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현대미술은 ‘어디를 가느냐’에 따라 완전히 다른 얼굴을 보여준다. 모스크바는 공공미술관과 거대한 공원형 문화지구가 강하고, 상트페테르부르크는 전시장‧갤러리가 도시의 고전 건축과 나란히 붙어 있으면서 ‘산책 동선’ 자체가 감상이 된다. 아래 10곳은 “처음 가도 실패 확률이 낮은” 장소들만 묶었다. (운영 시간‧휴관일‧티켓 정책은 전시와 시즌에 따라 바뀌는 경우가 있어, 방문 전 공식 안내를 한 번 더 확인하는 게 안전하다.)

모스크바
1) ‘가라지 현대미술관’(Garage Museum of Contemporary Art) 러시아 현대미술 입문자에게 가장 친절한 곳이다. 전시 구성의 밀도가 높고, 디자인‧출판‧교육 프로그램이 강해서 “작품을 보는 법”까지 자연스럽게 따라오게 된다. ‘고리키 공원’ 안에 있어 관람 전후 산책‧카페 동선이 완벽하게 붙는다. 주소는 ‘크림스키 발’ 9‧32(9/32 Krymsky Val St.)이고, 관람객 안내 페이지 기준 운영 시간은 매일 11:00–22:00로 안내된다.
2) ‘트레티야코프 미술관’ 신관(‘크림스키 발’ 컬렉션) ‘트레티야코프’는 고전만 있는 곳이라는 선입견을 깨주는 지점이 바로 ‘크림스키 발’ 쪽(통상 ‘뉴 트레티야코프’로 불림)이다. 20세기‧소비에트 아방가르드‧현대미술을 한 번에 훑을 수 있어 “러시아 미술의 시간표”를 잡기에 좋다. 주소는 Krymsky Val, 10이며, 운영 시간은 월요일 휴관, 화‧수‧일 10:00–18:00, 목‧금‧토 10:00–21:00로 안내된 자료가 있다.

3) ‘멀티미디어 아트 뮤지엄 모스크바’(MAMM) 사진‧영상‧뉴미디어 중심으로 가장 빠르게 호흡하는 곳이다. 러시아 현대사진의 계보부터 국제 작가전까지 “지금 도시가 소비하는 이미지”를 한 번에 본다. 주소는 ‘오스토젠카’ 16(Ostozhenka St., 16)으로 안내된다.
4) ‘모스크바 현대미술관’(MMOMA) ‘MMOMA’는 한 건물로 끝나지 않고 여러 지점을 가진 네트워크형 미술관이라, 전시 성격이 매번 달라진다. 일정이 맞으면 “러시아 내부 큐레이터들이 지금 누구를 밀고 있는지”가 가장 또렷하게 보인다. 공식 사이트 아카이브 기준 대표 운영 시간은 월요일 휴관, 화‧수‧목‧금‧토‧일 12:00–21:00로 안내된 바 있다.
5) ‘빈자보드 현대예술센터’(WINZAVOD) ‘전시를 한 번 보고 끝’이 아니라, 하루에 여러 갤러리를 ‘연달아’ 보는 클러스터형 경험을 주는 곳이다. 상업 갤러리, 프로젝트 스페이스, 서점‧카페가 한 구역에 붙어 있어 러시아 현대미술의 시장 감각까지 함께 체감한다. 주소는 4th Syromyatnichesky Ln., 1(строение 6 등 단지 내 표기)로 안내된다.
모스크바 동선 팁: ‘가라지’와 ‘트레티야코프 신관’은 지리적으로 가깝다(‘크림스키 발’ 라인). 낮에는 미술관 1곳, 저녁에는 공원 산책과 강변 야경으로 마감하면 “하루가 깔끔하게 닫힌다”. ‘빈자보드’는 보통 2‧3시간을 잡아야 갤러리를 ‘훑는 척’이라도 할 수 있다.
상트페테르부르크
1) ‘에라르타 현대미술관’(Erarta Museum of Contemporary Art) 상트에서 “현대미술만” 보고 싶다면 가장 먼저 들어갈 이름이다. 러시아 작가 중심의 대규모 상설‧기획을 함께 굴리는 편이라, ‘상트의 현대’가 어떤 취향을 갖고 있는지 한 번에 파악된다. (주소는 바실리예프스키 섬 29-я линия, 2로 안내되는 자료가 널리 쓰인다.)
2) ‘마네지 중앙전시장’(ЦВЗ ‘Манеж’) 도시 중심부 한복판에서 스케일 큰 기획전을 가장 자주 만나는 곳이다. 회화‧사진‧설치까지 장르 폭이 넓고, 전시가 “도시 이슈”와 붙는 경우가 많아 여행자가 상트의 현재 분위기를 읽기 좋다. 주소는 ‘이삭 광장’ 1로 안내된다.
3) ‘뉴 뮤지엄’(‘신박물관’, Новый музей) 대형 기관보다 “조금 더 날 것”의 동시대 작업을 보고 싶을 때 좋다. 바실리예프스키 섬 쪽에 있어 ‘에라르타’와 하루 동선으로 묶기 쉽다. 주소는 6-я линия В.О., 29로 안내된다.
4) ‘마리나 기시치 갤러리’(Marina Gisich Gallery) 상트의 상업 갤러리 중 국제 교류와 전시 완성도가 안정적이라는 평가를 받는 곳으로 자주 언급된다. “구매까지 염두에 둔 관람”이라면, 작품 가격대‧에디션‧작가 커리어 설명이 비교적 정돈돼 있어 접근이 쉽다.
5) ‘안나 노바 갤러리’(Anna Nova Gallery) 설치‧사진‧퍼포먼스 등 실험 성향이 강한 작가군을 꾸준히 보여주는 편이라, “상트의 젊은 장면”을 빠르게 확인하기 좋다. 관람 시간이 길지 않아도 전시 한 번이 꽤 강하게 남는 타입의 공간이다.
상트 동선 팁: 바실리예프스키 섬(‘에라르타’‧‘뉴 뮤지엄’)은 같은 날로 묶고, 도심(‘마네지’‧갤러리들)은 저녁 산책과 함께 붙이면 효율이 좋다. 상트는 날씨가 변덕스러워 실내 동선을 “두 겹”으로 준비하는 게 유리하다(비가 오면 전시장 중심, 맑으면 운하‧광장 산책 중심).
최승현 에디터 buyrussia21@gmail.com
