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 May 2026

<한류알림이 네 번째> 모스크바 풍물패 ‘전통소리 맥’

조회수

2842

게시일

2014-08-28

국가

러시아

 

‘북채’로 심장을 두드리다! ‘신명’을 보다!

문화 코드는 시대에 따라 바뀐다. 유행이다. 통신원은 80년대 생이다. 미국과 영국 팝을 듣고 자란 세대다. 그러나 아쉽게도 지금 통신원은 그 시절, 카세트 테이프가 늘어지도록 들었던 그 노래를 거의 듣지 않는다. 유튜브 같은 무료동영상 공유사이트나 소셜 네트워크에서 검색어만 누르면 공짜로 들을 수 있는데도 말이다. 음반을 사기 위해 참고서 살 돈을 삥땅 쳤던 것처럼 술값을 아끼지 않아도 되는데 듣지 않는다. 왜냐하면, 본인이 학창시절 즐겼던 대중문화는 본인에게 고전으로서의 가치가 없기 때문이다. 당대의 베스트셀러가 현재에 고전이 되는 것은 아니다. 또 순수예술만이 고전이 되란 법도 결코 없다. 시간은 흘렀고, 통신원은 나이가 들었으며, 문화의 유행 코드는 바뀌었다. 그러나 우리가 흔히 일컫는 고전들은 아직 듣고 있다. 왜일까. 고전이라 불리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시공간을 초월한 가치 말이다. 그런데 대부분 서구고전음악이다. 우리의 고전음악은 없을까?

통신원이 고전에 주목한 이유는 세계인들의 심장을 두드리고 있는 사물놀이 때문이다. 왜 그들은 우리도 잘 듣지 않는 한국의 전통음악인 사물놀이를 주목할까. 한겨레음악대사전에 따르면 한국의 고전음악이란 말은 1950년대와 60년대 궁중음악을 고전음악 영역에서 사용하기 위해 쓰였다고 한다. 1970년대부터 고전보다는 전통이라는 용어를 사용했다 하니 우리에게는 아쉽게도 아직 '고전'이라고 할 만한 전통음악이 없는 것이다. 그러나 김덕수 등에 의해 1979년 처음 선보인 사물놀이가 풍악에서 비롯됐으며 풍악의 역사는 삼국시대부터다. 그렇다면 사물놀이는 장구한 역사를 지니고 있음은 분명하다.

이쯤에서 살펴보자. 한류 열풍에 한국전통무용 등 우리 민족의 고유한 전통이 살아 숨 쉬는 장르들이 가세하고 있다. 물론 K-팝, K-드라마와 비교할 수 없다. 그러나 민족의 고유한 문화를 알린다는 측면에서 그 가치는 절대적이다. 지난 2월 김덕수가 홍대 인디밴드와 전자 사물놀이를 시도했다. 시대에 따라 외형은 변하지만, 전통문화의 가치를 보존한 채 세계인들의 심금을 울릴 수 있다면 한국음악도 수세기가 지난 후 세계인이 듣는 고전의 한 층위를 차지할 수 있을 것이다. 

한류 알림이 네 번째로 러시아인으로 구성된 풍물패 '전통소리 맥'을 소개한다(사물놀이는 제한적이고 특정적인 개념이기에 풍물놀이라 지칭한다).

5년 째 러시아 모스크바 현지에서 ‘남사당 놀이’ 전하는 한상돈 중요문형문화재 3호 남사당 놀이 이수자

러시아 원광학교에서 주 4회 풍물을 배우고 있는 러시아인들은 한상돈 중요무형문화재 3호 남사당놀이 이수자에게서 가르침을 받고 있다. 흔치 않은 일이다. 전통예술 분야에서 가치를 인정받은 장인이 직접 외국인들을 상대로 풍물을 전하는 일은 보기 드물다. 한상돈 씨는 문화예술위원회가 운영하는 재외 예술강사 파견 프로그램을 통해 처음 러시아 현지인들에게 남사당 놀이를 전파했다. 파견 기간은 3개월. 러시아에서 풍물놀이에 열정을 쏟는 현지인들에 감화된 그는 모스크바에 잔류하기로 결정했고 사비를 털었다. 그리고 올해로 5년 째 '전통소리 맥' 에 남사당 맥을 잇기 위한 열정을 거침없이 쏟고 있는 중이다.

