을 우크라이나 재건 사업에 투자하고, 이를 바탕으로 투자 기금을 확대하는 아이디어(트럼프 대통령은 8천억 달러라고 설명/편집자)가 들어가 있다. 전후 재건 프로젝트는 19일부터 스위스 다보스에 열리는 국제경제포럼(다보스 포럼)에서 결론이 날 것으로 알려졌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다보스 포럼이나 미국에서 트럼프 대통령을 다시 만나 이에 대한 확약을 받을 방침이라고 했다.

동시에 미국은 우크라이나와의 합의 내용을 러시아 측이 수락하도록 압력을 가하는 참이다. 베네수엘라를 떠난 그림자 함대 소속의 유조선(러시아 유조선)을 7일 나포했고, 친(親)트럼프 대통령의 그레이엄 미 상원의원이 대(對)러 제재 법안(2차 부가 관세 부과)을 추진하겠다고 경고했다. 아직 트럼프 대통령이 대러시아 압력에 직접 나서지는 않았다. 드미트리예프 특사가 파리에서 들고온 '평화 계획' 합의안에 대한 모스크바의 반응에 따라 트럼프 대통령이 나설 가능성은 언제나 열려 있다.

러시아의 첫 반응은, 안타깝게도 오레슈니크 미사일의 두 번째 발사로 나타난 것으로 분석된다. 전후 우크라이나 서부 지역에 배치되는 외국군(의지의 연합군)을 정확하게 타격할 수 있는 무기를 보유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려준 것. 굳이 오레슈니크 미사일에 탄두를 장착하지 않았던 이유로 보인다. 

우크라이나는 파리 정상회의 이후 트럼프 대통령의 공식 반응와 미-러 협상, 푸틴 대통령의 최종 답변을 기다리고 있다. 어느 한 단계에서라도 삐끗하면, 파리 정상회의는 또 성과를 내지 못한 것으로 기록될 것이다.

이진희 기자 jhman4u@buyrussia21.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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