한 씨는 러시아에 오기 전 일본을 비롯해 중국, 캐나다 등 해외에서 10년 이상 현지인들을 상대로 한국 전통 가락인 풍물 소리를 전해왔다. 그는 러시아와의 인연에 대해 '사랑'이라고 잘라 말했다. 풍물에서 울리는 전율에 가슴 벅차하는 러시아 제자들을 두고 떠날 수 없었다. 러시아에 남아 풍악의 갈래 중 하나인 풍물이 아닌, 남사당의 맥을 러시아에 뿌리 내리기로 결정했다. 한 씨는 '러시아가 좋고, 남사당이 좋고, 내 아이들이 좋아 그렇게 결정했다'며 '내 나라의 가락을 내가 사랑하듯, ‘전통소리 맥’ 제자들도 한국의 가락을 사랑하고 있고 그들로 인해 드넓은 러시아에 우리의 소리가 쩌렁쩌렁 울리기를 바란다' 고 말했다.

<단원소개>
- 다샤 아파나시예바: 6년 차, 한국에서 석사과정 재학 중
- 제냐 키슬로바: 5년 차, 대학교 졸업
- 다샤 코틀랴취코바 : 5년 차, 대학생
- 야샤 본다레바: 5년 차, 대학생
- 알리나 에시포바: 5년 차, 대학생
- 올례그 한: 4년 차, 직장인
- 니카 그리브코바: 3년 차, 직장인
- 마리나 박: 3년 차, 직장인
- 올랴 소니나: 2년 차, 직장인
- 알리나 아이다라리예바: 2년 차, 대학생

1. 신세대들은 팝을 선호한다. 풍물은 한국전통음악이다. 배우게 된 이유는

• 다샤 아파나시예바: 처음 본 공연이 계기가 됐죠. 무척 마음에 들었어요. 이후 직접 쳐보고 싶었고, 배우기로 했어요. 
• 제냐 키슬로바: 내 인생에 있어 뭔가 새로운 변화가 필요하다고 생각할 때였어요. 다른 사람들이 하지 않는 무엇인가가 배우고 싶었죠. 풍물놀이는 사실 여자들이 쉽게 배우는 음악은 아니에요. 무엇보다도 풍물놀이가 가장 마음에 들었어요. 이거다 싶었어요.
• 다샤 코틀리치코바: 여자 친구의 블로그에서 한국의 풍물놀이와 관련한 재미있는 이야기를 읽었어요. 저 역시 배우고 싶다는 막연한 생각을 하던 차에 그룹에 합류했습니다.
• 야샤 본다레바: 공연 관람이 첫 인연이에요. 공짜로 배울 수 있어서 시작했어요.
• 알리나 에시포바: 아주 우연히 시작했어요. 원광학교에서 처음 풍물패에 대해들은 후에요. 풍물놀이는 격동적이고, 화끈하고 재밌어요. 전 여러 나라의 전통문화를 무척 좋아해요. 풍물놀이는 뭐라고 할까요, 기존의 전통을 뒤엎는 것 같은 파격이 있어요.
• 올례그 한: 제가 신세대는 아니지만, 풍물은 제 인생을 새롭고 건강하게 만들어주고 있어요.
• 니카 그리브코바: 여러 나라의 다양한 전통문화를 좋아해요. 특히 포크 음악을요. 어떤 음악을 접했을 때 곧잘 듣는 편이에요. 풍물놀이의 경우엔 직접 배워보고 싶다는 생각이 강렬했어요. 그때부터 지금껏 열심히 배우고 있답니다.
• 마리나 박: 대중음악을 별로 좋아하지 않아요. 전통음악을 더 좋아해요. 고전음악은 깊이가 있고 흥미로워요. 몇 천 년의 역사 동안 살아있다는 건 검증받았다는 얘기죠. 장구한 시간 동안 살아남는 이유가 있을 거예요.
• 올랴 소니나: 처음 공연을 보고 나서 풍물 소리에 깊이 빠져들었어요. 그리고 결정했습니다. 계속 풍물을 배우는데 몰두했죠.
• 알리나 아이다라리예바: 아가씨들의 풍물 공연이 무척 마음에 들었어요. 꽹과리, 징, 장구, 북 등 풍물 소리가 어찌나 흥미롭던지, 무엇인가 다르다는 느낌을 받았어요. 그리고 굉장히 좋아하게 됐죠. 저를 쏟아 넣을 만큼요.

2. 풍물놀이에 대한 자신의 견해는, 어떤 요소가 매력적인가

• 다샤 아파나시예바: 어떤 장르에는 음악적인 리듬이 있습니다. 음악을 구성하는 요소 가운데 우리는 리듬을 쉽게 감지하지요. 즉, 풍물놀이는 리듬을 어렵지 않게 알아차릴 수 있어요. 이런 풍물놀이의 매력에 깊이 빠져들었어요. 또한, 이러한 리듬이 다른 사람들을 풍물놀이로 이끌지요. 그리고 더욱 몰두하게 만들어요. 특히나 좋아하는 일을 공유하는 것, 즉 다른 친구들과 함께 연주하는 기쁨이 있어요. 그리고 누군가 공연을 지켜본다는 설렘도 한몫해요.
• 제냐 키슬로바: 머리가 아니라 마음으로 느껴요. 제 느낌을 정확하기 말로 표현하기가 어려워요. 풍물소리에 대한 제 느낌 감정을 어떻게 말해야 할지 모르겠어요. 얼마나 많은 다양한 소리가 있는지, 그 느낌을 이해하기가 어려워요. 아마도 사랑이겠죠. 그러나 굳이 말로 하자면 음악을 구성하는 표현양식과 연주형태예요. 그리고 리듬이죠. 풍물놀이는 사람의 마음을 사로잡는 매력이 있어요.
• 다샤 코틀랴취코바: 전통 민속 예술을 무척 좋아해요. 특히 사물놀이 같은 경우에는 악기 각각의 특성과 그 특성들의 조화로움에 큰 매력을 느껴요. 또한, 기쁘고 행복한 느낌을 가져다주지요.
• 야샤 본다레바: 한국의 전통 음악, 풍물놀이를 좋아해요. 모두다 제겐 좋아요.
• 알리나 에시포바: 장구를 비롯해 북, 징, 꽹과리 등 풍물이 가지고 있는 각양각색의 음색을 좋아해요. 연주할 때 각각의 음색을 표출하면서 동시에 조화를 이루는 그 매력 말이에요.
• 올례그 한: 풍물은 살아 숨 쉬는 음악이라고 생각합니다. 기계음을 사용하지 않아요. 인공적이지 않죠. 나무나 가죽, 금속 같은 자연적 요소로 만들어졌어요. 풍물은 언어라는 매개 없이 오직 소리로만 감동을 자아내지요. 그리고 고급 식자층이 아니더라도 누구든지 이해하고 공감할 수 있습니다. 특히나 짧은 시간에 일정한 수준까지 도달하기가 힘든 음악입니다. 몇 년이 지나도 음악에 익숙해질 때가 되면 음악에 있어 또 다른 새로움을 발견하게 됩니다. 남사당패가 말한 바로는 타악기를 배우는데 있어 어느 정도 수준에 다다르기 위해서는 악기와 하나가 돼 부분 부분에서 생기는 파장을 감지해야 한다고 해요. 소리를 체감하는 것은 물론 악기를 고르게 두드려 조화를 이루는 경지에 올랐을 때 비로소 풍물을 좀 아는구나! 한답니다.
• 니카 그리브코바: 처음 들었을 때는 아무것도 이해하지 못했고 시끄럽기만 했어요. 그러나 언젠가부터 소리가 스며드는 느낌이 들었고 소름이 끼치는 경험을 했어요. 다양한 리듬으로 구성된 풍물 소리는 알다가도 잘 모르겠어요. 몰아치다가도 느슨하게 풀어주는 절묘함이 있어요.
• 마리나 박: 다 맘에 들어요. 특히 소리가요. 끝이 보이지 않는 심연이 있다고나 할까요? 연주할 때마다 느끼는 것이지만 항상 새로움이 있어요.
• 올랴 소니나: 풍물놀이의 즉흥적 요소가 맘에 들어요. 악보도 없죠. 음감을 건드리는 두드림과 리듬만 있죠.
• 알리나 아이다라리예바: 한 번도 악기를 배워본 적이 없어요. 저 스스로 악기를 연주하고 싶다는, 그런, 희망을 품어본 적이 없어요. 그런데 풍물놀이 연주를 들은 이후에 완전히 다른 음악이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래서 풍물놀이를 하는 아가씨들처럼 한번 연주해보고 싶었죠. 처음 채를 잡았을 때 그들과 연주하면서 각각의 악기가 가지고 있는 자연의 소리를 들을 수가 있었어요. 특히 장구 소리가 맘에 들어요. 비가 올 때 처마에 부딪히는 소리 같은 거요. 이후에 상모에 대해서 알게 됐지요. 처음에는 매우 힘들었어요. 그리고 그렇게 좋지는 않았지요. 그런데 점차 상모를 돌리면서 재미를 붙이게 됐어요. 그리고 풍물놀이에 몰두하게 됐죠.

3. 한국 전통음악인 풍물과 러시아 전통 음악 및 악기의 차이점이 있다면

• 알리나 아이다랄리예바: 전통 악기 및 음악은 민족 고유의 전통과 역사가 스며 있다고 생각해요. 세계 여러 나라의 전통음악은 각양각색이죠. 각각의 민족성과 보편적 정서가 담겨 있다고 생각해요. 

4. 좋아하는 한국문화에 관해 소개 해 달라. 또 러시아 문화와 다른 점이 있다면

• 다샤 아파나시예바: 언어가 다양하듯 문화도 다양하죠.
• 제냐 키슬로바: 한국 문화 가운데 좋아하는 것은 풍물뿐이에요. 저는 러시아 아가씨에요. 러시아에서 태어났죠. 러시아를 사랑하고요. 그리고 러시아 문화를 한국문화보다 더 좋아해요. 다른 점은 많다고 생각해요. 음식부터 시작해서 정신세계 까지요.
• 다샤 코틀랴취코바: 한국문화를 무척 좋아해요. 한국문화에는 밝음과 어둠이 상존해요. 한국의 문화와 러시아의 문화는 유사한 점도 있고 차이점도 있어요.
• 알리나 에시포바: 무엇보다 풍물놀이지요. 다른 하나는 탈 전시관이었어요. 언젠가 탈을 봤는데 머리가 띵~했어요. 매우 아름다웠고 저에게는 아주 이색적이었죠.
• 올례그 한: 차이점요? 전 서로가 다양한 문화를 영유하고 있다고 생각해요. 차이점 같은 건 생각해본 적 없어요.
• 니카 그리브코바: 아시아 문화나 한국 문화가 어느 정도 러시아의 민족적 정서를 해치고 있다고 생각해요. 그래서 좀 동양 문화에 대해 비판적이죠. 다른 점이라면 러시아 문화는 한국 문화보다 정서면에서 감성적이라고 할 수 있어요.
동양 민족은 자신들의 역사나 뿌리를 보존하고 스스로를 보호할 줄 알아요. 한국의 문화는 민족과 함께했다고 할 수 있죠. 한국 사람들은 예절을 굉장히 중요시 여기잖아요. 아쉽지만 러시아 문화에 대해서 이렇다 저렇다 갑론을박 할 수 없을 것 같아요. 조심스러워요. 이 분야에 대한 깊은 이해가 필요해요.
• 마리나 박: 음악요.
• 올랴 소니나: 각각의 문화가 가지고 있는 유사성과 상관없이 대부분의 한국문화가 제겐 매력적으로 다가와요. 언어와 규범에서부터 음식까지. 오히려 다른 점보다 유사성을 찾는 게 즐거워요. 어른을 공경하는 것, 부계 계승, 가족 전통 등 많잖아요?
• 알리나 아이다라리예바: 처음 한국어에 흥미가 있었어요. 외국어 공부하는 것을 좋아해요. 원광학교에서 많은 한국문화를 알게 됐고 흥미를 지니게 됐죠. 특히 생활방식이요. 한국은 동아시아 국가 가운데 하나에요. 서구 문화와는 전혀 다르죠. 전 한국영화와 드라마를 접하고 난 이후에 한국어를 배우기 시작했어요. 한국의 건축물들, 특히 한옥을 좋아합니다.

 

※ 사진출처: 통신원 촬영 및 편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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